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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프리즘] 패권 둘러싼 美·中의 총성 없는 전쟁 /조경근

구글 검열, 대만 무기판매, 환율 조작까지 곳곳 갈등 불거져…한국도 영향 대비를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0-02-07 21:27:39
  •  |   본지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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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이 갈등을 표출하고 있다. 작년 11월 양국은 오바마 대통령의 방중을 통해 화합과 협력을 과시하는 듯했다. 방중에 앞서 미국은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 결정을 연기하고 달라이 라마 면담계획도 취소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은 중국을 봉쇄하지 않으며 강력하고 번영하는 중국의 등장을 환영한다"고 말했고, 중국 언론도 미 대통령의 방문을 '화합하면서 점점 가까워진다'는 화이점동(和而漸同)으로 화답했다.

그러나 두 달이 못 돼 구글 사건으로 양국 관계는 벌어졌다. 미국업체 구글이 중국 정부의 인터넷 검열 등을 이유로 중국 시장 철수를 선언한 것이다. 이어 미국은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와 달라이 라마 면담을 발표했다. 무기 판매는 총 64억 달러 규모로 UH-60M 블랙호크 헬기 60대 등 첨단무기를 포함하고 있다.

미국의 이런 결정에 중국 외교부는 당일자로 미국과의 군사교류 중단, 안보·군축·비핵화를 다루는 차관급 대화 연기 등을 내놓았다. 또 허야페이 외교부 부부장은 존 헌츠먼 주중 미 대사를 불러 "양국이 원치 않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강력히 경고했다.

달라이 라마 접견은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중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를 만날 용의가 있다"는 지난 2일자 빌 버튼 백악관 부대변인의 발표로 공식화된 상태다. 중국은 이미 "안 된다"는 공식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티베트 전담부서인 중국 공산당 통일선전부 주웨이췬 상무부부장은 면담이 성사되면 "양국 간 협조와 신뢰관계는 심각하게 손상될 것"이라 밝히고 "관련국이 실수를 하면 대응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갈등의 파장은 최근 환율 문제로까지 번져 있다. 3일 오바마 대통령은 민주당 상원의원들과 만나 "우리가 국제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 중 하나가 환율이다. 미국 제품 가격이 인위적으로 올라가는 반면 그들의 제품 가격은 내려가는 일이 생겨서는 안 된다"며 중국의 인위적 환율 조작이 미국 경제에 막대한 피해를 주고 있다는 시각을 피력했다. 이는 곧 위안화를 평가 절상하라는 미국의 압력을 의미한다. 중국은 환율주권론을 내세워 무역마찰에 강경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G2로 표현되는 탈냉전시대 양강 구도는 사실상 그 자체가 본질적으로 갈등적이다. 국내정치처럼 국제정치에서도 권력은 제로섬 게임이다. 한쪽이 더 차지하면 다른 쪽의 몫은 그만큼 줄어든다. 그렇기 때문에 갈등은 필연적이다. 미·소를 양대 초강대국으로 하던 냉전질서가 무너진 이후 한동안 미국 유일의 초강대국 시대가 유지되어 왔다. 그러나 경제발전으로 몸집을 불린 중국이 말로만이 아닌 실질적인 미국의 경쟁자로 부상했다. 보스 자리에 위협이 되는 경쟁자를 견제하려는 미국과, 2인자이지만 자신의 입지를 계속 넓히려는 중국 간의 '세계경영 헤게모니' 쟁탈전의 서막이 열리고 있는 것이다.

G2 갈등은 미·소 냉전과는 다른 그림자를 국제사회에 드리우고 있다. 냉전시대는 세계경영이 상대적으로 단순했다. 경제권역이 지본주의와 사회주의로 구분 운영되었고, 싫으면 관계를 단절하고 살면 그만이었다. 그러나 오늘날은 세계경제의 통합과 의존성 확대로 인해 국가 간 협력, 그중에서도 특히 G2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세계적 금융위기의 재발 방지 등 지구 차원의 경제이익뿐만 아니라, 핵 확산 방지의 안보이익, 지구온난화 대처의 환경이익 등 모든 주요 분야에서 G2의 협력이 요구된다. 미·중 갈등은 양국 간 문제로만 끝나는 것이 아닌 것이다.

미국과 중국은 상호 경쟁 속에서 더 큰 이익을 차지하기 위해 머리싸움을 하는 중이다. 미국은 중국의 약점인 국가 통합의 취약성을, 중국은 미국의 약점인 확대된 경제적 취약성을 각각 자국 이익 추구의 지렛대로 활용하고 있다. 그러면서 미국은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가능한 억제하는데, 중국은 자국 영향력을 가능한 확대하는 데 목적을 둔 게임을 하고 있다. 미·중 갈등의 본격화는 한반도 비핵화와 향후의 통일에 심각한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는 격언이 우리 문제일 수 있는 것이다. 경성대 교수·기획조정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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