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데스크시각] 지방선거에 문화를 심어라 /남차우

개발공약 반이라도 지역문화 활성화로 채워나가는 출마자 어디 없을까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부산에도 마추픽추가 있다. 감천동 달동네가 '꿈을 꾸는 마추픽추'가 돼 입소문을 타고 있는 것이다. 지난 주말 지하철과 마을버스를 갈아타고 이곳을 찾았더니만 이런 말이 나올 만하다 싶었다. 마치 잉카제국의 마추픽추를 연상시켰고 외지인들이 이를 사진에 담으려 제가끔 각도 잡기에 여념이 없는 풍경이 그런 느낌을 더해줬다.

하늘 아래 첫 동네인 안창마을도 예술을 입고 있다. 비록 낡은 슬레이트집일망정 귀여운 강아지 등 다양한 형태의 문패들이 집집마다 붙어 있어 낯선 방문객들에게 미소를 머금게 한다. 상상력이 생명이나 다름없는 예술인들이 계단식 달동네를 마추픽추로 생각해내고, 고지대 마을에 생기를 불어넣은 것이다. 이런다고 뭐가 크게 달라지느냐고 되물을 수 있으나 문화 예술이란 게 원래 그렇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흥이 나게 하고 삶에 조그마한 불씨를 당기기도 한다.

지방선거가 50일도 채 안 남았다. 대선 총선과 달리 말 그대로 우리 고장에서 일 년 열두 달 얼굴 맞대고 일할 사람들을 선택하는 자리다. 각 정당 후보들은 제각기 부산 발전의 적임자임을 내세운다. 3선에 도전하는 현 시장은 자신이 그려놓은 그림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겠다는 포부다. 여기에 도전하는 다른 후보들은 '이대로는 부산에 미래가 없다'며 갈아야 한다고 일갈한다.

출마변이 어떻든 앞으로 토건식 발전공약 등으로 날을 지새울 게 뻔하다. 깊은 수렁의 지역정치구도 속에 선거철만 되면 틀어대는 또 다른 '대한 늬우스' 상영이다. 대선 총선과 지방선거는 성격이 확연히 다르다. 지역문제를 다루는 선거인 만큼 이번만은 문화정책이란 새 주제를 관객들에게 선보였으면 한다. 이전 선거에 전혀 없진 않았다. 단지 구색용이라 선거 후 현실 상황논리에 밀리기 일쑤였다. 매년 40억 원씩 출연한다는 약속이 2년 연속 절반으로 깎인 부산문화재단 재원이 그렇다. 이런 예는 말하기 입이 아플 정도다.

감천동이나 안창마을에 문화향기를 내는 데 1억~2억 원밖에 들지 않았다. 애초 예산타령의 대상이 될 수 없었던 문화사업이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나서 부산 달동네에 문화를 심었다. 중앙과 지방정부의 역할이 한참 뒤틀린 모양새다. 달동네가 이곳뿐인가. 이제 부산의 '산복도로 마을 르네상스'에 지방정부가 보란 듯이 솜씨를 보일 차례다.

지역 문제는 지역이 책임 있게 풀어야 한다. 지역 문화정책을 두고 갑론을박을 벌이는 모습을 보고 싶다. 후보들이 개발공약의 반의 반만이라도 문화에 신경을 쓴다면 모르긴 해도 이전과는 판이한 선거분위기가 조성되지 싶다. 선거판에 생기가 돌 거다. 부산시립미술관 부산문화회관 부산박물관을 부산 문화브랜드로 만들 복안을 갖고 서로 진검승부를 겨룰 수도 있다. 상대보다 나은 문화정책을 선보여야 하니 지역 문화예술인들의 지혜를 구하러 나설 것이다. 자연 지역 문화의 백가쟁명이자 문화 파시(波市)가 된다. 이것만으로도 이번 선거는 좋은 '문화'라는 주물을 생산할 용광로 역할은 다한 셈이다.

'일자리 창출' 등 경제성 공약은 듣기 그럴싸해도 솔직히 부산으로선 한계가 있다. 지역 경제 차원에서 촉각을 세워야 하지만 이게 전부인 양 해선 곤란하다. 지금 지역 문화계는 지역민들과 함께 숨쉬고 지역을 소재로 한 창작활동이 뜨겁다. 부산의 역동성를 살린 국악 창작곡 '부산아리랑'이, 보수동 책방골목이 연극으로 사진전으로 지역 예술인들의 손에 의해 작품화하고 있다. 늘 그랬지만 지역의 유의미한 창작물들이 물거품 신세다. 옥을 다듬고 꿰는 행정의 손길이 절실하다. 도시 브랜드를 하늘을 찌르는 건물에서만 찾지 말고 문화로도 눈을 돌려야 한다.

