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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각] '앙갚음 정치' 언제까지 봐야 하나 /변영상

국회의원 '충성 공천'…단체장은 집단반발

한나라당 일당독식, 저질 정치보복 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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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눈과 귀가 천안함 침몰사고에 쏠린 사이 부산에서는 6·2 지방선거와 관련한 수준 떨어지는 '정치극(劇)'이 벌어지고 있다. 상당수 한나라당 지역 국회의원이 연출하고 '각본'을 짠 하류급에 속한다. 차라리 블랙코미디라면 줄거리에서 얻는 시사점이라도 있지만, 이번 정치극에서는 별다른 의미도, 색다른 감상도 읽을 수 없다. 공천심사장을 무대로 펼쳐지고 있는데 대략의 주제는 '보복'이다. 지역발전 동력의 주축이 돼야 할 지방정치를 너무 가볍게 여기는 것이어서 '짜증'을 불러 일으킨다.

한나라당 부산시당의 기초단체장과 시의원에 대한 공천심사가 초계함 침몰사고로 온 나라가 떠들썩한 와중에 지난주 끝났다. 최종 공천자 발표까지는 점검이 더 필요하겠지만 현재 들리는 소식으로는 윤곽이 거의 드러난 상태이다. 경선을 치르는 것으로 결정 난 남구와 기초단체장 3선 아웃 지역인 동·사상구, 기장군을 빼고 재선 이상 국회의원들은 기초단체장으로 현역 구청장을 재공천하는 쪽이다. 반면 16곳 중 8곳의 기초단체장 공천권을 쥐고 있는 초선 의원들은 대부분 교체 분위기로 흐르고 있다는 전언이다.

문제는 상당수 지역에서 후보자 공모도 하기 전에 국회의원으로부터 낙점을 받은 것으로 파악된 사람들이 부산시당의 공천심사 결과에서도 그대로 굳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밀실 공천' '사천(私薦)' '들러리 공모'라는 비판 여론에도 국회의원들은 귀를 막고 '내 맘대로' 가는 모양이다. 본지가 지난달 한나라당 소속 부산시의원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해보니 공천에 가장 영향력을 미치는 집단으로 97.2%가 국회의원을 꼽았다. 이번에도 그들의 입김이 절대적일 것으로 정치권은 보고 있다. 자칫 부산시당 공천심사위원회의 무력함이 도마에 오를지도 모르겠다.

특히 신선한 정치바람을 불어넣어 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초선 의원들의 행보는 더욱 실망스럽다. 이들 대부분은 지난 2008년 18대 총선에서 친이-친박(무소속) 간 혈투를 치렀다. 그래서 전직 의원들이 형성해 놓은 '잔재'와 '정치 색깔'을 모두 도려내려는 듯 후보자들에게 공정한 기회와 룰을 제공하지 않고 '칼'을 휘두르는 모습이다. 게다가 능력 등 다른 조건보다 자신의 재선에 걸림돌이 안 되는 충성도와 이해관계, 지역 장악력을 공천의 주요 기준으로 삼는 등 구태를 답습하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이런 연장선에서 부산시의원들도 대폭 물갈이되는 것으로 공천판도가 전개되고 있다. 전직 국회의원 사람이라는 이유 등으로 42명의 시의원 중 절반 이상이 교체될 분위기이다. 일부 지역은 현역 기초단체장과 시의원 모두가 '아군'과 '적'이라는 국회의원들의 이분법에 낙천의 고배를 마시는 쪽으로 가고 있다.

공천판이 이렇게 돌아가자 낙천이 예상되는 몇몇 현역 구청장은 경선을 요구하는 기자회견까지 했다. 집무실을 뛰쳐나온 집단행동에 대한 시시비비는 일단 차치하고, 상황이 이런 식으로밖에 전개될 수 없는 지역의 정치수준이 한심하다. 의정 활동이 공천 과정에서 반영이 안 돼 낙천이 점쳐지는 시의원들은 자신을 내친 국회의원을 향해 비수를 품고 있다. 한나라당 중앙당은 이런 상황을 예상해 18대 총선 때 당 공천을 받은 특정 후보를 지지했다는 이유로 특별한 하자가 없으면 불이익을 주지 않도록 공천을 해달라는 공문을 지난달 각 지구당에 내려 보낸 바 있다. 그러나 이는 휴짓조각에 불과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국회의원들의 사감(私感)은 신진세력의 정치 진출을 어렵게 하고, 또 다른 보복을 잉태시키는 병폐를 낳고 있다. 국회의원과 구청장 간 갈등이 심한 기초단체는 지역민까지 서로 등을 지고 갈라설 판이다. 해당 지역 공무원들도 촉각은 온통 공천과 선거에 쏠려 있을 것이다. 이 모든 것이 한나라당 의원이 공천하면 당선이 보장되는 고질적인 정치 지형에다 수준 낮은 정치의식 탓이다. 국회의원이 바뀌면 '코드'에 따라 기초단체장 등이 교체될 수는 있지만 부산은 정도가 심하고 이번엔 특히 더 그렇다. 이런 '3류 정치'를 언제까지 지켜봐야 하나.

※사외 필자의 견해는 본지의 제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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