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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각] 산복도로 유네스코 등재 공약 /남차우

문화가 경제를 살찌우는 시대… 멋과 품격 갖춘 시정 찾아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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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남식 부산시장은 꼭 일주일 후인 7월 1일부터 민선 5기 시장으로 일을 하게 된다. 부산 최초 3선이자 '강산도 변한다'는 10년 세월의 임기를 채울 출발점에 서는 것이다. 이전의 두 차례 선거와 확연히 달라진 민심을 접한 허 시장은 선거운동 때 못지않은 시민 접촉을 강화하며 여론수렴에 적극적이다. 시 조직도 대수술을 가해 달라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부산시가 어떻게든 달라지긴 달라질 모양이다. 허 시장이 요즘 부쩍 복지 분야를 적극 챙기는 것만 봐도 그렇다. 선거 공약을 충실히 시정에 반영하겠다며 공무원들에게 긴장감을 불러놓고 있다. 그동안 이러저런 개발이란 이름 아래 '몸집 불리기' 행정 위주에서 변화를 예고한다. 그런 점에서 선거 때 표방한 문화정책도 주요 시책으로 작동하리라 기대된다.

허 시장의 선거공약집을 보면 눈길을 사로잡는 게 있다. 산복도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추진이다. 산복도로와 주변지역 마스터플랜을 내년까지 마련하고 동시에 내년부터 곧바로 산복도로 르네상스사업 시행에 들어간다는 계획까지 잡았다.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며 시내버스조차 가길 꺼리는 산복도로 달동네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극하는 날을 꿈꾸게 되다니. 선거용이라곤 하지만 너무 나간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솔직히 없진 않다.

앞으로 추진 계획이 어떻게 꾸려질지 더 지켜봐야겠지만 기자는 허 시장에게 차제에 이것 하나만은 주문하고 싶다. 이왕 말이 나온 이상 현실성 있게 다듬어 부산의 문화정책 모토로 삼자는 거다. '기업하기 좋은 도시' 구호가 우리 공직사회에 기업과 경제에 대한 인식을 확 바꿔놓았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업 비위 맞추기란 말이 나올 정도로 공직사회에 경제 마인드를 심었다.

시가 생각하는 '산복도로 르네상스'는 공간재생, 문화재생, 생활재생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산복도로 달동네 주민들이 서울식 뉴타운개발 방식으로 보따리 싸서 떠나게 하지 않겠다는 얘기다. 이는 듣기는 좋으나 여건 타령하며 용두사미로 그칠 공산이 짙다. 공직사회에 인이 박인 '도시정비' 사고가 지배하는 한 그렇다. 시정에 문화 마인드를 불어넣는다면 큰 힘이 되지 싶다.

허 시장은 시정을 꿰뚫고 있다. 또 적어도 사무관급 이상 공무원들의 자질도 꿰고 있을 터다. 새로 사업을 익히고 사람을 파악하는 수고는 하지 않아도 된다. 이는 역으로 시장이 어느 자리에서 어떤 말을 하느냐에 따라 공무원들이 잽싸게 그 의중을 좇아 일을 하게 된다는 걸 의미한다. 이런 호조건을 살려야 한다. 시장이 '산복도로 르네상스'를 위해 이것저것 주문하고 챙기면 확 달라진다. 산복도로 사업만이 아니라 시정 전반에 새 기운이 돌 게 틀림없다. 지역의 문화단체나 문화계 인사들과도 자주 만날 일이다. 인적 역량이자 지식창고인 지역 대학 교수들과도 허물없는 자리도 가져야 한다. 지역 기업인 만나듯 지역 문화계 사람들과 접촉 빈도를 넓히라. 이럴 때 시민들이 체감하는 시정의 변화는 앞당겨지게 마련이다.

'몸집 불리기'란 판에 박은 행정 마인드 일변도로는 있는 체력조차 건사하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이제 부산이란 고장에 멋과 품격을 갖추는 시정을 찾아 나서야 한다. 문화행정은 시대적 요청이자 다른 지역과 차별화 전략이기도 하다. 인천이 우리를 쫓아오고 있다고들 한다. 이런 인식에는 경제적 지표가 많이 작용하고 있다. 지역 문화적 잠재력에 눈을 돌려보자. 인천에는 학문과 문화의 집결체인 종합대학이 2개다. 부산은 7개나 있다. 지역 문화가 대학에 국한된 것은 아니지만 중요한 인자인 것만은 분명하다. 시가 문화 마인드로 제대로 무장한다면 얼마든지 활용할 자원은 충분히 널려 있다. 문화가 경제를 살찌우는 시대다. '산복도로 마인드'가 부산의 새 활로다.

'문화의 힘은 도시 경제를 좌우하고 경제력은 창조적인 문화의 능력에 달려 있다. 창조적인 문화가 발달한 도시에 사람과 자본이 모여들고 지속적인 발전이 가능하다.' 허 시장의 공약집 69쪽에 이렇게 적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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