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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프리즘] 북한의 불안정에 대비해야 한다 /조경근

北군부 돌출행동은 군과 실용파 양날개 균형이 깨졌음을 입증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0-04-25 19:50:09
  •  |   본지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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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가지 조짐들이 북한 내부가 불안정한 상태로 나아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첫째, 화폐 개혁의 실패다. 북한은 작년 11월 30일 화폐개혁을 전격 단행했다. 구화폐와 신화폐의 교환 비율을 100대 1로, 1인당 교환액을 10만 원으로 제한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화폐 개혁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이 높아지자 무마책으로 노동자 월급과 노인 연금을 교환조치 이전의 액면 금액으로 지급했다. 노동자 월급과 노인 연금이 100배 상승한 것이다. 농민들에게도 가구당 신화폐로 1만4000원 상당의 장려금을 지급했다. 거액의 목돈에 불만이 주춤한 것은 잠시였다.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 물가가 30배 이상 폭등하는 초인플레이션이 발생했다. 가격 폭등으로 쌀조차 구하기 어려워진 주민들은 당국에 대한 불만을 공개적으로 표출했다. 결국 북한 당국은 시장에 대한 가격 통제를 해제하고 책임자인 노동당 재정경제부장 박남기를 해임했다. 김정일 위원장으로 상징되는 당국과 시장으로 대변되는 주민 간의 일종의 전쟁은 주민의 승리로 끝났다. 이는 김 위원장이 지닌 상징성과 통제력에 이상과 한계가 생겼음을 보여준다.

둘째, 금강산 소재 남측 부동산에 대한 동결 조처다. 지난 3월 18일 북한의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는 통일부와 현대아산에 통지문을 보내 3월 25일부터 실시할 금강산 관광지구 내 모든 남측 부동산에 대한 조사에 소유자와 관계자의 입회를 요구했다. 응하지 않을 경우 부동산 몰수와 금강산 입경제한 조치 등을 취하겠다고 밝혔다. 이명박 정부가 그동안 지속해온 정책노선을 쉬 바꿀 것 같지 않기 때문에 북한은 또 다른 강제 조처들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강경 자세는 김대중, 노무현 정부 같지 않은 현 남한 정부의 대북 노선에 대한 당연한 반응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 북한 내부에 부분적으로 존재하던 협상파가 적어도 현재로서는 완전히 힘을 잃었음을 뜻한다. 그리고 이것은 김 위원장이 자신의 권력과 체제 안정 그리고 북한의 변화를 위해 경쟁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군부와 실용파의 두 날개 중 하나가 기능하지 않음을 의미한다. 북한의 강경 일변도 지속은 안으로 사회를 더욱 경직화하고 밖으로 북한을 둘러싼 국제상황을 악화시켜 결국 북한의 불이익을 증대시키는 부메랑이 될 가능성이 크다. 즉, 합리성과 균형감을 가진 정책 선택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셋째, 천안함 사건이다. 천안함 침몰에 북한이 연루되었다는 증거는 아직 없다. 북한은 4월 17일, 사고 후 처음으로 밝힌 공식입장에서 "불상사를 우리와 연계시켜 보려고 어리석게 획책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만약 이번 사건이 북한과 관련이 있다면 더욱 그렇지만, 작년 11월 10일 서해 대청도 인근에서 벌어진 남북 교전은 북한 군부의 영향력이 이전에도 컸지만 김 위원장의 건강 악화 이후 더욱 커졌음을 보여준다. 그리고 충성 경쟁을 명분으로 김 위원장의 허락 없이 움직이는 군부의 여지가 커졌음을 짐작게 한다. 작년과 올해 북한이 마주한 대내외 환경의 복잡성을 감안한다면 북한이 정치적 사고의 행동을 해야지 군사적 사고의 행동은 자제해야 한다. 그런데도 북한은 자신에게 플러스가 아니라 마이너스가 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미국 CIA 한국지부장을 역임한 제임스 딜레이니 미 국방연구소 상임고문은 "한미가 (북한 소행이란) 증거를 확보해 국제사회에 제소하면 중국 러시아도 동참하지 않을 수 없으며 그 밖에 북한을 돕거나 거래해온 나라들도 평양과 거리를 둘 수밖에 없어 결국 북한이 패배자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치의 통제를 벗어난 군부의 행동은 적어도 지금으로서는 국제사회에서의 북한 입장을 더욱 어렵게 만들 뿐이다. 북한의 군사적 돌출 행동은 따라서 북한의 불안정함을 역설한다고 하겠다.

북한의 불안정성 확대는 경제적 어려움과 김 위원장의 건강 악화에 기인한다. 이 두 요인에서 획기적 반전을 기대할 수 없다면 북한의 안정화도 기대하기 어렵다. 그래서 이에 대한 대비가 절실하다. 북한의 불안정 심화에 대비하지 못하면 한반도는 큰 위기에 봉착할 것이다. 경성대 교수·기획조정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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