이번 선거에서 문화정책이 주요 쟁점이 된다면 그 자체로 선거문화의 성숙이다. 이는 내 고장은 안중에 없고 서울시장이 누가 되느냐에 더 관심이 쏠리는 희한한 우리 선거문화를 곧추세우는 길이다. 선거 때마다 듣는 지겨운 메뉴들은 좀 정리해 문화로 한판 멋지게 붙어 부산발 선거 신바람을 일으키길 후보들에게 기대한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영상]이순신 장군의 가장 오래된 '이것'이 부산에 있다고?
  2. 2대단지 아파트 입주 앞두고.. 사하구, 장림유수지 '악취 전쟁'
  3. 3강남 역삼동 여성 납치살인 사건, 피해자 재산 노린 계획범죄
  4. 4[르포]부산 온 ‘떠다니는 군사기지’ 美 니미츠함 직접 타보니
  5. 5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에서 제주 4·3 추념식 거행
  6. 6'무법자' 취급 배달라이더, 반찬들고 골목 누비는 사연
  7. 72023 장유누리길 걷기축제, 참가자 3배 늘었다
  8. 8토마토 줄기 잘랐더니 '딸깍'?…1시간 동안 30~50번 소리 내 무슨 일?
  9. 9시장 관사 물건 경매 '후끈'... 대통령 미용의자 '300만 원'
  10. 10질병청에 지친 백신 피해자들 '눈물의 공연' 시작…"이제 알리면서 싸울 겁니다"
  1. 1[르포]부산 온 ‘떠다니는 군사기지’ 美 니미츠함 직접 타보니
  2. 2민주당 ‘원전 오염수 해양방출 저지대응단’ 후쿠시마 방문 추진
  3. 3후쿠시마수산물 수입 논란까지…尹 대일외교 부정여론 60%
  4. 4윤 대통령 통영 '수산인의 날' 첫 참석 "수산물 세계화 영업사원 되겠다"
  5. 5전봉민 563억 급감…‘국회의원 재산 1위’ 안철수에 내줘
  6. 6與 하영제 체포동의안 가결…민주 내로남불 비판 거셀 듯
  7. 7尹 대통령 지지율 4%p 떨어진 30%…작년 11월 이후 최저치
  8. 8“패스트트랙은 꼼수” “김 여사도 특검해야” 법사위 신경전
  9. 9日 후쿠시마 원전 내부 손상 심각, 대통령실 "후쿠시마 수입 없다" 또 강조
  10. 10국힘, 부산찾아 2030엑스포 총력 지원 다짐
  1. 1미국, IRA 세부지침 확정…韓정부 "불확실성 상당 부분 해소"
  2. 2[종합] 무역수지 25년 만에 13개월 연속 적자…반도체 34%↓
  3. 31061회 로또 복권 1등 11명…각 24억 2276만 원씩
  4. 4‘엑스포 무대’ 북항 2단계 준공 2년 앞당긴다
  5. 5대체거래소 예비인가 1곳 신청…경주·전북도 유치전 가세
  6. 6[종합] 전기·가스요금 인상 전격 보류…"한전 등 자구책 우선"
  7. 7지산학 협력으로 고용창출…부산 5년 간 1조 투입한다
  8. 8산업부 "전기·가스료, 당분간 1분기 요금 그대로 적용"
  9. 9한일재계 엑스포 협력모드…부산서 140명 유치전 머리 맞댄다
  10. 10[차호중의 재테크 칼럼]국민연금 추가납부 할까 말까?
  1. 1대단지 아파트 입주 앞두고.. 사하구, 장림유수지 '악취 전쟁'
  2. 2강남 역삼동 여성 납치살인 사건, 피해자 재산 노린 계획범죄
  3. 3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에서 제주 4·3 추념식 거행
  4. 4'무법자' 취급 배달라이더, 반찬들고 골목 누비는 사연
  5. 52023 장유누리길 걷기축제, 참가자 3배 늘었다
  6. 6시장 관사 물건 경매 '후끈'... 대통령 미용의자 '300만 원'
  7. 7질병청에 지친 백신 피해자들 '눈물의 공연' 시작…"이제 알리면서 싸울 겁니다"
  8. 8양산시, 원자력안전교부세 신설 나선다
  9. 9부산 찾은 이태원참사 진실버스…"특별법 제정 이뤄낼 것"
  10. 10코로나19 신규확진 1만 명대…일주일 전과 비슷해
  1. 1프로야구 ‘플레이볼’…롯데·두산 4월 1일 개막전
  2. 24강 6중…롯데 다크호스 될까
  3. 3서튼 “디테일 야구로 거인 팬들에게 우승 안기겠다”
  4. 4유럽파 ‘클린스만의 그들’ 리그서 골 사냥
