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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에세이] 외계 지적생명체를 찾아라 /이명현

지구와 비슷한 행성 발견가능성 높아져…일반인들도 믿기보다 '이해'하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09-10-19 20:45:19
  •  |   본지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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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대전에서 제60회 국제우주대회가 열렸다. 우주와 관련된 과학과 기술뿐 아니라 문화와 예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의 학술논문들이 발표됐다. 글쓴이도 이 학술대회의 제38차 외계 지적생명체 탐색(Search for Extra-Terrestrial Intelligence; SETI) 심포지엄에 초청강연자로 참가해 우리나라에서 이제 막 태동한 한국형 외계 지적생명체 탐색 프로젝트 추진에 대한 경과 발표를 했다. 이 심포지엄이 있기 하루 전에는 국제우주대회에 참가한 세티 과학자 중 네 명을 초청하여 한국천문연구원에서 작은 워크숍을 열었다. 우리나라에서 개최된 최초의 세티 관련 강연회였다.

지적인 능력을 갖고 있는 외계생명체의 존재에 대한 확신은 이제 보편적인 현상이 된 것 같다. 이번 국제우주대회에 참가한 세티 연구소의 세스 쇼스탁 박사의 말에 의하면 미국인 대부분은 외계지성체가 어디엔가 존재할 것이라고 믿고 있으며, 그중 절반은 외계인들이 UFO를 타고 지구에 와 있다고 믿는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를 찾아보지는 않았지만 이와 비슷한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이러한 결과를 가져온 가장 큰 원인은 영화와 TV를 비롯한 언론매체를 통해서 쏟아지는 외계인을 다룬 작품들에 있을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외계지성체의 존재에 대한 논리적 '이해' 여부와는 관계없는, 현대를 휩쓸고 있는 하나의 문화 현상으로 설명할 수도 있을 것이다.

내가 만났던 대부분의 세티 과학자들은 역설적이게도 외계지성체의 존재 여부를 말할 때나 특히 그네들과의 조우를 이야기할 때는 상당히 신중하고 보수적인 태도를 취한다. 사실 세티 과학자들은 외계지성체의 존재를 믿는다거나 믿지 않는다는 식의 이분법적인 접근보다는, 먼저 외계인이 존재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춘 행성이나 위성들이 우리 은하 안에 얼마나 많이 존재할 것인지에 먼저 주목한다. 또 한편으로는 외계인들이 어떤 방식을 통해 자신들의 존재를 표출할 것인지에 대한 지적 탐구를 시도한다. 역으로 우리 자신의 존재를 우주의 다른 생명체에게 알리려고 할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고민한다.

그런 후, 세티 과학자들은 자신들의 과학적 견해를 조심스럽게 이야기하곤 한다. 세티 과학자들이 내리는 보편적인 결론은 '우리 은하 내에 외계지성체가 존재할 가능성은 확률적으로 높은 편이고, 그 존재를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유력한 방법은 현재로서는 그들이 보냈을 인공적인 전파신호를 포착하는 것이다'라고 '이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들이 실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부분은 더 좋은 전파망원경과 검출장치를 개발해 외계인의 인공 전파신호를 포착할 수 있는 기회의 확률을 높이는 것이다. 이러한 과학적 과정을 통해 세티 과학자들은 외계지성체의 존재와 그네들과의 접촉 가능성을 단순히 '믿는' 것이 아니라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1990년대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발견되기 시작한 태양계 밖에 존재하는 외계행성의 수가 400개를 넘어서고 있다. 아직까지 지구와 꼭 닮은 외계행성이 발견되지는 않고 있지만, 이런 발견에 대한 기대는 어느 때보다도 높아지고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환경과 비슷한 곳이 있다면 그곳에서도 최소한 비슷한 생명체가 존재하지 않을까 하는 소박한 기대에 기인한 것이다. 지난 3월 발사되어 현재 관측을 수행하고 있는 케플러 우주망원경은 지구와 비슷한 외계행성을 찾기 위해 특별히 고안된 우주망원경이다. 천문학자들의 추산이 맞는다면 몇 년 내로 수십 개의 지구와 닮은 외계행성들이 발견될 것이다. 작년부터 부분적인 관측에 들어간 세티 전용 전파망원경인 앨런 텔레스코프 에레이(ATA) 역시 세티 과학자들의 확률적 기대를 한껏 높이고 있다. 그래서일까. 이번 세티 심포지엄에서는 외계인의 전파신호를 포착했을 때 어떻게 답할 것인지, 외계지성체의 모습은 어떨 것인지와 같은 좀 더 진보적인 주제의 발표가 눈에 자주 띄었다. 세티 과학자들의 '믿음' 지수가 조금은 올라간 느낌이다. 이러한 우주생물학과 세티 과학의 최근 발전들이 일반인들에게도 전해져서 그들의 '믿음'이 '이해' 쪽으로 조금이라도 이동했으면 하는 바람은 너무 지나친 것일까.

연세대 천문대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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