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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프리즘] 역사는 되풀이된다? /서주석

지금까지 북핵위기 갈등-봉합 수순비슷

대화로 문제 해결한 과거 교훈 직시해야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09-09-20 21:28:48
  •  |   본지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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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북핵 문제를 둘러싸고 북한과 미국의 행보가 심상찮다. 지난 8월 클린턴 전 대통령이 북한을 전격 방문하여 억류됐던 두 여기자와 함께 귀국할 때부터 양국 간 대화 재개가 점쳐졌다. 그 뒤 북미 대화의 분위기가 점차 고조됐고, 급기야 지난 주말에는 북한의 김정일 위원장이 중국 특사에게 "북한은 비핵화의 목표를 계속 견지할 것"이며 "이 문제를 양자 또는 다자 대화를 통해 해결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는 중국발 보도가 나왔다.

물론 여기까지 오는 데에도 북미의 샅바 싸움은 대단했다. 미국은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 당시 비핵화 등 현안을 양자협상으로 해결해 나가자는 북한의 제의를 받은 뒤 비핵화 의지 확인과 6자회담 재개를 조건으로 내세우는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북한 역시 9월 3일 유엔대표의 서한을 보내면서 비핵화 자체를 부정한 적은 없다면서도 폐연료봉 재처리와 무기화, 우라늄 농축시험 등 '핵억제력' 강화를 앞세우고 대화에 임할 것임을 천명했다.

김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미국 등 각국의 반응이 엇갈리기는 하지만, 이번주에 개최되는 유엔 총회와 G20 정상회담 논의를 통해 대화 재개 쪽으로 가닥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이미 미국은 비핵화에 따른 포괄적 보상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10월쯤 있을 보즈워스 특별대표의 방북을 통해 양국 간 본격적 협의가 시작될 것이다. 김 위원장의 발언으로 미루어 보건대 북미 대화가 재개되면 6자회담 재개도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어찌 보면 이것만으로도 지난봄 북한의 우주발사체 발사와 2차 핵실험으로 비롯된 위기를 해소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미국이 취하고 있는 신중한 행보와 더불어 북한이 보이는 강온양면의 전략을 고려할 때 앞으로도 위기 국면은 언제든지 재연될 가능성이 크다. 이 점에서 우리의 당면 과제인 북한의 완전한 핵 포기는 무척 요원하고 어쩌면 달성 불가능한 목표로 여겨질 수도 있다.

힘든 길일수록 돌아가라는 교훈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북한의 5MWe 원전 건설로 핵개발 의혹이 처음 나오던 1980년대 중반, 미국은 북한의 동맹국인 구소련을 통해 북한에 대규모 원전을 제공함으로써 이를 중단시키려고 했다. 당시 북한은 핵확산금지조약(NPT)에 가입했지만, 그 뒤 소련 원전 제공이 무산되면서 최초의 핵통제 시도는 실패했다.

북한의 재처리 시설 건설로 핵문제가 국제 문제화된 90년대 초반, 미국은 국제원자력기구(IAEA)를 통한 대북 사찰로 대응했다. 냉전 종식과 소련 해체로 일대 위기에 처한 북한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최초의 북미 고위급대화가 열렸으나, 미국은 관계 개선에 소극적이었고 상황은 더욱 악화되었다. IAEA 사찰에서 문제가 발생한 뒤 북한의 북미회담 요구를 미국이 외면하고 특별사찰을 추진하자 북한은 NPT를 탈퇴했다. 폐연료봉 재처리를 둘러싼 93~94년의 핵위기는 결국 북미 간 세 차례 고위급협상을 통해 북핵 포기와 경수로 제공을 약속한 제네바 기본합의로 봉합됐다.

2002년 북한의 우라늄농축 의혹으로 불거진 2차 핵위기도 비슷한 과정을 겪었다. 당초 핵포기 없이는 대화도 없다는 미국의 강경한 입장으로 중유 공급 중단과 제네바 합의 파기, NPT 재탈퇴, 폐연료봉 재처리까지 악화일로를 걷던 북핵 문제는 6자회담 안의 양자협의를 통해 양국 간 현안이 조율되면서 2005년 9·19 공동성명으로 이어졌다.

그 뒤에도 방코델타아시아(BDA) 문제로 차질을 빚어 북한의 핵실험이 단행됐으나 부시 정부의 대북정책 전환과 북미 협의로 2007년 2·13 합의와 10·3 합의까지 이루어졌다.

지난한 핵협상 과정에서 북한의 핵포기 의사에 진정성이 있는가 하는 회의가 크지만, 결국 상황을 진정하고 해소해 나가는 힘이 대화에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협상은 잘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그렇지 않더라도 진행되는 동안 평화와 신뢰의 기초가 된다. 오바마 정부에서 또다시 시작되는 북미대화의 꾸준한 진전을 기대한다.

미국노스캐롤라이나대학 방문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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