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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각] 신공항 개념 다시 찾기 /조송현

꼬인 동남권 신공항, 입지앞서 개념 재정립

부산관점 타당성 검토… 발상전환이 우선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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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권 신공항 문제를 접할 때면 고르디우스 매듭을 단칼에 베어버린 알렉산더의 발상이 부러워진다. 신공항은 부산과 울산 대구 경남 경북 등 5개 시·도와 정부, 정치권의 이해관계로 얽히고설키었다. 신공항에 가장 목마른 부산으로선 발상의 전환을 해야 할 시점이다.

신공항은 현재 입지 선정 절차에서 갇혀버렸다. 해안 공항이 세계적인 추세임을 들어 가덕도를 주장하는 부산과, 밀양시를 고집하는 경남이 대립하고 있다. 울산과 대구 경북도 접근성을 내세워 경남편을 들고 나섰다. 부산은 왕따가 된 셈이다. 정부도 이들 시·도 눈치를 보며 입지 선정을 미루고 있다. 내년 지방선거를 의식한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정부가 동남권 신공항 건설을 탐탁지 않게 생각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4대 강 사업이다 세종시 건설이다 해서 재정이 바닥날 판이니 이 정부 임기 안에 착공은 틀렸다는 관측도 많다.

부산과 경남 울산 대구 경북의 5자 합의도, 정부의 공정한 입지 선정발표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부산의 해안 공항이 세계적인 추세라거나 경제성·효율성을 앞세운 주장은 세 싸움 앞에서는 무력해질 수밖에 없다. 경남은 차치하고라도 '반 가덕도'를 외치는 대구 경북의 정치성을 극복하기는 버거워 보인다. 부산은 진퇴양난에 빠졌다. 스스로 설치한 덫에 걸린 모양새다. 신공항을 건설하기 위해 동남권의 다른 4개 시·도와 연합했으나 이젠 5자 합의가 난망해졌다. 정부에 신공항 건설의 명분과 타당성을 강조하기 위해 취한 연합은 이제 덫이 돼 버린 것이다.

부산은 스스로의 덫에 걸렸으니 타 시·도를 탓할 입장이 못 된다. 신공항 건설 추진을 타 시·도와 연합하면서 지나치게 낙관적이고 안일하게 대처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신공항 입지는 당연히 부산 쪽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면 그것은 그야말로 아전인수에 빠진 오만이다. 부산신항 명칭 문제를 놓고 이웃이자 형제도시인 경남과 큰 갈등을 겪은 경험에서 교훈을 배우지 못한 것 같다. 당사자인 경남 외에 울산 대구 경북이 대놓고 밀양 지지선언을 하는 것을 보면 부산시와 부산지역 정치권은 도대체 뭐했나 하는 의구심이 든다. 부산시의 정치력 부재가 자주 도마에 오르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부산은 이제 덫에서 빠져나와야 한다. 그 출발은 부산이 정작 필요로 하는 신공항의 개념을 재정립하는 일이다. 한번 따져보자. '동남권' 신공항이라고 할 때 그 입지는 현재 거론되는 가덕도와 밀양 외에 대구 경북 울산 지역도 가능하다. 그렇다면 부산의 마스터플랜에 그런 신공항이 허용될 수 있는가 자문해보자. 결과는 '아니다'일 것이다. 그렇다면 부산은 내심 신공항의 입지를 가덕도로 단정해놓고 다른 4개 시·도와 연합전선을 편 것이 된다. 설사 객관적으로 경제성과 효율성 측면에서 우세가 확인된다 하더라도 부산은 다른 시·도를 들러리 세우려 했다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

국제공항이 없는 부산의 미래를 상상하기 힘들다. 고속도로와 철도 그리고 세계적인 항만과 함께 복합물류체계를 완성할 국제공항, 그리고 경제자유구역을 활성화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국제공항이다. 그것이 내륙의 밀양에 있어서는 제 역할을 할 수 없다. 새로운 신공항의 개념은 '동남권'이니 '동북아 허브'니 하는 수식어가 붙을 필요가 없다. 기본적으로 부산의 관점에서 타당성이 검토돼야 한다는 말이다. 물론 이 공항은 부산의 발전뿐 아니라 경제자유구역을 공유한 경남과 인접한 울산 등 동남권의 국제항공수요를 충당하게 될 것이다.

신공항의 가덕도 유치가 불투명해지자 일부에서는 김해공항 확장을 대안으로 내놓고 있으나 그것은 안 될 말이다. 김해공항은 주민의 소음피해 때문에 지금도 24시간 운용이 불가능하다. 또 김해공항이 확장될 경우 고도제한 등으로 명지국제신도시를 비롯해 서부산권 개발이 제한을 받는다. 이는 부산의 미래에 대한 제약이 될 뿐이다.

부산은 기대난망인 5자 합의와 정부의 선정발표를 무작정 기다릴 수 없다. 부산은 이제 새로운 신공항에 대한 개념을 정립하고 건설의 당위성에 관한 논리를 준비해야 한다. 가덕도에 민자공항을 건설하는 방안도 검토해볼 만하다는 전문가들의 의견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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