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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출렁이는 한국의 바다 /이재호

한중일 세 나라 분쟁 씨앗 품은 삼해의 중요성 정부 절감해야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0-05-31 21:08:15
  •  |   본지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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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침몰로 온 나라가 요동칠 때 일본 정부는 초등학교 교과서에 독도는 일본 땅이라는 것을 명기하도록 하는 지침을 내렸다.

독도는 한국과 일본 두 나라에 뜨거운 감자다. 독도가 한일 간 분쟁지역이 되고 일본이 자국령이라고 주장하는 근거는 패전 후 일본의 영토 처리에 관한 샌프란시스코조약에 있다. 조약 제2조는 '일본은 한국의 독립을 승인하고 제주도 거문도 울릉도를 포함한 한국에 대한 모든 권리를 포기한다'라고 되어 있기 때문에 일본은 이를 근거로 조약에서 독도를 일본 영토로 인정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독도가 조약 명문에 열거한 섬에서 빠져있기 때문에 일본 영토라는 것이다. 이런 논리라면 일본은 샌프란시스코조약에서 포기한 쿠릴열도 중 일본 북방 4개 섬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으므로 샌프란시스코조약을 영유권의 근거로 주장하면 자기모순에 빠지게 된다.

섬이 드문 동해에서 독도는 전략적으로 중요한 곳이다. 섬은 영해와 경제수역을 가지며 주변의 광대한 대륙붕에 대한 권원이 된다. 따라서 한국은 독도에 대한 실효적 지배와 함께 한일합방이 있었던 1905년 이전에 조선이 독도를 지배했다는 것을 입증해야 할 것이다.

최근 중국이 북한 나진항을 임차하여 항만을 건설한다는 보도가 있었다. 중국 동북지방이 개발되지 못한 것은 동해로의 출구가 막혀 있기 때문이다. 중국이 동해로 진출하게 되면 그 파급효과는 가늠하기 어렵다. 나진항이 중국과의 국경지대에 있다는 것을 주목해야 한다.

이어도를 제주도 아래쪽 바다에 있는 있는 섬으로 알고 있는 이들이 더러 있다. 하지만 국제법상 섬이 되려면 밀물 때 수면 위로 노출되어야 하므로 이어도는 섬이 아니고 간출지(刊出地)이다. 이어도가 중요한 것은 해저에 7개 해저광구의 대륙붕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박정희 정부 시절인 1970년 '해저광물자원법'을 공포하여 한반도보다 넓은 30만 ㎢의 해저광구를 선제적으로 설치했다. 이후 일본과의 분쟁 끝에 1974년 '한일대륙붕협정'을 체결하여 광대한 대륙붕을 확보하였다. 이어도는 이 대륙붕 위에 있는 간출지이며 한국의 시설물이 있다. 이어도가 중국 땅이라는 주장이 중국으로부터 제기되고 있다. 후발주자인 중국이 '한일대륙붕협정'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미래의 태도를 암시한다. 실제로 중국과 일본은 대륙붕의 경계확정을 두고 치열한 대결을 벌이고 있는데 박 대통령 이후 역대 한국정부는 대륙붕에 관심조차 없었다. 남해는 장래 한중일 간에 분쟁의 바다가 될 소지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서해는 현재 한국과 북한 간의 분쟁의 바다이다. 한국정부와 UN은 휴전 후 연평도 등 서해5도를 포함한 북방한계선(NLL)을 선포했다. 일종의 바다 휴전선이다. 북한은 북방한계선을 인정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군사경계수역'을 선포하고는 끊임없는 도발을 해오고 있다. 2002년의 연평해전과 이후 대청해전은 북방한계선을 두고 벌인 대결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연평해전은 역사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가진 해전이다. 이 해전에서 남북한의 군사력 격차가 완연히 드러났고 북한이 군사력으로 한국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북한 군부의 강경파들도 알게 되었을 것이다. 이런 중요한 전투에서 전사한 장병과 유족들에게 한국 사회와 정부는 너무 무심했다. 오죽하면 유족들이 미국으로 이민을 가버렸을까. 연평해전의 전사자들이야말로 진정한 영웅이었다. 국민들은 이 젊은이들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천안함에서 죽어간 46명의 꽃다운 젊은이들을 영웅이나 용사라고 부르면서 책임을 져야할 사람들이 뒤로 숨는 것은 이 안타까운 젊은이들을 두 번 죽이는 일이다. 진보정부의 대북정책이 '퍼주기'라고 비난을 받았지만 현 정부의 '북한 길들이기'는 천안함 사태로 기로에 섰다. '퍼주기'와 '길들이기'의 변증법적 합일은 없는 것인가. 장래에 대륙붕과 경제수역을 두고 한중일 간에 분쟁이 발생할 소지가 많다.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을 정도의 해군력과 이를 뒷받침할 공군력이 필요하다. 한번 기습에 당황하여 계속되어온 대양해군 전략을 특수전 위주의 전략으로 바꾸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동해 남해 서해 등 한국의 삼해는 출렁이고 있다. 삼해 모두 중요하고 모두 분쟁의 씨앗을 안고 있다는 것을 정부는 절감해야 한다.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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