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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대학제도를 개혁해야 /탁석산

입학쉽고 졸업어렵게 대학 입시 바꾸면 사교육 거의 사라져

없는 자의 대학교육 고민 좀 해보라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09-07-20 20:45:42
  •  |   본지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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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비를 줄이기 위한 전쟁이 시작된 것 같다. 학파라치가 등장했고 학원 교습을 밤 10시 이후에는 금지하고 있으며 수능 과목을 줄인다고도 한다. 별 효과가 없을 것 같다. 제 자식 제 돈으로 공부시켜 좋은 대학 보내겠다는 열망과 욕구를 법이나 제도가 누를 수 있겠는가. 공부 열심히 하겠다는 것이 죄가 될 수는 없을 것이다. 사교육이 극성을 부리는 것은 사회에 엄연히 학벌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실력보다는 학벌이 대접을 받는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일단 학벌이 좋으면 많은 혜택이 따른다. 따라서 사교육비를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학벌이 없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될 것이다. 하지만 학벌을 없앨 수는 없는 것이 현실이기에 대학 개혁이 차선책이 될 것이다. 즉 대학을 바꿈으로써 사교육을 상당 부분 없앨 수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대학 입시의 개혁에서 출발한다.

국공립대학의 입시를 원하는 사람은 거의 다 받아주는 형식으로 바꾸면 어떨까. 즉 지금 정원의 4배 정도를 받기로 하고 원하는 사람은 받아주되 졸업은 엄격하게 적용하여 지금 정도의 인원만 졸업을 시키는 것이다. 수능이 아니라 자격시험을 도입하여 시험에 합격한 사람은 모두 아무런 제약 없이 국공립대학에 진학할 수 있게 한다면 구태여 학원에 다니거나 과외를 받을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리고 돈 걱정도 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국공립대학의 등록금을 연 100만 원 정도로 한다면 등록금 때문에 학업을 포기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된다면 중고등학교 때 대학에 가기 위해 학원에 다니거나 고액 과외를 받을 필요가 없게 될 것이다. 그냥 적당히 공부해도 국공립대학에는 갈 수 있으니까. 그리고 공부는 대학에 가서 하면 된다. 대학 공부는 암기로는 힘들다. 졸업을 위한 학원이 생긴다 해도 별로 효과가 없을 것이다. 각 과목마다 저마다의 기준을 제시할 것이기 때문에 대학에서의 과외는 성공하기 어렵다. 따라서 들어갈 때는 마음대로 들어가지만 나오기는 힘들게 될 것이기 때문에 국공립대학이라면 학교를 따지지 않고 일단 졸업한 사람은 실력을 인정받게 될 것이다.

재원이 문제가 될 수 있다. 지금 정부가 사립대학에 지원하는 돈을 전액 국공립대학으로 돌리면 된다. 원래 국공립 대학은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된다. 따라서 대한민국 국민이면 국공립대학을 거의 공짜로 다닐 권리가 있다. 초중등학교처럼 무상으로 하기 힘들다면 최소한의 학비만 내고 다니는 것이 당연하다. 가난한 사람도 당연히 대학에서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어야 한다. 들어가서 공부를 못 따라가는 것까지 국가가 책임질 수는 없지만 돈 들이지 않고 대학에 다닐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은 합당하다. 그리고 연 100만 원 정도로 재원이 부족하다면 국가에서 지원하면 된다.

그럼 사립대학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사립대학은 전적으로 자율에 맡겨야 한다. 방법은 간단하다. 정부가 한 푼도 지원하지 않고 간섭도 하지 않는 것이다. 즉 기여 입학제를 택하든 정원을 얼마로 하든 간섭하지 말라는 것이다. 최소한의 설립 요건 정도만 제시하고 세금만 엄밀히 조사하면 된다. 어떤 학생을 받아 어떻게 교육을 시키는지의 여부나 등록금에 간섭할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10년, 20년 후 사회는 사립대학에 대해 냉정한 평가를 내릴 것이기 때문이다. 평가가 좋지 않다면 누가 비싼 등록금 내고 어려운 과정을 거치면서까지 사립대학에 가려고 하겠는가. 과연 얼마나 많은 사립대학이 살아남겠는가? 나는 몇 개 되지 않으리라 본다. 그렇게 된다면 공교육은 정상화될 것이다.

어떤 정책이든 돈 많은 사람을 염두에 둘 필요는 없다. 돈 많은 사람들은 어떤 정책이 나오든 다 살게 되어 있다. 따라서 모든 정책은 돈 없는 사람을 중심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돈 없는 사람이 어떻게 걱정 없이 대학을 다닐 수 있는지, 돈 없는 사람이 어떻게 집을 장만할 수 있는지. 이런 문제가 정책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 국가는 대다수를 차지하는 국민을 보고 정책을 집행해야 한다. 따라서 정부가, 특히 대통령이 돈 없는 사람을 위한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해야 한다. 대학개혁도 사고전환과 의지만 있으면 얼마든지 가능하다.

철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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