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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에세이] 자연계의 스타 의약품들 /권태우

명약의 원료는 자연

아스피린·타미플루, 식물추출물이 근간…재료는 아직 많아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09-08-24 21:35:35
  •  |   본지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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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국민들의 애도 속에 김대중 전 대통령이 86세의 일기로 삶을 마감하였다. 이로써 대한민국은 한 해에 두 번이나 나라의 큰 장례를 치르게 되는 2009년를 보내고 있다. 중국 제31대 왕이며 최초의 황제인 진나라의 진시황제는 통일 후 서복이라는 사람을 통하여 불로초를 찾아 보내는 등 건강을 위한 막대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대에서 보면 젊은 50세에 운명하였으니 과학의 지속적인 발전과 더불어 인간의 평균수명이 길어지고 있음은 분명하다. 효험있는 불로초가 있었다면 지금쯤 새로운 명약이 하나 더 개발이 되었을텐데, 지금까지 사용되고 있는 최고의 명약들은 인간이 우연히 설계하여 인공적으로 합성된 약품들이 아니라 오래전부터 우리 주위의 식물, 광물 혹은 동물과 같이 자연으로부터 얻었던 민간요법과 처방에 근거하여 과학의 발전과 더불어 천연신약으로 개발된 것이 많다.

기원전 400년쯤, 고대 그리스의 페리클레스 시대 의학의 아버지라고 불리운 히포크라테스는 통증을 치료하는 데 버드나무 껍질을 처방했으며 그 후에 고열을 낮추는 데에도 사용하기도 했다. 과학의 발달에 따라 버드나무 껍질 속에는 살리실산의 화학성분이 있음을 알아냈고 1897년 독일의 바이엘 제약회사에서 간단한 화학반응을 추가하여 부작용을 줄인 일명 아스피린을 선보였는데 100년이 훨씬 지난 지금까지도 금세기 최고의 명약으로 손꼽힌다.

남미의 원주민들은 예전부터 고열이 났을 때 키나나무 껍질을 씹어 먹으면서 열을 낮추곤 하였다. 이러한 민간치료법에 아이디어를 얻어 1820년에 프랑스 연구자들은 키나나무 껍질 속에 퀴닌성분을 추출해 내고 이를 이용하여 말라리아를 치료하는 의약품으로 개발하였다.

양귀비의 덜 익은 꼬투리에서 채취하는 마약은 고대부터 진통제로 지속적으로 사용되어 오다가 1805년 독일에서 아편 추출물을 분리하고, 이 추출물 속에는 약 11%의 모르핀 계열 성분이 함유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으며 만성중독이 있기는 했으나 제1차 세계대전 때 많은 부상자들의 통증치료에 특효약으로 쓰였다. 아편 추출물 안에는 코데인이라는 물질도 0.5% 정도 포함되어 있는데 모르핀보다는 진통효과와 중독성에서는 약하지만 기침약에 넣는 진해제로 쓰인다. 최근에는 대마초에서도 중독성 없는 진통제를 개발하기 위하여 활성물질을 연구하고 있다.

영국의 플레밍 박사는 미생물을 연구하다가 1928년 잠시 바캉스 휴가를 마치고 런던연구소에 돌아왔을 때 어디선가 날아온 푸른곰팡이가 세균들을 모두 죽여버리는 복권당첨과 같이 운좋은 페니실린을 발견하여 새로운 항생물질 시대를 열면서 노벨상을 수상하였다. 1967년 미국국립암연구소는 미 서해안에 자생하는 주목나무(Pacific Yew tree)로부터 택솔을 추출하여 유방과 난소의 항암제 신약의 성과를 이루었는데 1그램에 수십만 원을 호가하는 고부가가치의 신약이다.

국내에서도 신종플루 바이러스에 의한 사망자들이 발생하기 시작하여 대책마련에 긴장하고 있다. 신종플루 바이러스의 치료제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체내 활동을 억제시키는 항바이러스 약물에서도 쓰였던 타미플루가 유일한 캡슐 치료제인데, 이 약품의 원료는 중국식당에서 오향장육과 같은 요리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천연 향신료로 이미 3000여 년 전부터 사용되어 오던 중국의 자생식물인 별모양 형태의 팔각회향(八角回香)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이 향신료를 스위스 로슈 제약회사가 추가의 제조과정을 거쳐 수조 원 규모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유기물은 인간과 모든 생명체의 기본원소인 탄소를 포함하는 화합물로 세기의 명약들은 대부분 탄소수 20개 내외를 가지는 작은 유기화합물로 구성되어 있다. 의약품 과학이 발달했다고는 하지만 정식 등록된 약품의 수는 지구상에 존재할 수 있는 전체 유기화학물질 수에 비하면 바닷가에 모래알 정도라해도 과언은 아니며, 더욱이 지금까지 알려진 명약들은 손꼽을 정도이다. 지금도 세계는 잘만 연구되면 돈방석에 오르는 다양한 고부가가치의 스타명약들을 발굴하기 위한 천연자원 확보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경성대 화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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