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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부산시장님께 - 지식경제의 선봉에 서십시오 /박성조

지식은 쓰면 쓸수록 불어나는 경제요소

부산의 미래 위해 패러다임 변혁해야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0-06-22 20:39:52
  •  |   본지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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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임기를 시작하는 시장님께 축하를 보냅니다. 반세기 타향살이를 마치고 2년 전 귀향한 뒤 고향 부산의 미래에 관해 고민해 왔습니다. 오늘은 시장님과 같이 고민을 나누고자 합니다.

시장님!

4년간 '유령'이 되십시오. 유령은 박지성 선수가 '더 큰 나를 위해 나를 버리다'라는 책에서 세계적 선수가 되게 한 비결로서 '(축구장) 어디든 나타난다'는 뜻입니다. 이것이 그를 바로 산소탱크로 만든 것입니다. 시장님이 부산의 어디든 가라는 말이 아니고 지역, 인간 및 인간의 조직을 넘어 존재하는 지식을 선도하라는 말입니다. 지식은 보이지 않고, 잡을 수도 없는 '유령' 같습니다. 시장님이 부산의 지식경제화를 선도한 리더로 우리의 기억에 남아주세요. 지금 세계는 지식경쟁에 매몰돼 지식이라는 유령을 잡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의 미래가 밝지 않다는 전문가들의 말은 바로 한국이 지식경제화에 뒤지고 있다는 말이 아닙니까.

외국에서 산업화시대 낙후됐던 도시가 다시 살아나는 것을 보았습니다. 예외 없이 그 도시들의 시장은 지식경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실천에 옮겼습니다. 뮌헨, 마르세유, 바로셀로나, 밀라노, 예테보리 등 유럽의 제2의 도시들은 외부 지원에 의존하지 않고 자생력을 키웠습니다. 그들은 인프라에만 치중하지 않았습니다. 지식창출과 발전을 선도적 산업으로 생각했습니다. 지식은 쓰면 쓸수록 불어나는 경제적 요소로서 디자인, 소프트웨어, 특허, 청사진, 연구·개발 활동 등으로 표출됩니다.

지식경제를 앞세운 도시들에서는 새로운 지식이 문화, 예술, 스포츠 등에도 연결되어 복합적인 유발효과를 창출했습니다. 이러한 발상은 아이디어 폴리스(Ideopolis) 콘셉트를 낳게 했습니다. 아이디어 폴리스는 인프라, 선도적 지식산업, 문화·예술·스포츠가 불가분리의 삼위일체를 이룹니다. 한쪽에만 편중하면 도시는 쇠퇴합니다. 관광사업에 치중한 볼티모어, 인프라에만 치중한 피츠버그, 외부의 협조에 의존한 베를린 등이 산 증거입니다.

시장님!

시장님은 부산 발전에 시민들의 적극 참여를 전제하지만 그것은 감성적인 열광이 아니라 이성적인 공감대를 이루어내야 한다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즉 ' 같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똘똘 뭉쳐야 합니다'. 한국 민주주의의 십자가가 바로 이성적 공감대를 달성하는 것 아닙니까. 그러기 위해서는 외부지원 없이도 부산의 내재적 힘을 융합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드십시오. 계기를 만드는 것은 간단합니다. 내재적 힘으로 부산을 지식경제의 메카로 만든다는 목표 설정입니다.

우리는 그간 많은 다리, 도로, 고층건물 등을 지었습니다. 이제 부산은 중소기업이 고부가가치 상품과 서비스를 산출할 수 있도록 지식과 기술을 제공해야 합니다. 시장님은 지식경제화의 가장 주요한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부산시는 한국에서 유일하게 어떠한 지식자산 (knowledge assets)이 은닉되어 있는지 5000명의 고급인력을 데이터화하는 작업 (부산지식네트워크)을 시작했고, 동시에 부산에 진출한 외국기업, 외국대학분교, 다국적기업 교육센터, 연구개발센터 등과의 네트워킹도 곧 구축해야 할 것입니다. 이것이 기업들이 명품을 만드는 데 필요한 지식을 공급할 수 있는 원천으로 발전하기를 기대합니다. 수사적 애향은 그만둡시다. 다 같이 샘물을 파는데서 정체성을 찾아야 합니다.

시장님은 행운아입니다. 부산은 다른 도시와는 달리 글로벌경쟁에 필요한 지식과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국제행사들, 다국적기업과 대학의 산학협동, 다국적기업들의 활발한 투자와 첨단기술교육센터 등을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이들을 합쳐 고급인력 풀 (talent pool)을 만드십시오. 정치인으로, 지도자로서 가장 못난 사람이 지난 일을 되풀이하는 것이라고 전 독일 수상 슈미트는 말했습니다. 세계적으로 알려진 독일의 지식·문화도시 뮌헨, 환경도시 프라이부르크, 생명공학도시 하이델베르크는 그곳 시장의 패러다임 변혁 덕택이었습니다.

시장님!

미래에 관한 토론을 그만두고 우리 다 같이 시장님이 앞장 서서 부산의 미래를 만듭시다.


베를린자유대 종신정교수·동아대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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