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국제칼럼] 영남(嶺南)이라 부르지 마라 /박희봉

홀대받는 부산, 대구·경북과 달라

정치 성향 제각각… 함께 묶는 건 부당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영남(嶺南)이란 용어는 상당한 불쾌감을 동반한다. 문경새재를 경계로 경상도와 충청도가 갈리니 만든 말이긴 하지만 그 속에 낮춤의 뜻이 내포돼 있다. 북은 하늘이고 남은 땅을 뜻하기도 하니 내려다보는 시각이 엄연히 존재한다. 옛날에야 조령이나 죽령, 추풍령이 워낙에 넘기 힘든 고개이다 보니 붙여진 이름이겠으나 고속도로가 뚫리고 고속철도가 쌩쌩 달리는 오늘날에는 달갑지 않은 명칭이다.

요즘 들어 영남이란 단어가 거론될 때마다 거북함을 느낀다. 야당과 서울지역 언론들은 현 정부 고위직의 지방별 분포를 분석하면서 영남 독식을 거론한다. 경상도를 뭉뚱그려 그렇게 부르지만 이는 부당하기 짝이 없는 처사다. 그들의 눈에는 영남이 하나인지 모르겠으나 부산사람의 입장에서 볼 때 이건 영 아니다. TK와 PK로 구분하는 것도 맞지 않다. 울산이 이미 광역시가 됐으니 PK가 아니라 PUK라 해야 할 판이다.

이명박 정부 고위직 인사 분포를 한번 보자. 정부부처 장·차관급과 청와대 비서관 이상을 기준으로 할 때 10명 중 4명이 영남이고, 장·차관급 중 절반이 영남권과 고려대 출신이라는 게 주장의 요지다. 영남권으로 묶어서 말하면 틀린 이야기가 아니지만 부산과 울산은 억울하다. 장·차관과 비서관을 합쳐 대구·경북은 정권 초기 28명에서 38명으로 급증했다. 경남도 19명에서 17명으로 줄긴 했지만 여전히 비중이 크다. 부산은 3명에서 7명으로 다소 늘어났고 울산은 단 1명만 이름을 올렸을 뿐이다.

부산과 울산의 인구를 합치면 근 500만 명에 육박하는데 오히려 지나치게 비중이 낮다. 대구는 물론 강원, 충남, 전남, 전북보다 숫자 자체가 훨씬 적다. 한마디로 푸대접을 받고 있는데도 영남이란 이름으로 묻혀가서야 되겠는가. 질적으로 따지면 위상에 더 떨어진다. 청와대에는 김희정 전 의원이 대변인을 맡고 있을 뿐 나머지는 과학기술비서관이 전부다. 정부 부처도 국방부 차관, 방위사업청장에다 감사위원, 인권상임위원 정도다. 조현오 경찰청장 후보는 아직 불확실하니 숫자에 포함하는 게 무리가 있다.

MB정부 초기에는 그나마 강만수 지식경제부장관이 있었고, 청와대 개편 이전에는 박형준 정무수석이 있었다. 이후 숫자가 다소 늘긴 했지만 핵심에서 벗어나 있으니 부산 출신 인사들을 영남권으로 함께 묶어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일부 핵심적 위치에 진입했던 이들도 부산사람이라고 보기엔 어딘지 껄끄럽다. 그들의 사고가 이미 지역이 아니라 중앙으로 굳어져 있기 때문이다.

사실 따지고 보면 이 정부에서 부산사람을 중용할 까닭도 별로 없다. 지난 2008년 5월 30일 실시된 제18대 총선 부산지역 선거에선 친이계가 몰락하고 친박계가 대거 당선됐으니 달가울 리가 있겠는가. 게다가 지난 지방선거에서도 한나라당에 대한 지지도가 예년만 못했다. 그러니 현 정부가 부산을 경원시하는 것도 인지상정인지 모르겠다. 이런 상황에서 인사의 편향을 이야기하면서 부산을 끼워넣는 것은 전혀 설득력이 없다.

