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시론] 이명박과 박근혜 /유창선

합리적 논의 실종…세종시 갈등 최종적 책임은 결국 대통령 몫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0-02-15 20:12:30
  •  |   본지 30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 두 사람은 우리 정치의 최고 리더들이다. 이 대통령이야 국가의 최고 지도자이고 박 전 대표는 차기 대선의 가장 유력한 주자이다. 그런데 이 두 사람 사이의 갈등이 우리 정치를 뒤흔들고 있다.

다들 알고 있듯이 세종시 수정을 둘러싼 입장 차이 때문이다. 물론 국가 주요 정책에 대한 정치지도자들의 견해 차이는 언제나 있을 수 있는 자연스러운 일이다. 세종시 수정 문제에 대해서도 사회적으로 찬반의견이 갈려 있는 상황에서 두 사람의 의견이 반드시 일치해야 할 이유는 없다. 어쩌면 아무런 반대가 없는 일방통행식이 더 문제일 수도 있다. 서로 다른 입장 사이에서 토론과 논쟁도 생겨나게 되고 때로는 갈등이 표출된다. 그러고 나면 이러한 갈등을 조정하고 해결해 나가는 것이 정치의 요체이다. 그러나 최근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 사이에서 전개되고 있는 갈등 양상을 지켜보면 이러한 합리적 과정을 찾아보기 어렵다.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대화와 토론보다는 막말과 감정싸움, 그리고 계파 간의 대결만이 부각되고 있는 것이 현재의 상황이다.

이른바 '강도론'은 두 지도자 사이의 논쟁이 얼마나 저급하게 전개되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이다. 이 대통령이 말한 '강도'는 설혹 그것이 박 전 대표를 가리킨 것이 아니었다 하더라도 최소한 세종시 수정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가리킨 것이라는 의심을 피할 수 없었다. 또한 박 전 대표가 거론한 '강도'는 사실상 이 대통령을 가리킨 것으로 해석되었다는 점에서 양자관계의 파탄을 불사한 발언이었다고 할 수밖에 없다. 청와대와 박 전 대표 측 사이에서 '강도'가 누구냐를 찾고 해명하는 수준 낮은 퍼즐게임을 벌이고 있는동안, 여권세력 내부의 갈등은 갈 데까지 가는 모습을 보였다. 사실상 대통령을 '강도'에 비유한 박 전 대표도 지나쳤지만, 그렇다고 대통령의 참모가 나서서 '박근혜 의원'이라 부르며 '실언' 운운한 것도 감정적인 대응이라는 비판을 피할 길이 없다.

물론 처음 보는 광경은 아니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전 이래 이명박과 박근혜 두 사람 사이의 관계가 순탄한 적은 거의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몇 차례 의례적인 만남을 가졌지만, 만나고 나면 다시 관계가 악화되곤 한 것이 두 사람 사이의 '악연'이었다. 정치지도자들 사이의 갈등이야 당사자들의 문제이고, 이런 경우 여권세력 내부의 일이다. 그리고 야권과 그 지지자들 경우는 지금 같은 '이-박의 대결'을 즐기고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정파적 이해득실의 계산을 떠나 국가적 견지에서 보았을 때, 현재권력과 미래권력이 벌이고 있는 품격 낮은 이전투구는 우리 정치의 격을 떨어뜨림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두 지도자가 감정싸움, 계파 대결을 벌이고 있는 사이, 정작 세종시 수정 논란의 본질은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다. 국가의 미래를 생각할 때 세종시 원안과 수정안 가운데 과연 어느 것이 바람직한가에 대한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토론은 생략된 채,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 사이의 정치적 대결에서 누가 승리할 것인가라는 문제만 관심사가 되고 있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 초래된 데 대해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 가운데 누구의 책임이 더 큰가를 따지는 일조차 부질없어 보인다. 그러나 갈등을 해결할 최종적인 책임은 결국 이 대통령의 몫임을 강조하게 된다. 원안대로 진행되던 세종시의 수정을 들고 나온 것은 이 대통령이었고, 그렇다면 반대하는 사람들을 설득하는 것은 이 대통령의 당연한 책임이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자신의 소신만을 앞세우며 따라줄 것을 요구했고, 거기에 반기를 들자 그들을 정치적으로 비난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런 방식으로는 설득은 고사하고 반감만 키운다는 사실이 명확해졌다. 이 대통령은 박 전 대표에게 먼저 손을 내밀며 귀를 열고 의견을 들으려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이-박'의 관계가 이렇게까지 악화된 데에는 이 대통령 특유의 일방주의적 사고가 작용한 것임을 부인하기 어렵다. 그런 점에서 세종시 문제를 이렇게까지 악화시킨 것은 어쩌면 이 대통령 자신이었는지도 모른다. 세종시 문제는 결국 이 대통령 리더십에 대한 평가로 귀결되고 있다.

