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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에세이] 멜라민과 음식 없어야 할 결합 /권태우

고비용 드는 단백질 측정 허점노려 허점노려 식품에 첨가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08-10-20 20:42:22
  •  |   본지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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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의 왕국을 보면 사자는 사자끼리, 얼룩말은 얼룩말끼리 떼지어 있는 것을 흔히 본다. 주변을 보면 학생은 학생들끼리, 정치인은 정치인들끼리, 음악애호가는 음악애호가들 끼리 자주 모이게 된다. 과학세계에서도 보면 모든 분자들의 형태는 끼리끼리의 성질을 나타내며 끼리끼리 어울리거나 어울리지 못한다. 물은 물끼리, 기름은 기름끼리 어울리지만 물과 기름은 서로 섞일 수가 없다. 기름때를 씻기 위해서는 비누나 합성 세제등을 사용하는데 비누는 기름(때)과 물의 두가지 성질을 동시에 가지는 분자구조로 되어 있다. 비누는 때의 모습으로 때에 접근하여 때를 자기편으로 끼리끼리 어울리게 하고는 바로 물의 얼굴로 바뀌어 때를 물과 함께 제거시켜 버린다.

알코올 (alcohol)류란 구조에 -OH기가 포함이 되어 있는 물질을 말하며 공통된 성질을 보인다. 주류는 정확히 에탄올(Et-OH)의 알코올 성분을 포함하는데 소주와 양주같은 술을 찬 얼음과 같이 섞어서 마실 때 유리잔 속을 자세히 보면 끼리끼리 섞이는 모습이 보인다. 술(Et-OH)과 물(H-OH) 의 공통점은 같은 OH 집안이며 과학적 표현으로는 OH 작용기 상호 수소결합을 통하여 끼리끼리 잘 녹고 섞일 수 있는 것이다. 식초(Ac-OH) 등의 물질도 OH 를 포함하므로 물과 잘 섞이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같은 OH 집안이라도 생체에 미치는 영향은 하늘과 땅 차이인 것이 있다. 메탄올(Me-OH) 과 에탄올 (Et-OH) 은 모두 물에 녹는 성질은 같다. 하지만 에탄올은 술이 되어 애주가에게 사랑을 받는 존재이나 메탄올은 생체와는 결코 끼리끼리 존재할 수 없는 독극물이다.

얼마 전 일식집에서 기가 막힌 일을 당했다. 종업원이 국을 데우기 위하여 과자를 싸는 예쁜 알루미늄 은박지에 얼핏 보면 맛있게 생긴 분홍색 젤리형태의 고체연료를 식탁위에 올려놓았다. 취기도 있었고 얘기에 열중하던 선배는 그만 맛있게 생긴 분홍색 연료를 입에 넣고 순식간에 삼켜 버렸다. 일반적으로 고체연료는 독극물인 메탄올이 주성분이므로 위험성을 직시하고 바로 병원응급실에서 고통속의 위세척을 해야 했던 해프닝이 있었다. 이때 의사선생님의 해독처방약이 같은 OH 기를 가진 술이었음은 매우 흥미로웠다. 독극물 등의 유해물질에 대한 안전교육까지 전문적으로 시킬 수 없는 여건에 놓인 대부분의 식당에서 특히 어린이들이 고체연료를 젤리로 알고 먹을 수 있는 사고의 위험은 항상 도사리고 있다. 따라서 농약, 세제 등의 다른 독극물과 함께 주방과 식탁근처에 끼리끼리 절대로 어울리게 해서는 안 된다.

독극물이 식품안에 의도적으로 첨가된다면 이것은 직접적인 살인행위이다. 최근 충격적인 이슈로 떠오르는 멜라민(Melamine)은 분자식이 로서 보통의 유기분자에 비하여 질소(N)원자가 독특하게 많이 포함되어 있는데 식품과는 결코 끼리끼리 어울려서는 안 되는 유해물질이다. 실험용으로 판매하는 99% 고순도 최고급 멜라민인 경우라도 국내에서는 kg당 4만 원이면 구입이 가능할 정도로 화학시약치고는 값이 매우 저렴한데 이것마저도 중국 낙농업계에서는 비싼 물질로 간주되어 훨씬 더 해로운 공업용 질소비료를 우유에 직접 첨가하여 고온 처리과정에서 멜라민생성을 야기시켰다는 인터넷 폭로도 나오고 있다. 우리의 몸은 펩티드 결합(O=C-NH)으로 이루어진 단백질로 구성되어 있으며 식품으로부터 단백질을 섭취하여 영양을 공급받는다. 식품속의 단백질의 양을 측정하기 위하여 고비용이 요구되는 정밀검사대신에 검사비용의 절감을 위해서 질소(N)원자만을 약식으로 확인한다는 약점을 교묘히 이용하여 질소(N)가 6개나 들어간 일명 '짝퉁 단백질 질소'인 멜라민을 사용하여 검사기관을 속이고 중국내는 물론 전 세계를 상대로 엄청난 이익을 챙겼다.

이 짝퉁 단백질 질소를 가진 멜라민이 체내에 들어와 100% 배출이 안 되고 축적되면 결석의 원인이 된다. 개발도상국시대 때에나 있을 법한 식품을 이용하여 이루어지는 범죄는 인간 사회와는 결코 끼리끼리 어울릴 수 없는 중대한 죄악이며 이의 근절을 위하여 범정부 차원에서 근본적인 개선이 시급한 때이다.

경성대 화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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