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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각] 북항 재개발과 신항 수심 /구시영

공공지원 결여된 부산항 개발사업, 빛 좋은 개살구

강력한 지원 나서는 외국 정부 본받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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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항 개항 이래 최대 프로젝트로 불리는 북항재개발 사업. 외곽 호안 조성과 부지 매립 등 기반공사가 진행 중이지만, 상부시설을 담당할 민간사업자 재공모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안갯속에 휩싸여 있다. 지난해 유찰 등 진통 끝에 지난 7월 말 재공모를 공고하려다 국내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사태'의 후폭풍으로 재공모 일정을 무기한 보류했다. 사업구역 분할과 토지대금 분납 등 공모 조건을 크게 완화한 내용으로 지난달 25일 서울에서 투자유치 설명회를 열었으나 약효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특히 북항재개발 사업구역의 하부시설에 대한 국비 추가 지원은 오리무중이다. 당초 1000억 원에서 6200억 원으로 예산 규모를 늘리기로 했으나 실현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에 놓여 있다. 2008년 이명박 정부 출범 초기 북항재개발을 '한국형 뉴딜 10대 정책'에 포함시키며 '6200억 원 지원'을 내걸었던 것이 빈말이 될 지경이다. 정부는 항만재개발에 대한 재정지원 기준과 형평성 문제 등을 이유로 추가 지원 규모·시기에 대해 지금까지 이렇다 할 결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말만 앞서고 실행이 뒤따르지 못하는 셈이다.

부산시 역시 별 차이가 없다. '부산경제 중흥 10대 비전' 중 북항재개발을 2순위에 올려놓고도 예산 지원에 대해서는 뒷짐을 지고 있다. 부산항만공사(BPA)가 "북항재개발의 원활한 추진과 민간 참여를 위해서는 부산시 재정이 어느 정도 뒷받침돼야 한다"며 2014년까지 공원 조경과 마리나 시설 등에 1400억 원 지원을 요청한 것에 대해 부산시는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다. 부산항의 고부가가치 분야인 국제선용품유통센터 건립사업에 대해서도 마지 못해 지원을 검토할 뿐 확고한 의지가 없어 보인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그동안 부산시가 겉으로만 동북아 허브항만 육성과 해양수도를 내세울뿐 항만물류분야에 제대로 투자한 것이 뭐가 있느냐"는 불만이 많다. 2007년 부산지역에 기반을 두고 출범한 (주)부산국제항공(현 에어부산)에 25억 원을 출자한 부산시가 항만 쪽은 무신경한 게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국토해양부는 지난 6일 부산항 신항의 항로 수심(현재 15m)을 17m로 늘리기로 결정했다. 신항의 초대형선 유치와 경쟁력 향상 측면에서 볼 때 분명 반가운 조치다. 하지만 수심 17m 증심을 위한 준설사업의 완료 기간을 2016년 말로 잡았다. '컨테이너선의 초대형화 추세가 빨라지고, 파나마 운하 확장사업이 2014년 8월 준공될 예정이어서 신항 수심을 최소 2~3년 이내 17m로 확보해야 한다'는 분석을 감안하면 늦은 감이 있다. 이는 증심 준설 과정에서 나오는 준설토를 투기할 장소를 미리 확보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부산해양항만청은 지난 7월 16일 부산항경쟁력촉진협의회에서 항만단체의 17m 증심 요청에 대해 "16m로도 충분하다"며 난색을 보이다 2개월도 안 돼 '17m 증심'으로 돌아섰다. 따라서 이번 결정이 신항 수심 문제에 대한 언론의 계속된 지적 등 비판 여론을 의식해 급작스럽게 이뤄졌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세계적인 해양관광지로 거듭난 호주 시드니 달링하버의 재개발 사업이 성공한 요인은 정부의 강력한 뒷받침(재정 지원)에 있다. 이 덕분에 항만재개발 구역의 공공성을 유지하고, 해안을 시민들의 품에 돌려줄 수 있었다. 이에 비해 북항재개발은 정부의 추가 지원은커녕 우선순위에서 계속 밀려나 찬밥 신세로 전락할 처지다. 신항도 마찬가지다. 서컨테이너 부두와 배후도로 건설 등 인프라 확충에 대해 정부는 미온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항로 수심을 17m로 늘린다는 계획도 신항 주변에 준설토 투기장을 제때 조성할 수 있느냐가 핵심 관건이다.

최근 일본 당국이 자국 허브항만 정책으로 '부산항 따라잡기'에 나섰고, 광저우 등 중국의 후발 항만들은 부산항 턱밑까지 쫓아와 세계 5위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이처럼 물류 전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항만 인프라 구축의 시기를 놓쳐서는 경쟁력을 담보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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