시사평론가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오늘이슈

 많이 본 뉴스RSS

  1. 1[도청도설] if, 손아섭
  2. 2전국 언론인 청와대 앞 집결…“국제신문 대주주 엄벌” 촉구
  3. 3[포토에세이] 가을의 꽃 코스모스
  4. 4부산에 엔비디아 전용 생산라인 선다(종합)
  5. 5부산 재정자립도 1위 강서구, 생활임금 도입 나홀로 거부
  6. 6북극항로 개척자 “유빙·극한환경서 새 희망 봤다”
  7. 7되돌아와 수로 출구 앞에서 맴도는 부캉이
  8. 8공공 건설현장인데…추락 안전망 없고 감독 태만 부지기수
  9. 9[속보] 국정원 "김정은 사망설 허위" 국회 정보위에 보고
  10. 10부캉이 머물던 북항서 기름 유출…8시간째 모습 안 보여
  1. 1[속보] 국정원 "김정은 사망설 허위" 국회 정보위에 보고
  2. 2北 “국경선 확성기 외 새 대응수단 대기” 연일 대남 협박(종합)
  3. 3가덕 공사비 증액 ‘강제’ 아닌 ‘권고’…법개정 정부 초안 논란
  4. 4이 대통령, 최길수 특별감찰관 임명
  5. 5李대통령 지지율 소폭 상승해 40% 회복…부정평가는 50%
  6. 6최길수 특별감찰관 청문보고서 채택
  7. 7공소청 첫 국감 ‘李 공소 취소’ 공방…檢 총장 대행 “검토·지시 한 바 없어”
  8. 8‘남북 MDL 상호확인·군통신선 복원’ 정부, 군사회담 北에 제안
  9. 9김민석, 소방노조 만나 “정책·예산으로 안전·처우 개선” 약속
  10. 10금융위원장 "산은 부산 이전 하지 않는 것으로 정리" 파장
  1. 1부산에 엔비디아 전용 생산라인 선다(종합)
  2. 2북극항로 개척자 “유빙·극한환경서 새 희망 봤다”
  3. 3로그인 없이 서버장악 가능…전 세계 ‘PHP’ 보안 비상
  4. 4부산시대 연 HMM, 올해만 6조원 투자
  5. 5서낙동강 수변입지에 4Bay 구조…실속 갖춘 59㎡ 단일평형 차별화
  6. 6[한 손 뉴스] 낙상·실종 막는 ‘스마트신발’…부산TP, 노약자 지원 확대
  7. 7부산 온 인도 구자라트주 대표단, 지역기업과 조선·금융 협력 모색
  8. 8부산건설사·대기업, 상생협력 머리 맞댄다
  9. 9한은 기준금리 3% 동결…긴축 유지, 속도조절 속 내달 다시 인상 가능성(종합)
  10. 10한전, 개인정보 유출 1만1000명 추가 “조사 과정서 발견”
  1. 1전국 언론인 청와대 앞 집결…“국제신문 대주주 엄벌” 촉구
  2. 2부산 재정자립도 1위 강서구, 생활임금 도입 나홀로 거부
  3. 3되돌아와 수로 출구 앞에서 맴도는 부캉이
  4. 4공공 건설현장인데…추락 안전망 없고 감독 태만 부지기수
  5. 5부캉이 머물던 북항서 기름 유출…8시간째 모습 안 보여
  6. 6[속보] 여전히 수로 주변 배회하는 ‘부캉이’…“환경 적응하면 바다로 간다”
  7. 7“거제 양대 조선소와 상생 협의…남부내륙철도에 행정력 집중”
  8. 8[속보] '명태균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 오세훈 2심 무죄
  9. 9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23일
  10. 10부산교통공사 노사, 파업 직전 잠정 합의…도시철도 정상 운행
  1. 1종합 6위 부산, 고른 활약에도 아쉬움
  2. 2만년 꼴찌 삼성 선두 ‘파란’…前 챔프 KCC 최하위 ‘수모’
  3. 3쇼트트랙 전설 최민정의 마지막 질주
  4. 4‘성폭행 의혹 제기’ 초교후배…기성용에 1억 배상해야
  5. 5‘높이’ 키운 BNK썸, 2년 전 영광 재현 노린다
  6. 6호랑이 발톱 세운 김도영…돌아온 사자 포효 최형우
  7. 7축구협회장 선거, 12월 18일 추진
  8. 8요트 하지민, 레이저급 정상…전국체전 16연패 역사 쓰다
  9. 9부산시설공단 여자핸드볼팀 전국체전 2년 연속 금메달
  10. 10마무리 캠프 코앞인데…롯데 감독·단장 인선 언제쯤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진짜 질문의 시작
AI 시대, 부산 R&D의 대전환
국제칼럼 [전체보기]
원칙이 흔들린 대가
‘빵과 책’·양자경·강말금 그리고
기고 [전체보기]
‘2028 세계디자인수도 부산’의 과제
배의 피부를 지키는 기술은 도장이다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AX·반도체 전시회 5개 동시에 열렸는데…
북극항로, 첫 배보다 중요한 것은 다음 배다
도청도설 [전체보기]
if, 손아섭
교육이라는 희망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25년을 간직한 리플렛 세 장
요추부 척추관협착증, ‘메포츠’로 극복하기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기초의회 의정비 증액, 합리적 기준이 필요하다
특별감찰관 부활, 임명보다 실질적 감찰이 중요하다
세상읽기 [전체보기]
‘이불 킥’의 순간에 도움 될 심리학 지식 한 스푼
문화예술의 시대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의 ‘필요 원칙’과 포퓰리즘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대규모 대미 투자, 기회인가 위협인가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사람은 갔어도 명당은 남아 있다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청년 떠나는 지방, 수도권 인구 분산해야
거울 속의 외계인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