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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시론] 부산 제2시립미술관은 어디에 두어야 하는가 /이동언

접근성 떨어진다면 그림의 떡일 뿐

인프라·환경 고려해 원도심에 세운다면 명소 되지 않을까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09-12-21 20:55:41
  •  |   본지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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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의 적절한 배치는 국가나 도시의 발전 원동력이다. 인재의 배치방식에 따라 인사조직이 효율적으로 작동되어 일의 능률이 배가되기도 하고 감퇴되기도 한다. 인재를 적절히 균형 있게 배치하는 작업은 그래서 난사(難事) 중에 난사이다. 잘 배치되면 주변의 인사들과 시너지효과를 얻지만 잘못되면 조직사회의 시스템자체가 삐걱거린다. 건물 배치도 인사의 그것과 같아서 잘 되면 건물끼리 혹은 주위와 상생하는 효과를 얻지만 잘못 배열되면 상사(相死)하는 효과를 초래한다.

인사권자가 주변 맥락을 무시한 채 낙하산식 인사를 강행하는 방식은 주변을 고려하지 않고 공공건물의 위치를 결정하는 방식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다중이 이용하는 공공건물인 경우 위치설정은 주로 관(官)에서 이루어진다. 이때 위치선정은 전문가로 구성된 위원회에서 하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다. 사공이 많으면 산으로 가는 법. 통찰력으로 시설물이 어디에 배치되는 것이 주변의 맥락과 어울리는지 단번에 알 수 있는 것도 전문가로 구성된 위원회를 거치면서 점점 멀어진다. 이것은 전문가의 특정분야 전문성이라는 미시성이 주변맥락이라는 거시성과 따로 놀기 때문이다. 시설물의 위치선정을 위한 위원회의 구성원 중에 다행히 전체 맥락을 볼 수 있는 능력을 갖춘 분이 있으면 공공건축물의 위치선정에서 적어도 낙하산식의 설정은 하지 않을 게다. 위원회 위원들이 각자가 자기의 입장에서 최선을 다하지만 가지만 보고 숲 전체를 보지 못한 결과 낙하산식 위치선정으로 결말지어진다.

공공건축물의 위치선정에 있어서 결정요소가 수없이 있으나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이 거리 및 교통 인프라의 적절성이 담보된 접근성이다. 과천국립현대미술관을 한 번 보자. 그곳에 한 번 가기 위해서는 서울권역에 거주하는 사람도 마음을 크게 먹지 않으면 가기 힘이 든다. 접근성이 크게 떨어지는 곳이다. 아무리 그럴 듯한 건물을 지으면 뭐하나, '그림의 떡'에 불과한 것을. 접근성은 단지 거리의 멀고 가까움에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 교통인프라의 적절성에도 좌우된다. 물리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곳에다 예술작품을 두어야만 우리의 삶도 예술의 향긋함을 띨 것이다.

부산시립미술관을 보자. 부산 전체의 입장에서 보면 지형상의 중심부에서 너무 동쪽으로 간 듯하다. 물론 그쪽으로 결정한 데에는 무수한 결정요소가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부산 서쪽지역 이용자의 입장에서 보면 그곳은 과천국립현대미술관과 같은 곳이다. 부산시립미술관은 해운대구에 사는 사람도 대중교통만으로 접근하기 어려운 곳이다. 이 경우 역시 미술관은 멀리 있다. 미술관 위치선정에 관한 한 이러한 과거사를 쉽게 잊어서는 안 된다.

국제신문 지난 10일자 사회 2면 보도에 따르면 부산 제2시립미술관을 을숙도 문화회관 근처에 대지 2만5000㎡, 연면적 1만8346㎡, 지하1층 지상4층 규모로 지어 2015년에 완공할 예정이란다. 을숙도에다 짓는 이유는 부산 동서 간의 문화 인프라의 불균형해소가 아마도 첫 번째인 듯하다. 을숙도 생태공원과 연계된 복합문화관광루트 개발이 두 번째인 듯하다. 그러나 제2시립미술관 대지로 선정된 곳은 부산 동쪽 이용객에게는 거리상 멀고 을숙도 주민조차도 대중교통으로 접근하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라 접근성이 떨어지는 곳이다. 접근성이 개선되어도 한계가 보인다. 또한 주변과의 시너지효과도 전무할 듯하다. 을숙도는 다른 지역과 근원적 차이인 생태적 환경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부산 제2시립미술관이 들어가서 상생의 효과를 낼만한 곳이 없을까. 미술관도 살고 도시도 사는 방법. 그렇다, 원도심의 재생차원에서 부산 제2미술관을 활용하여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이다. 원도심은 대체적으로 지리상의 위치로 보아 중심부에 해당되며 대중교통인프라도 비교적 잘 구축되어 있어 국내외로부터 접근성이 뛰어난 여건을 갖추고 있다. 글로벌 시대에 적합한 위치이다.

구체적으로 북항재개발구역 내의 해양문화지구에 미술관을 둔다면 바다와 역동적으로 어우러진 부산 제2시립미술관이 '부산다운 건축'의 명소로 손꼽히게 될 것이 틀림없다. 그곳은 부산이라는 '넓이와 깊이'의 입장에서는 아주 유용한 관광자원이 될 것이 명확하다.

부산대 건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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