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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칼럼] 뉴노멀 시대, 부산의 길을 묻다 /이장호

변화의 속도 이해하고 창조적 혁신 통해 새로운 길 찾아야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0-10-05 20:35:16
  •  |   본지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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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융위기가 정점으로 치달았던 리먼 브라더스 파산 2주년이 지났다. 세계경제는 미국과 중국 그리고 일본을 둘러싼 환율문제가 새로운 불안요인으로 등장하였고, 유럽의 재정위기와 같은 잠재적인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상태지만 우려했던 더블딥 가능성은 다소 완화된 것으로 보인다. 한국경제도 주식시장이 연일 상승세를 보이며 코스피지수가 1800선을 훌쩍 뛰어넘었고 대부분의 경제지표들도 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하면서 정상적인 궤도에 진입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위기 이전으로 되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이른바 '뉴노멀(New normal)'의 시대로 진입하고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뉴노멀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경제 질서의 새로운 변화 또는 과거와 대비되는 현상을 포괄하는 용어다. 이는 세계 최대 채권운용회사인 핌코의 CEO 모하메드 엘 에리언이 저술한 '새로운 부의 탄생'으로 알려졌는데, 올해 초 세계 각국의 수뇌들이 모인 다보스포럼에서 이를 주제로 한 회의가 진행되어 전 세계적으로 더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뉴노멀 시대는 다음과 같은 변화가 예상된다. 첫째, 세계경제가 예전처럼 미국에 크게 의존하지 않고 신흥국가의 성장동력이 강화되면서 미국중심의 일극체제가 G2체제(미국, 중국) 또는 G20의 다극체제로 전환될 것이다. 둘째, 자율적 조정기능을 상실한 자유주의 시장경제 질서를 보완하기 위하여 정부의 시장개입이 확대되고 금융시장의 규제도 한층 강화될 것이다. 셋째, 투자형 금융상품과 자산가격 상승에 기초하였던 선진국의 소비수요가 둔화하여 세계경제가 저성장 국면에 진입하고 높은 수준의 실업이 지속될 것이다. 물론 일부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견해도 있으나, 대부분 위기 이후 나타나고 있는 현상에 근거하고 있어 뉴노멀 시대가 현실화할 것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렇다면 세계경제 질서의 변화, 정부의 역할 확대, 저성장과 고실업으로 압축되는 뉴노멀 시대에 대처하는 우리 부산의 길은 어떠해야 할 것인가.

우선 세계경제 질서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세계도시로의 입지를 강화하고 새로운 발전경로를 창출해야 한다. 현재 그 가능성은 아시안 게임과 APEC 정상회의 개최 등 그동안 다져온 성과를 볼 때 매우 희망적이다. 특히 개막을 앞둔 제15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세계 최고의 브랜드 가치를 자랑하는 코카콜라와 해외 명품 브랜드 등에서 먼저 스폰서를 제안할 정도로 위상이 높아졌다. 올해로 6번째를 맞는 부산세계불꽃축제는 한국방문의 해 특별이벤트 사업과 연계 체류형 관광축제로 개최되어 더 많은 외국인들이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동북아 허브항만과 신공항 건설, 국제산업물류도시 조성, 부산국제금융중심지 육성 등 부산의 미래를 열어갈 비전도 진행 중이다. 아직 가야할 길은 멀지만 우리의 잠재력을 발견할 수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반면 정부의 역할 확대, 저성장과 고실업의 문제는 쉽게 해결책을 찾기 어렵다. 금융위기 이후 각국 정부의 시장개입과 금융규제는 강화되고 있으나 앞으로의 추진방향과 그 정도는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더구나 고용 없는 성장 그리고 성장잠재력의 약화는 하루 이틀의 문제가 아니다. 1990년대 초반부터 선진국을 중심으로 진행되었던 기술집약적이고 노동절약적인 지식기반경제로의 발전은 일자리 창출의 어려움을 더욱 가중하고 있다. 현재 우리 정부도 일자리 창출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나 그 효과를 체감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어떤 의미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풀리지 않는 숙제에 대한 고민만 쌓여가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뉴노멀 시대를 대비하는 데 특별한 방법은 없다. 가능한 남보다 먼저 변화의 속도를 이해하고 창조적 혁신을 통해 새로운 길을 찾아야만 한다. 세상의 변화를 인정하고 과거와는 다른 생각과 도전정신으로 끊임없는 진화를 거듭해야 한다. 지금은 알면서도 오랫동안 주저해오던 기존의 관행을 버릴 시기다.

부산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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