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데스크시각] 위기의 지역병원에 내리는 처방전 /변영상

지역환자 수도권행 병원경영난 부채질

'신뢰의 의료' 선도 시민사랑 이끌어야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환자들이 병원을 찾으면서 흔히들 갖는 의구심이 있다. 의술이 높아지고 병원서비스가 나아지는 등 의료환경이 크게 달라졌지만 그 의구심만은 이전이나 지금이나 그대로이다. '왜 이렇게 해보자는 검사가 많아? 굳이 안 해도 될 것 같은데' '다른 치료방법도 있는데 수술하자는 것 아냐'며 슬슬 의심이 드는 게 바로 그것이다. 의료분야를 취재하는 기자도 이런 이유로 찜찜하니 의사 말을 그대로 믿어야 할지 알아봐 달라는 주변의 부탁을 가끔 받는다.

의료소비자들로 하여금 이런 생각을 들게 하는 이유는 뭘까. 다름 아닌 '의사 혹은 병원이 환자를 봉으로 여긴다'는 불신 때문일 것이다. 질병을 잘 치료하려면 의사를 믿고 맡겨야 하지만 한편으론 의료비 덤터기를 쓰는 것 아닌가 하는 의문의 꼬리표를 달고 있는 게 환자의 대체적인 심리가 아닐까 싶다. 그 기저에는 의사는 자기만의 고유 지식과 전문성을 갖춘 강자고, 환자는 무지한 약자여서 휘둘릴 수밖에 없다는 인식이 뿌리내리고 있다. 이것이 불신의 근원인데, 환자 입장에서 결코 무리한 생각이 아닌 것이 실제 의료현장에서 신뢰를 떨어뜨리는 모습이 존재해서다.

병원이 순탄하게 돌아가려면 몸담은 의사들이 가능한 한 많은 외래환자를 받고 수술해 돈을 벌어야 하며 병원 측도 이를 독려한다. 의사의 이직률이 다른 직종보다 월등히 높은 30~40%에 이르는 것도 진료나 연구환경이 좋은 병원을 선호한 탓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의사에 따라 병원 수익이 좌우지 되다보니 스카우트 경쟁이 벌어져서다. 영리를 추구하는 병원으로서는 당연한 것이기도 하다.

문제는 '돈벌이'에 집착하는 것인데, 종합병원 의사가 들려준 한 예로 이런 것이 있다. 물론 경영진이 실적 올리기를 요구하는 행태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병원 고위층이 "요즘 입원실이 왜 이렇게 텅텅 비었어"하고 내뱉으면 스트레스가 이만저만 아니라고 한다. 수술 등 실적이 저조하니 분발하라는 압력이다. 상식적인 얘기일 수 있겠지만 병원의 수익창출을 위해서는 수술을 많이 해야 한다고 의사들조차도 공공연히 말한다. 속된말로 그래야 환자로부터 각종 검사와 진료, 약제 투입 등 소위 '돈'되는 것을 뽑아낼 게 많아서다.

병원이 환자 대기 시간은 길고 상담은 짧은 '박리다매'식으로 외래진료를 보고 수술에 방점을 두는 데는 현재와 같은 획일적인 의료보험수가체계에서의 생존전략일 수 있다. 하지만 의료인들사이에서도 '수술공장'으로 지목받는 병원이 있듯, 일각에서는 의료의 공공성을 추구하기보다는 수익에 몰두해 다소 과도한 진료와 치료를 동원하는 것도 공공연한 비밀이다. 엘리트 계층으로서 의사의 양식을 믿지만 사실 '수입'에 치중하는 부류 또한 적지않아 환자들로 하여금 '이상한' 생각을 들게 하고 불신을 가중시킨다.

