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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각] 아직도 요원한 부울경 상생 /장재건

공동 노력사업 1호 의료단지 유치 실패

지금부터라도 실질적 노력 보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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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부산 해운대의 한 호텔에서 부산 울산 경남의 수장들이 자리를 같이 했다. 허남식 부산시장과 박맹우 울산시장, 김태호 경남지사가 동남권의 상생과 협력을 다지는 자리였다. 이들은 '부산의 발전이 동남권의 발전'이라며 화합의 잔을 들었다. 부울경 지자체장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이날뿐이 아니다. 하지만 당시 이들을 함께 하도록 한 화급한 사안이 있었다. 이들 지자체를 반목으로 이끌고 있는 남강댐 광역상수도사업과 동남권 신공항 입지에 대해 상생의 해법을 만들어보자는 취지였다. 3명의 수장들은 이날 지자체 간의 현안을 원만하게 진행한다는 원칙적인 의견 접근을 보고 헤어졌다.

그로부터 몇 개월이 지난 지금 당시의 '원칙적인 의견 접근'은 어떻게 됐을까. 남강댐 물을 부산과 경남 일부로 보내려는 사업은 지지부진하고 동남권 신공항 사업은 외려 비난전까지 더해지며 대립각만 더 세우고 있다. 원칙은 원칙이고 현실은 현실일 뿐인 것이다.

이들 세 시도지사가 또 한번 모인 자리가 최근 있었다. 지난달 7일 동남권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 지원을 위한 3개시도 공동건의문을 국무총리와 대통령실장에게 전달하는 자리였다. 정부가 추진하는 첨단의료복합단지를 경남 양산에 유치하기 위해 동남권의 세 지자체장이 힘을 모은 것이다.

3개시도는 지난해 4월 첨단의료복합단지 양산 공동유치에 합의했다. 뒤늦게 유치전에 뛰어들었다는 지적이 없지 않았지만 이 사업은 동남권 공동발전을 모색하기 위한 상징적 첫 사업으로 평가받았다. 모두 동남권 광역경제권 구축을 위해 상생이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해왔지만 실제 공동으로 대형 국책사업을 따내려는 노력은 처음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지난 10일 발표된 최종 입지에서 양산은 없었다. 참담했지만 예상된 결과였다. 부울경이라는 큰 덩치가 공동추진한 결과치고는 참담했고 그간 세 지자체가 보인 행보를 보면 충분히 예상됐던 일이었다. 전국 10곳에서 신청한 이번 첨단의료복합단지 결과 발표 이후의 반응을 봐도 이런 점이 역력히 드러난다. 탈락한 대부분의 지자체에서 반발 움직임을 보였다. 그간 들였던 엄청난 노력의 결과에 그만큼 허탈감이 컸다는 반증이다.

하지만 부울경의 경우 양산시장과 세 명의 지역대학 총장으로 구성된 공동유치위원회 위원장 명의로 "아쉬움이 크지만 결과에 승복한다는" 공식입장을 냈다. 정부의 결정에 깨끗이 승복한다는 공동유치위의 입장은 나무랄 바가 아니다. 하지만 세 지자체장은 공동유치위가 입장을 발표했다며 별도의 공식적인 입장을 발표하지 않았다. 서울까지 달려가며 양산 유치의 당위성을 공동으로 역설했던 종전과 비교하면 사뭇 다른 미지근한 반응이다.

따지고 보면 이런 반응은 당연하다. 공동유치위 출범 때부터 유치가 물 건너갈 경우 여론 반발을 피하기 위해 면피용으로 참가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다. 기대한 게 별로 없으니 당연히 크게 실망할 일도 없는 것이다. 세 시도지사야 이런 지적이 억울하겠지만 이번 유치실패를 두고 '공동책임은 무책임'이란 말이 나오는 것은 결코 무리가 아니다.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 실패에는 여러 요인이 있을 것이다. 지역 정치권이 적극 나서지 않았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사안사안마다 정치권에 기댈 수는 없는 노릇이다. 입만 열면 되뇌는 동남권 발전을 위해서라면 세 시도지사가 온갖 어려운 조건을 뚫고서라도 더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야 했다. 게다가 이번 유치전은 동남권 공동발전을 위한 상징적인 첫 사업이 아니었던가.

이들 세 시도지사가 언제 또 상생을 외치며 한자리에 모일지 모른다. 하지만 차려놓은 대형국책사업에 대한 첫 공동도전에서 실패한 마당에 지역이기가 팽배한 동남권 내부의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저 때가 되면 모여 악수하는 사진만 남기는 지금까지의 상생이라면 세 지자체 간의 현안 해결은 한 발짝도 나아갈 수 없다. 비록 첨단의료복합단지 양산유치는 실패했지만 시급한 현안 하나라도 상생의 이름으로 해결하는 좋은 선례를 이제부터라도 남길 수 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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