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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대한민국은 위기관리 능력이 있는가 /하태영

정도·원칙·신뢰 이 중 어떤 요소도 천안함 사건 수습때 찾아볼 수 없었다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0-04-06 20:13:51
  •  |   본지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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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고인이 된 해군장병들과 한주호 준위께 묵념을 올린다. 또 유가족들께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이런 분들로 인해 그래도 대한민국은 침몰하지 않고 전진하고 있는가 보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수많은 위험들이 도사리고 있다. 대내적으로는 분단 문제이다. 언제든 평화가 깨어지고, 전쟁이 발발할 가능성이 있다. 우리가 지금 누리는 평화는 영원한 것이 아니고, 전쟁의 일시적 중단으로 인해 얻어진 것이다. 통일이 되기 전, 통일이 되고 나서도 위기는 항상 남아 있다. 평화가 깨어지는 시간들에 대비한 위기관리 능력은 너무도 취약하다. 미확인 주장들이 인터넷에 난무하고, 정부 발표를 믿지 않는 분위기도 있다. 심각한 문제다.

우리에게 닥쳐올 미래의 도전들은 이것보다 더 강하고, 더 혼란스러운 것이다. 이것을 극복하기 위한 준비는 국가와 개인이 "위기는 온다"는 인식하에 철저히 준비하는 길밖에 없다. 그 첫째가 정도(正道)이며, 둘째가 원칙이며, 셋째가 신뢰다. 독일이 통일이 된 것은 전후 50년 동안 내재된 독일 사회의 정도, 원칙, 신뢰와 단결 때문이다. 이번 천안함 사건을 보면서 구구절절 느끼는 것은 위기에 직면한 대한민국의 문제점과 과연 타개 방안이 준비되어 있느냐 하는 점이다.

대외적 문제점으로는 경제위기와 주변국들과의 외교적 균열이다. 경제문제는 더 이상 국내문제가 아니다. 미국과 중국이 휘청거리면 대한민국은 직격탄을 맞고, 일본이 흔들리면 대한민국도 흔들린다는 건 상식이다. 그만큼 대외의존도가 높다. 주변국들과의 공동대처, 공동연대를 위한 더 깊은 연합이 필요하다. 유럽연합(EU) 수준은 아니더라도 동아시아 연합수준으로 가능한 분야부터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또 36년의 식민지 강압통치를 잊을 수는 없겠지만, 미래의 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기회와 가능성에 문을 닫아서는 안 된다. 지금 당장 결론이 나지 않는 일은 더 악화시키지 말고, 미래의 주역들에게 남겨두어야 한다. 그래서 교육과 인재양성이 중요한 것이다. 대외적 위기관리능력을 강화하는 길은 사람을 아끼고, 키우는 수밖에 없다. 그것은 중앙중심의 폐쇄된 서울공화국으로는 한계가 있다. 서울공화국은 과거 국내 통치용으로는 유용했지만 글로벌시대인 지금은 아니다. 2010년의 대한민국은 특정대학 특정인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사회시스템이 아니다.

궁극적으로 부산과 경남은 일본경제권으로, 북한은 중국경제권으로, 수도권은 미국경제권으로 나누어질 것이다. 물론 극단적인 주장이지만 이처럼 민족 문제가 희석되어 간다면 정체성도 혼돈을 겪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지방분권과 함께 새로운 국가전략이 필요한 것이다. 다시 말해 '균형발전전략과 인재양성의 균형화 전략'이다. 지금부터 30년은 일관성 있게 해야 한다.

우리'편'만을 따지고 우리 '모두'에는 관심을 갖지 않는 지금의 정치권과, 원칙으로 잘못을 이겨나가기보다 숨기기에만 바쁜 낡은 사고방식으로는 이 거대한 국가담론을 헤쳐나가기 어렵다. 우리의 다음 세대에 희망을 걸어야 한다. 지금은 현재의 뼈아픈 반성과 실패의 기록을 정확히 남겨야 한다. 그래야 다음세대에게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위기관리능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천안함 사건의 수습과정을 보면서 느낀 생각이다.

대한민국에 지진이 온다거나, 통일 전후 위기상황이 온다거나, 경제위기 및 영토분쟁으로 주변국과 마찰이 계속된다면, 우리는 얼마 동안 어떻게 참을 수 있을 것이며 무엇으로 함께 극복할 것인가. 그 길은 내편만을 챙기는'나 만을 위한 길'이 아닌 우리 모두를 위한 '정도'에서 찾아야 한다. 국가가 정도를 걸으면 국민이 신뢰하고 그 신뢰를 통해 단결은 강해진다는 평범한 진리, 이것이 대한민국의 새로운 힘이 될 것이다.

6월 2일은 지방선거다. 잘 뽑아야 한다. 자신의 영달과 '내편'만 생각하며 움직이는 사람은 안 된다. 위기관리 능력을 갖추고 생활정치를 할 수 있는 사람, 우리 사회를 격조 있게 향상시킬 수 있는 품격 있는 정치인이 필요하다. 체력과 마음이 건강하면 좋고, 정신력이 강하고, 국가와 지역사회에 대한 열정이 있으면 더 좋다. 이제 위기관리에 부족한 지긋지긋한 무능력은 싫다. 유권자들이여! 대한민국을 위해 생각을 바로 세우자.

동아대 법학전문대학원 겸 법무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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