  5. 5“비거리 고민하는 골퍼, 힘빼고 원심력으로 공 쳐야”
  6. 612초내 투구…경기시간 줄여 박진감 높인다
  7. 7LIV골프투어는 모래지옥?
  8. 8대한축협 '기습 사면' 사흘만 결국 철회, 비난 들끓자 백기든 모양새
  9. 9롯데, 이승엽의 두산과 첫 맞대결…팬들은 가슴 뛴다
  10. 10류현진 ‘PS 분수령’ 7월 복귀
주민이 직접 설계하는 지방자치단체 구성
불신 큰 지방의회 권한 확대? 다수당 견제책 등 선결돼야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황령산 봉수전망대에 보내는 간곡한 바람
더불어 살며 지켜가야 할 피란수도 부산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자연의 법, 인간의 법
낙동강 녹조를 그대로 둘 것인가
기고 [전체보기]
간호법 반대 의견에 귀 기울여야 하는 이유
주민과 함께, 보다 긴 호흡으로
기자수첩 [전체보기]
동계체전, 국내 최고 겨울 스포츠대회 맞나
학교 신축 공기지연, 노조 탓만 할 수 있나요?
김갑수의 생각 [전체보기]
한일회담, 그들의 영구집권은 가능할까?
한국은 여기까지다
김석환의 이미 도착한 미래 [전체보기]
3차 세계화, 우리는 괜찮을까
‘죽어도 자이언츠’를 보면서
김용석의 시사탐방 [전체보기]
“거울아, 거울아!” 그 중독의 마법
선인장 가시와 ‘나의 불안전 불감증’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세계박람회 왜 부산인가?
문화자산을 물려받는다는 것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선택적 추모’를 넘어
가덕신공항과 수도권 일극 체제
도청도설 [전체보기]
통영국제음악제
엑스포 응원가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제주 구엄리 돌염전
아재들의 건승을 빕니다!
사설 [전체보기]
학력 신장과 지·산·학 혁신은 부산 인재 키우는 밑거름
대중교통비 돌려준다지만 요금 인상 빌미라면 곤란
세상읽기 [전체보기]
큰 기대에 쉽게 기대지 말자
우리 곁의 ‘다음소희’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 지출의 원칙과 난방비 지원
의사 인력 확충의 올바른 방법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새로운 해양시대
이해인 수녀 '기도의 창가에서' [전체보기]
신발을 신으며 배우는 겸손
매화 앞에서, 슬픔 앞에서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한반도에 새로운 국제질서가 등장하고 있다
위태로운 중국의 미래
인문학 칼럼 [전체보기]
원도심은 지붕 없는 박물관?
잃어버린 웃음을 찾아서
장병윤의 대안 모색 [전체보기]
원전에 미래를 맡길 수 없다
다시 블랙리스트
전호환의 두잉세상 [전체보기]
세계의 대전환, 2030 부울경세계박람회
근고지영
차재원의 정치평설 [전체보기]
대통령의 초심
새해엔 선거개혁 위한 결단 기대한다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봄의 낭만에 대하여
살며 사랑하며 배우며
특별기고 [전체보기]
한일관계, 기초 제대로 잡아가야
내 고향은 부산입니더!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두 마리 토끼, 콘골트
오케스트라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의재 허백련의 한국적인 산수화
이당 김은호의 ‘매란방’
CEO 칼럼 [전체보기]
재편된 마이스 시장에서 생존 전략은
ESG경영 골칫거리 해결한 시스템
  • 유콘서트
  • 다이아몬드브릿지 걷기대회
  • 제11회바다식목일
  • 코마린청소년토론대회
  • 제3회코마린 어린이그림공모전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