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문 문화면의 4월은 천안함 사건의 중압감에 크게 짓눌리지 않고 문화계의 분주한 움직임을 전해주었다. 1일자에서 부산국제연극제 개최 소식을 전하는 것을 시작으로, 6일 '부산 화랑가에 봄이 활짝 피었습니다'에서는 주요 갤러리에서 마련된 봄 테마 전시회들을 소개했고, 15일에는 월드스타 강수진이 부산국제무용제 홍보대사를 맡았다는 소식으로 무용제에 대한 관심을 갖게 했다. 그 밖에 수시로 접할 수 있었던 부산국제영화제 관련 기사, 동래민속예술축제, 클레이아크 기획전 소식, 김해가야문화축제 창작 뮤지컬 그리고 문화재 기사 등은 바깥에서 미처 느끼지 못했던 봄의 기운을 느끼게 해 주었다.
13일자 문화면에 '가슴시린 미성엔 한국적 한과 슬픔이…'란 제목으로 가수 조관우 콘서트를 알리는 기사가 큰 사진과 함께 실려 있었는데 매주 금요일 '주말엔'을 통해 연예관련 기사를 볼 때와는 또 다른 맛을 느낄 수 있었다. 아직도 대중음악이나 텔레비전 드라마 같은 대중문화 분야가 문화면에 자리 잡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특히 지역신문이 더 그러한데 이는 지역에서 생산되는 대중문화의 결과물들이 빈약하고 대중문화의 생산과 소비에서 지역이 소외되고 있는 현실 때문이기도 하다. 국제신문이 대중문화를 대하는 장면도 그리 다르지 않았다고 본다. 대중문화를 별도 섹션에서 지역성 없는 내용들로 채워 다루기보다 지역성을 품은 대중문화의 모습들을 포착해서 다루어 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리 지역에서도 대중문화 분야의 활동은 분명히 있을 것이고 그것을 찾아내 조명하는 것은 지역 언론만이 할 수 있는 일이 분명하다. 앞으로 우리 지역의 대중문화 소식을 문화면을 통해 한 번씩 접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국제신문의 '현장과 시각'은 기자가 문화의 현장에 깊숙이 들어가 그 숨결을 그대로 전달하는 리뷰 성격이 강한 코너이기에 즐겨 읽는다. 1일 '중견 춤꾼 이정화, 이윤혜 첫 개인공연 후', 6일 '현대무용 주-ㅁ 공연 ', 28일 '부산국제즉흥무용춤공연 컨택 임프로비제이션' 등이 그것이다. 세 기사 모두 짧은 기사 안에서 현장분위기 전달과 비평 그리고 기자 개인의 절제된 감상까지 느낄 수 있어 만족스러웠다. 그런데 세 번 모두 춤 공연만 다루었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20일은 장애인의 날이었다. 사회 전체가 천안함 사건 때문에 정신이 없는 터라 관심에서 멀어진 부문들이 어디 한두 군데겠냐만 1년에 딱 한 번 213만 명(2008년 보건복지부 통계)의 등록 장애인, 혹은 400만 명(미등록 장애인 포함)으로 추산되는 전체 장애인들에게 잠깐 관심을 보이는 날인데도 국제신문의 관심은 매우 형식적이었다. 20일자 10면의 3분의 2를 할애해서 '오늘 장애인의 날, 이들을 울리는 현실 2제'를 특집으로 다루었다. 취업과 직장 내 차별 그리고 이동권 문제가 그 내용이었는데 장애인단체에서 오랜 기간 문제를 제기해 온 것이어서 신선함을 주지는 못했다. 다만 유니버셜 디자인의 개념을 자세하게 소개한 점은 그나마 아쉬움을 달래주는 부분이었다.
19일자 문화면의 기사 한 꼭지는 우리사회에 퍼져있는 장애인에 대한 시각에 슬그머니 제동을 걸어주는 것 같아 매우 고무적이었다. 등단 27년 만에 첫 시조집을 펴낸 김소해 시조시인을 소개하면서 온전히 작가의 문학적 성과와 작가적 일상만을 다루고 있다. 우리 사회에는 '장애인 예술'과 '장애인 예술가'라는 차별적이고 위계적 구분이 있다. 예술 창작은 신체적 장애와 무관한 것인데도 그것이 마치 근본적인 질적 차이를 낳는 요소인 것처럼 확신하면서 편협된 구분을 당연한 듯 방치했다. 그리고 아직도 그 구분법은 여러 곳에서 유효하게 작동되고 있다. 19일 기사가 고무적으로 읽힌 이유는 그 구분법을 슬쩍 비켜 가면서 무력화하려 하고 있다는 점이다. 신문 문화면을 읽으면서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것이 바로 이런 경우가 아닌가 생각한다.
6·2 지방선거는 어떤 식으로든지 지역 문화계에 영향을 줄 것이 분명하다. 5, 6월 국제신문의 문화면에서 지역문화와 정치의 관계를 엿볼 수 있는 기사를 만날 수 있었으면 한다.
민족미학연구소 사무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