의료현장에 나가보면 이구동성으로 지역 병원이 어렵다고 한다. 위기의 큰 이유 중 하나는 지역 환자의 수도권 유출이다. 서울지역 대형병원은 2005년부터 지금까지 5000병상 이상을 증설해 저인망식으로 지역 환자 유치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부산의 한 대학병원 분석에 따르면 연간 3만 명의 환자가 순유출 되고, 그로 인한 의료·물류·체류비 등 제반 비용만도 1조 원에 이른다. 이는 부산의 4개 대학병원 한해 총매출과 맞먹는 수준이다. 이를 극복하려는 것이 요즘 부산지역 의료계의 최대 과제이다. 수도권과 의료기술 및 장비의 차지가 없음을 전제로 병원마다 설명 잘하기, 직원 친절 교육, 감성 경영 등 의료 외적인 체질 개선에 나서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지역 의료계는 부산의 병원을 사랑하고 이용해 줄 것을 희망한다. 병원도 대표적인 자본과 인력집약 산업이어서 고용·생산유발 효과를 고려할 때 지역민이 많이 이용하면 서로 윈윈하는 것임이 틀림없다. 그러기 위해서는 진료수준 제고와 사무적인 병원 이미지를 깨는 외형적인 노력도 중요하나, 저변에 깔린 불신의 벽을 선도적으로 허무는 작업도 지역 병원이 위기인 이때 차별화로 돌파구를 찾는 근본적 처방전이 아닐까 한다. 점점 치열해지는 의료 환경에서 상호 경쟁만으로는 이제 병원의 생존이 어렵다. 지역 전 의료계가 동참해 '순도 100% 신뢰의 의료'라는 부산발 센세이션을 일으켜 보라는 화두를 던져본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사직구장 돔 아닌 ‘개방형’ 재건축…2029년 개장
  2. 2업체 간 소송·충돌에…3년째 문도 못 연 엘시티 워터파크
  3. 3캐시백 5% 위기의 동백전…인천은 최대 17% 돌려준다
  4. 4롯데 3년은 사직구장 못 쓴다…대체구장 선정 놓고 고심
  5. 5오시리아 상가공실 해법은…주거 허용 vs 관광 활성화
  6. 6학원 못 가는 서부산 학생 위해…‘인강’ 구축 등 730억 투입
  7. 7민주, 산은 이전 공식반대 내년 부산 총선 빅이슈로
  8. 8엑스포 실사 맞춰…북항 내달 3일 전면개방
  9. 9與 MZ 구애 공들이는데…김재원 잇단 극우 행보에 화들짝
  10. 10계엄령 문건 주도 조현천 체포...촛불시위 진압 계획 드러날까?
  1. 1민주, 산은 이전 공식반대 내년 부산 총선 빅이슈로
  2. 2與 MZ 구애 공들이는데…김재원 잇단 극우 행보에 화들짝
  3. 3“발탁인사 다 물러나야” “비교적 골고루 임명” 이재명 당직개편 충돌
  4. 4대통령 대법원장 임명 제한 개정안 발의...퇴임 6개월 전 野 견제
  5. 5한 총리 "5월초 코로나 확진자 격리의무 7일서 5일로 단축"
  6. 6오늘 당정 양곡관리법 개정안 반대 굳힐 듯...尹 거부권 '초읽기'
  7. 7북한, 전술핵탄두 공개…7차 핵실험 임박?
  8. 8균형발전 그 땐 맞고 지금은 틀리다? 노무현 정신 잊은 野
  9. 9“280조 투입한 저출산 대책 실패…국가, 아이 책임진다는 믿음줘야”
  10. 10가덕신공항 토지보상법 법사위 통과…30일 본회의 처리
  1. 1캐시백 5% 위기의 동백전…인천은 최대 17% 돌려준다
  2. 2오시리아 상가공실 해법은…주거 허용 vs 관광 활성화
  3. 3엑스포 실사 맞춰…북항 내달 3일 전면개방
  4. 4고리 2호기 다음 달 8일 일단 멈춘다…2025년 6월 재가동
  5. 5금융위 ‘이전 지정안’ 곧 정부 제출
  6. 6옛 미월드 터 생활형 숙박시설 허용될까
  7. 7‘아기상어’ 홍보대사로 뛴다…현대차, 실사 때 차량 12대 제공
  8. 8정부, 내수 살리기 '올인'…1인당 휴가비 10만 원씩 준다
  9. 9골든블루 “칼스버그서 맥주 유통 계약 일방 해지”
  10. 10“매물 있다더니 가보니 팔렸다고 발뺌”… 부동산 불법 광고 여전히 판친다
  1. 1사직구장 돔 아닌 ‘개방형’ 재건축…2029년 개장
  2. 2업체 간 소송·충돌에…3년째 문도 못 연 엘시티 워터파크
  3. 3학원 못 가는 서부산 학생 위해…‘인강’ 구축 등 730억 투입
  4. 4계엄령 문건 주도 조현천 체포...촛불시위 진압 계획 드러날까?
  5. 5전두환 손자 전우원 불구속, 오늘 광주 가서 사과하나
  6. 6부산 울산 경남 낮 20도 완연한 봄 날씨...일교차는 커
  7. 7북항 향해 ‘Busan is Ready’ 현수막…“실사단 보시겠죠”
