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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청목회 사건에 얽힌 복잡한 방정식 /신율

대포폰 사건 맞물려 청와대·검찰·정치권, 정치적 셈법 달라도 불법 묻혀선 안 돼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0-11-08 20:14:02
  •  |   본지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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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가 난리 났다. 의원 11명에 대한 압수수색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청목회가 이른바 소액 기부를 통해 불법 정치자금을 건넨 정황 포착에서 비롯된 이번 문제는 단순한 불법 정치자금 의혹 문제가 아닐 수 있다는데 특징이 있다. 먼저, 한나라당 내부에서도 검찰의 수사 태도에 불만이 있는 모양이다. 즉, 한나라당 일부에서는 청와대에 의혹의 눈초리를 보낼 수도 있다. 집권 후반기로 갈수록 한나라당 내부에서는 감세 철회 문제처럼 청와대의 말을 잘 듣지 않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고, 청와대로서는 이런 분위기가 마음에 들지 않을 수 있다. 그런데 때마침 청목회 사건이 터져 차제에 여당 길들이기를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지난 5일 한나라당 홍준표 최고위원은 대포폰 문제를 거론하며 청와대와 검찰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묘하게 시기적으로 겹친 것이 청목회 사건이 불거지고 난 얼마 후에 이런 언급이 있었다는 점이다. 이는 청목회 사건이 여권 길들이기 차원이라면 여당인 한나라당도 가만히 있지는 않겠다는 일종의 엄포로 읽혀질 수 있는 대목이다.

여기에 사태를 복잡하게 만드는 또다른 요인이 있다. 바로 검찰의 조직보호 본능이다. 검찰은 정권 말기로 갈수록 조직보호 본능이 강해진다. 권력의 말이 잘 먹히지 않음은 물론이다. 과거 정권에서도 이런 상황을 수없이 봐왔다. 청목회 사건은 검찰의 이런 조직보호 본능이 발동하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는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검찰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수사를 하고 있고 심지어 의원회관까지 압수수색을 하려 했다는 사실은 단순히 권력의 여권 길들이기 차원을 넘어선 것이라고밖에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정치적 의도에서 비롯된 사건이라면 어느 정도 선에서 마무리를 해야 할 텐데 이번 사건은 전개 과정에서 너무 커져 버리고 있기 때문에 검찰의 조직보호 본능으로밖에 설명될 수 없다.

이렇듯 이 사건은 전개될수록 아주 복잡한 양상을 띤다. 사건의 주역은 청목회 보다는 청와대, 한나라당 그리고 검찰이라고 할 수 있는데 한나라당은 대포폰이라는 무기를 가지고 청와대를 압박할 수 있는 상황인 반면 청와대는 어떤 면에서 "억울하게" 가만히 있어야 하는 상황일 수도 있다. 하지만 청와대 역시 본의 아니게 이번 사건을 잘 활용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 사건으로 정치권 특히 여당의 물갈이도 어느 정도 가능하고 집권 말기에 나타나는 권력 누수 현상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사건을 그런 기회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대포폰 문제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다. 문제는 대포폰 문제를 다룸에도 검찰의 조직보호 본능이 언제 어디서 나타날지 모른다는데 있다. 그렇게 되면 청와대는 오히려 더욱 어려운 상황에 빠질 수 있다. 그렇게되면 물갈이도, 권력누수 방지도 물 건너 간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의 정치권은 한치 앞도 볼 수 없는 시계 제로의 상태라고 하겠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방법은 과연 무엇일까? 정치권은 정치권대로 그리고 청와대는 청와대대로 차근하고 단계적인 문제 해결을 모색해야 한다. 우선 정치권은 자신들이 "억울하다"라고 주장해서는 안된다. 소액 기부자를 어떻게 일일이 다 파악할 수 있느냐, 억울하다는 논리는 먹히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로비하는 사람들은 기부천사가 아니다. 자신이 돈을 줬다는 사실을 받은 이에 알리는 것이 상식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는 엄연히 불법이고 검찰 역시 아무리 조직보호 본능을 내세운다 하더라도 범법이 아닌 것을 범법으로 만들 수는 없다는 사실에서 문제 접근이 이루어져야 한다. 일단 불법임을 인정한다면 재발 방지를 본격적으로 논의할 수 있고 그런 방지책의 일환으로 우리나라도 유럽이나 미국처럼 로비를 일정 수준 합법화 할 것인가 하는 측면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질 수 있다. 청와대는 청와대대로 대포폰 문제에 대한 솔직한 입장 표명이 있어야 한다. 국가기관에서 대포폰을 사용한 것은 분명한 사실임으로 국가기관에 대해 무한책임을 지는 청와대의 솔직한 입장 표명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오히려 그렇게 되면 대포폰 문제로 공격당하는 일을 줄일 수 있다. 이런 단계를 통하면 시계제로가 시계 100m는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솔직함만이 문제 해결의 지름길임을 명심해야 한다.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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