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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칼럼] 부산거래소로 이름 바꿔야 한다 /강병중

한국거래소 개명 정체성 분명히 하고 금융기관 유치에 시민 힘 집결해야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0-03-24 20:22:44
  •  |   본지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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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은 언제 명실상부한 금융중심도시가 될 수 있을까. 한국거래소의 본사가 부산에 있고, 금융허브로 발전하려는 노력도 부단히 이어져 왔다. 그런데도 시민들이나 상공인들이 느끼는 부산은 아직도 금융중심지와는 거리가 멀다.

부산이 정부의 국토개발종합계획에 따라 금융중심도시를 지향한 것은 30년도 넘은 1970년대부터다. 1980, 1990년대의 제2차, 제3차 계획을 거쳐 2020년까지가 기한인 제4차 국토종합계획에도 부산은 여전히 국제금융 및 물류 중심도시로 황금못이 박혀 있다. 지난해 1월에는 부산 문현지구가 서울 여의도와 함께 각각 특화(해양·파생상품)금융중심지와 종합금융중심지로 지정됐다. 그러나 이름만 그럴듯했지 지금까지 제대로 된 것이 거의 없다.

그래서 부산시민들은 이제 금융중심지란 말을 들어도 그저 그러려니 하고 넘긴다. 그러나 지금이야말로 금융중심지의 실현이 지역사회는 물론 동남권 전체에 정말 큰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는 중요성을 재인식하고 전 시민이 힘을 합칠 때라고 생각한다.

1990년대 후반 부산상의 회장을 맡고 있을 당시 부산에 선물거래소 유치가 가능한지를 살피기 위해 싱가포르를 방문한 적이 있다. 그때 한국대사관에 파견 나와 있던 산업자원부(현재 지식경제부) 상무관으로부터 싱가포르 재정수입의 40%가 선물거래소를 통해 나온다는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 어떻게 해서 그것이 가능할 수 있는지를 알아보았더니 선물거래소와 관련된 세계 각국의 은행 등 금융회사와 중개회사, 투자신탁회사, 투자자문회사, 연구기관 등 국내외 관련 기관만 130여 개가 입주해 있었다. 싱가포르는 그렇게 해서 국제금융도시로 발전할 수 있었다.

그런데 지금 부산은 어떤가. 각계 인사들과 시민들이 그렇게 갈망했던 한국거래소 본사가 부산에 자리 잡았지만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관련 회사와 연구기관이 전부 서울에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서울과 부산을 양대 축으로 해서 금융중심지로 삼는다고 발표했으나 두 지역의 처지는 엄청나게 다르다. 서울은 가만히 있어도 되지만 부산은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되게 돼있다.

그렇다면 부산에 본사를 둔 한국거래소의 이름을 바꿔 보는 방법은 어떨까. 부산이 진정한 금융중심지가 되기 위해서는 한국거래소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런 거래소의 이름을 부산으로 바꾸면 전체 시민이 마음을 다잡고 새로 시작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어느 나라든 국가명을 거래소 이름으로 사용하는 곳은 없다. 시카고, 오사카, 상하이, 파리, 자카르타 등지의 거래소는 모두 도시의 이름을 쓴다. 그런데 왜 우리만 한국거래소라고 하는가. 본사가 부산에 있으니 부산거래소로 불러야 마땅하다. 부산이 이름 없는 소도시도 아니고 아시안게임과 APEC 정상회의 등을 개최했을 정도로 전 세계에 이름이 알려진 국제도시여서 더욱 그렇다.

어떻게 해서든지 선물 및 증권 거래소와 관계되는 본사가 부산에 많이 오게 만들어야 한다. 물론 산업이 발달돼 있지 않으면 힘들다. 그러나 부산 인근에는 포항제철을 비롯해 울산 양산 창원 거제 등지에 많은 공업단지들이 있다. 동남권에 금융벨트를 구축하는 것도 절대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은행도 많이 유치해야 한다. 부산은행이 경남은행과 합쳐 대형화한다거나, 정부에서 제2산업은행 등 국책은행을 부산에 만드는 방법도 있을 수 있다.

최근에 국제금융중심지로 변모시키기 위해 관계 전문가와 시민들이 의욕적인 움직임이 보이는 것은 매우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부산은 시민이 하나가 돼 삼성자동차와 선물거래소 유치를 성사시켰던 옛일을 회상해보고 당시의 절박했던 심정으로 되돌아가 분명한 목표를 찾을 필요가 있다고 본다. 상식적인 이야기지만 제조업 분야에서 한계를 느끼고 있는 부산이 동아시아 거점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무역 위주의 항만 기능만으로는 미흡하다. 여기에 국제 금융과 정보 기능이 반드시 합쳐져야 하는데 정보 기능은 금융이 있으면 저절로 따라오게 돼있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시민 전체가 나서 힘을 결집해야 한다. 부산시민들은 개념 자체마저 생소했던 선물거래소를 유치해 금융도시의 첫 삽을 뜨게 하지 않았던가.

넥센타이어(주) KNN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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