지금 우리나라는 총체적 난국에 빠져 있다. 쇠고기 졸속협상으로 성난 민심이 거리로 뛰쳐 나온 지도 벌써 몇 달째다. 촛불에 맞불까지 밤이면 거리는 온통 불빛과 피켓물결로 넘친다. 설상가상으로 독도문제까지 불거졌다. 한일 정상이 만나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선언한 지 채 얼마되지 않아 일본이 독도를 자국영토라며 학습지도 해설서를 발표하는 등 독도 도발 계획이 치밀하고도 전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뿐인가. 북한 금강산 관광객이 이른 아침 여유롭게 해변을 산책하다 피격됐다. 새 정부 출범 이후 많은 난제들이 앞을 가로막고 있다. 그야말로 사면초가다. 이 같은 문제는 대부분 충분히 예견된 사안들이었다. 다만 우리의 대처가 미흡했고 좀 더 절박하지 못했으며 다분히 소홀했기 때문임을 반성해야 한다.
한동안 많은 언론매체들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문제와 관련된 기사들로 지면을 도배했다. 국제신문도 '협상에서 고시까지' 상세하게 다루었다. 격렬하고 뜨거운 시위현장과 정치권의 움직임도 발빠르게 전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성난 민중의 눈치 살피기에 급급해 다소 치우친 보도에 그쳤다는 점이다. 진짜 문제는 무엇인지, 광우병 괴담의 허와 실을 진단해 들끓는 불안여론을 잠재워야 했다. 촛불집회 밖에서 관망하는 다른 목소리도 들어보았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쨌든 쇠고기협상이 잘못되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추가협상 끝에 미진하나마 문제점을 보완하긴 했지만 안전성 문제가 완전 해소된 것이 아닌 만큼 지속적인 보도를 이어가길 바란다.
다음은 독도문제다. 지나가는 사람을 붙잡고 독도가 왜 우리의 영토인지 물어보면 설득력 있게 답하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아마도 대부분은 그냥 '독도는 우리땅 아닌가요'라는 식의 답변에 그칠 게 뻔하다. 이럴 때 국민정서에 기대는 보도보다는 명확한 근거와 자료를 발굴, 제시해 모든 국민이 알 수 있는 설득력있는 보도를 뒷받침하는 일에 주력했으면 한다. 독도사랑 지상캠페인이나 관련 역사적 근거자료를 찾아보는 공고를 내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전략부재의 정책에서 비롯된 외교문제 외에도 지금 우리는 내부적으로 많은 혼란 속에 살아가고 있다. 지금 시민들은 유가파동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심지어 월급을 제외하곤 오르지 않은 게 없을 정도다. 전기, 수도, 가스 등 공공요금을 비롯해 택시 버스요금까지 물가가 줄줄이 오르고 있다.
경제성장 없이 물가만 치솟는 전형적인 스태그플레이션시대에 우리는 지금 어떤 노력들을 하고 있나 돌아보자. 치솟는 물가로 난리일 때 국제신문은 이 절실한 문제들을 얼마나 지면위에 끌어 올려 함께 고민했는가 물어보고 싶다. 솔직히 필자는 생활속 에너지 절약실천을 위한 범시민운동 차원의 기획물을 기대했다. 고유가 고물가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민, 중소기업 등 현장의 목소리를 생생히 전달하고, 고유가 고물가 시대를 지혜롭게 극복하고 있는 사례들을 지면에 게재해 절약하고 실천하지 않으면 안 될 절박한 동기심 유발과 일체감을 조성해주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그나마 지난 17일자 환경면에 게재된 '집에서 줄줄 새는 에너지 콕콕 짚어줘요' 기사는 좋은 정보가 되었다. 또한 매주 목요일자 부산지역 에너지산업 선도기업을 발굴 보도하는 기획물은 우리가 부산사람이라는 자부심과 긍지, 희망을 심어주는 듯해 아주 좋은 연재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비록 민간기업은 아니지만 지난 17일자 한수원 고리원자력본부의 '국산풍력발전기 첫 상용화' 소식은 반가웠다.
최근의 기사 가운데 또 하나 다른 신문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돋보이는 기사가 있었다. 지방자치제가 실시된 지 십 수년이 됐지만 여전히 지방분권의 정착이 어려운 상황에서 국제신문이 제기해 민·관·학 전문가로 구성된 '도시국가포럼' 창립(7월 9일자 창립 기사 및 실행전략 토론회)을 주도하는 큰 일을 했다. 정치성 짙은 여타 포럼과 달리 순수 부산발전을 위해 전문가 집단이 머리를 맞대는 긍정적인 포럼이라는 점에서 박수를 보낸다.
지금까지 사실상 무늬만 '해양도시' '국제도시' '제2도시'인 부산에 지역 언론이 주도해 '도시국가 전략'을 새로운 지역발전 어젠다로 삼아 구체적인 실행전략을 마련한다고 하니 기대가 크다. 이웃 시도와 지방 간 네트워크를 강화해 지방의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내고 아울러 지역의 역량과 목소리를 결집해 정책을 생산, 입안하는 과정으로 연결되길 기대한다.
부산여성신문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