두 지역은 정치적 배경이나 성향 자체가 완전히 판이하다. 박정희 정권이 들어선 1961년부터 전두환, 노태우 정권이 끝난 1993년까지 무려 30여 년간 권력을 틀어쥔 쪽은 영남이 아니라 대구·경북이었다. 당시 부산은 야당도시로 일관했고 정치, 경제적 핍박도 적지 않게 받았다. 문민정부와 참여정부 때 부산·경남이 집권한 경험이 있지만 성격 자체가 완전히 달랐다.

이명박 정부 들어서도 부산사람들의 심정은 그리 살갑지 않다. 하고자 하는 일마다 정부에서 제동을 걸어 부산의 현안사업들이 대부분 표류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공항, 부산신항, 북항, 금융단지, 물류단지, PIFF 전용관 등 열거하면 끝이 없다. 현안이 대부분 국가적 과제인데도 정부의 지원은 찾아보기 힘들다. 현 정부가 부산을 성장억제도시로 묶고 있다는 비난이 나올 만하다.

이런 상황에서 부산이 마치 혜택을 받는 듯이 간주되는 것은 가당치가 않다. 부산이 핍박받은 지는 비단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니 그건 그렇다 치더라도 제발 영남이라고 싸잡아 이야기하지는 말았으면 한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4시간 쫓고 쫓긴 ‘부캉이 퇴거’ 작전…주말 그물로 재시도(종합)
  2. 2위용 드러낸 기장촬영소…부산 대작영화 길 열렸다
  3. 3서울대 경영동아리 출신 카르텔, 미공개 정보로 200억 부당이득
  4. 4충북 11.9% vs 부산 2.3%…반도체가 가른 경제성장률(종합)
  5. 5檢, 횡령 혐의 사상구 새마을금고 이사장 9개월 만에 ‘늑장 기소’
  6. 6첫 공소청 인사…부산광역청장에 이종혁 고검장
  7. 7北지뢰 1발 추가 발견…대북 방송 재개 등 상응조치 촉각(종합)
  8. 8“통합 논의 항만公 정부 지분, 지자체로 넘겨야”
  9. 9역시 안세영…AG 2번째 ‘금빛포효’(종합)
  10. 10새 광역단체장 재산 1위 김상욱 50억…전재수 6억(종합)
  1. 1北지뢰 1발 추가 발견…대북 방송 재개 등 상응조치 촉각(종합)
  2. 2“통합 논의 항만公 정부 지분, 지자체로 넘겨야”
  3. 3새 광역단체장 재산 1위 김상욱 50억…전재수 6억(종합)
  4. 4[속보] 김여정, ‘DMZ 북한 지뢰’ 발표 전면부인…“서울의 자작광대극”
  5. 5예상보다 무뎠던 검증 칼날…TP원장 후보 기술고도화 초점
  6. 6軍 “향후 발생 상황 모든 책임 전적으로 北에…책임있는 조치 강력 촉구”
  7. 7유엔사 “DMZ 지뢰 폭발, 정전협정 위반 판단”
  8. 8‘핵잠수함 특별법’ 국무회의 통과(종합)
  9. 9與 “미래기금으로 지방정부 지원 축소될 일 없어”
  10. 10국힘 ‘멱살’ 권영진 징계 수위 하향…총선 공천 신청 가능해져
  1. 1서울대 경영동아리 출신 카르텔, 미공개 정보로 200억 부당이득
  2. 2충북 11.9% vs 부산 2.3%…반도체가 가른 경제성장률(종합)
  3. 3삼정기업·삼정이앤시 회생계획 법원 인가…정상화 첫발(종합)
  4. 4부산지역 건축물 노후화 심각… 63.3%가 지은 지 30년 이상
  5. 5亞·유럽게임 대거 참가…지스타 판 커진다
  6. 6도토리 숲 언덕서 ‘휴식 한 모금’…바리스타과 겸임교수 깊은 손맛
  7. 7정부 '발전 5사 통합준비委' 발족…내년 10월 단일법인 출범
  8. 8해양·AI 중심 ‘플라이아시아’ 내달 개최
  9. 9“기장에 양성자 치료센터 짓자…우주산업 활용도 가능”
  10. 10파생상품·해양금융 미래, 부산서 답 찾는다
  1. 14시간 쫓고 쫓긴 ‘부캉이 퇴거’ 작전…주말 그물로 재시도(종합)
  2. 2檢, 횡령 혐의 사상구 새마을금고 이사장 9개월 만에 ‘늑장 기소’