  8. 8오늘 방통위원장 구속 여부 결정..."TV조선 심사 개입 안 해"
  9. 9부울경초광역경제동맹추진단 공식 출범
  10. 10“시민의 힘으로 돌봄조례 제정” 부산 주민발안 추진위 발대식
  1. 1사직구장 돔 아닌 ‘개방형’ 재건축…2029년 개장
  2. 2롯데 3년은 사직구장 못 쓴다…대체구장 선정 놓고 고심
  3. 31번 안권수 유력…롯데 발야구가 기대된다
  4. 416년 만에 구도 부산서 별들의 잔치
  5. 5감 잡은 고진영, LA서 시즌 2승 노린다
  6. 6새신랑 김시우, 텍사스서 ‘명인열전’ 샷감 예열
  7. 7아이파크, 국내 첫 ‘로컬 스카우터’ 도입
  8. 8흔들리는 믿을맨…부디 살아나 ‘준용’
  9. 9토트넘 콘테 경질…손흥민 입지 변화 불가피
  10. 104개월 만의 리턴매치 “우루과이, 이번엔 잡는다”
주민이 직접 설계하는 지방자치단체 구성
불신 큰 지방의회 권한 확대? 다수당 견제책 등 선결돼야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황령산 봉수전망대에 보내는 간곡한 바람
더불어 살며 지켜가야 할 피란수도 부산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자연의 법, 인간의 법
낙동강 녹조를 그대로 둘 것인가
기고 [전체보기]
주민과 함께, 보다 긴 호흡으로
‘딴지 걸기’ 이제 그만, 인천과 가덕도 양 날개로
기자수첩 [전체보기]
동계체전, 국내 최고 겨울 스포츠대회 맞나
학교 신축 공기지연, 노조 탓만 할 수 있나요?
김갑수의 생각 [전체보기]
한국은 여기까지다
안전하게 내려오는 방법
김석환의 이미 도착한 미래 [전체보기]
3차 세계화, 우리는 괜찮을까
‘죽어도 자이언츠’를 보면서
김용석의 시사탐방 [전체보기]
“거울아, 거울아!” 그 중독의 마법
선인장 가시와 ‘나의 불안전 불감증’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세계박람회 왜 부산인가?
문화자산을 물려받는다는 것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가덕신공항과 수도권 일극 체제
‘영웅 만들기’에 나서야 할 때
도청도설 [전체보기]
테라 권도형 처벌
엑스포 실사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제주 구엄리 돌염전
아재들의 건승을 빕니다!
사설 [전체보기]
교육격차 해소 위한 부산 맞춤형 학습지원 성과내라
산업은 부산행 발목 잡은 민주당, 균형발전 역행이다
세상읽기 [전체보기]
큰 기대에 쉽게 기대지 말자
우리 곁의 ‘다음소희’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 지출의 원칙과 난방비 지원
의사 인력 확충의 올바른 방법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새로운 해양시대
이해인 수녀 '기도의 창가에서' [전체보기]
신발을 신으며 배우는 겸손
매화 앞에서, 슬픔 앞에서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한반도에 새로운 국제질서가 등장하고 있다
위태로운 중국의 미래
인문학 칼럼 [전체보기]
잃어버린 웃음을 찾아서
환대(hospitality)의 춤
장병윤의 대안 모색 [전체보기]
원전에 미래를 맡길 수 없다
다시 블랙리스트
전호환의 두잉세상 [전체보기]
세계의 대전환, 2030 부울경세계박람회
근고지영
차재원의 정치평설 [전체보기]
대통령의 초심
새해엔 선거개혁 위한 결단 기대한다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봄의 낭만에 대하여
살며 사랑하며 배우며
특별기고 [전체보기]
한일관계, 기초 제대로 잡아가야
내 고향은 부산입니더!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두 마리 토끼, 콘골트
오케스트라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의재 허백련의 한국적인 산수화
이당 김은호의 ‘매란방’
CEO 칼럼 [전체보기]
재편된 마이스 시장에서 생존 전략은
ESG경영 골칫거리 해결한 시스템
  • 다이아몬드브릿지 걷기대회
  • 제11회바다식목일
  • 코마린청소년토론대회
  • 제3회코마린 어린이그림공모전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