  3. 3첫 공소청 인사…부산광역청장에 이종혁 고검장
  4. 4전재수 금품수수 의혹 증거인멸 前 보좌진 4명 유죄…1명 법정구속
  5. 5부산서 키운 대서양연어 첫 출하…“수입산 대체”
  6. 6영도구 문화도시 사업, 간부간 소송다툼도 확인
  7. 7혈세 쓴 도시재생 거점시설 2년간 텅텅
  8. 8부산·울산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6명뿐
  9. 9교실로 들어온 ‘북극항로’…지구본 만들며 배워가요
  10. 10윤산터널 돌발상황, AI 실시간 감지
  1. 1역시 안세영…AG 2번째 ‘금빛포효’(종합)
  2. 2공격에 쏟아붓다가 골문 열린 모레노호
  3. 3일본 대회운영 왜 이러나…한국 육상 남자 400m 계주, 판정 논란 딛고 동메달 지켰다
  4. 4큰 日날 뻔한 韓야구…日 아마추어 상대로 3-1 설욕전
  5. 5한동희 시즌 23호 홈런 '쾅'…롯데, 키움에 4-2 역전승
  6. 6큰 日낸 女핸드볼…결승서 일본 꺾고 8년 만에 우승
  7. 7중국에 두 번 진 이민성호, 이번엔 벼른다
  8. 8‘세계 최강’ 안세영, 배드민턴 女단식 금메달…아시안게임 첫 2연패
  9. 9수영·탁구·사격 부진…양궁이 ‘금빛 갈증’ 풀어줄까
  10. 10이소희·백하나 배드민턴 女 복식 24년 만에 금빛 스매시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인공지능 정렬’ 골든타임 놓치지 말라
자동화의 세상에서 지능화의 세계로
국제칼럼 [전체보기]
개헌 말하려면 헌법 준수부터
나림 이병주, 더 일찍 법(法)으로 통(通)했다
기고 [전체보기]
상어가 떠난 뒤, 북항에 남겨야 할 것
존엄 보장하는 부산형 청년보장제 되기를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영산회상, 불교음악에서 풍류음악으로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솔직할 수 있는 용기, 당신에게도 닿기를
히말라야의 경고
도청도설 [전체보기]
병역 혜택, 야구는 빼자
AI 설계 어선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공동선(Common Good)’으로서 간병 복지
직업병에 대한 자세, 무지와 고의 사이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지독한 집념이 세운 로컬 자산, 대한도기
사설 [전체보기]
부산불꽃축제 숙박료 폭등, 실효성 있는 대책 없나
지역기업 발목 잡는 획일적 세제, 현실에 맞춰야
세상읽기 [전체보기]
인공지능(AI)과 인류 멸종
북항 찾은 상어 ‘부캉이’와 잊힌 갈매기 ‘부기’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아트부산, 숫자 이후의 질문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행위별수가제와 인두제, 오해와 진실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한국이 가진 자산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6·3 부산시장 선거, 부동산 정책의 길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금가락지가 땅에 떨어진 형국, 곡전재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무(武)
의료 전문성이 병원 밖 나가는 길 열어야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어린이청소년경제아카데미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