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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칼럼] 소통과 협력의 상생노믹스 /이장호

대기업과 중소기업, 부울경 지역끼리 구호만 외치지 말고 상생 시스템 갖추자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0-11-23 21:14:30
  •  |   본지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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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은 세계 최대의 인터넷 검색 회사이다. 우리나라가 IMF 외환위기를 겪고 있던 1998년, 스탠포드대학교의 천재인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가 설립한 후 10여년 만에 세계 검색시장의 65%를 점유하는 초대형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파워블로거이자 뉴욕시립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인 제프 자비스는 자신의 저서 구글노믹스에서 "옛날에는 모든 길이 로마로 통했다면 지금은 모든 길이 구글에서 출발한다"고 하였다.

구글의 사례를 보면 최근 우리사회의 화두가 되고 있는 상생의 원리를 구글이 성공적으로 실현했다고 생각된다. 상생은 서로 살게 해준다는 뜻이다. 공존이나 공생보다 더 넓고 긍정적인 개념으로 서로 도와주고 받는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구글은 야후와 같은 포털이 아니라 네트워크이자 플랫폼이다. 구글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서비스를 사용하는 소비자가 직접 참여하여 서로 소통하고 협력하는 방식을 도입했기 때문이다. 일방적인 관계가 아니라 상호 유기적인 관계를 형성한 상생의 질서가 만들어낸 결과다.

상생은 갈등과 대립의 역사를 넘어 소통과 통합의 시대로 나아가는 길이다. 서로 다른 입장을 이해하고 공유하면서 주고받는 협력적 파트너십을 조성하는 과정이다. 가령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협력을 단순히 약자인 중소기업을 보호하는 정책으로 생각한다면 이는 진정한 의미의 상생이 아니다. 물론 대기업이 중소기업에 일방적으로 납품단가 인하를 요구하거나 하도급 대금 지급을 지연하는 등의 불공정한 거래 관행은 분명 개선되어야 한다. 정부도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추진대책을 마련하여 신뢰기반을 강화하는 공정거래질서를 확립하고 대·중소기업을 '갑을(甲乙)' 관계에서 '파트너십' 관계로 발전시키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바 있다. 하지만 이러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거래 관행을 개선하는 것만으로는 올바른 상생문화가 정착되기엔 부족하다는 것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상생의 출발은 구글과 같이 서로 자율적으로 소통하고 협력할 수 있는 네트워크 시스템을 갖추는데 있기 때문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협력이 논의된 지 이미 오래다. 이제는 상생의 가치가 우리를 전염시키고 변화시켜 나가는 극적인 순간, 말콤 글래드웰이 말한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가 발생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아울러 지역에서의 상생협력도 하루빨리 실현되기를 희망한다. 얼마 전 부산, 울산, 경남지역 광역의원들은 지방의회 출범 이후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여 동남광역권의 발전을 위한 상생을 다짐한 바 있다. 부산, 울산, 경남은 한 뿌리이자 함께 발전해 나가야 할 영원한 동반자라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그동안 동남광역권은 동일한 경제권이자 생활권에 있으면서도 신항을 비롯하여 최근까지 동남권 신공항 건설과 남강댐 물 공급 등의 이슈를 둘러싸고 갈등을 빚어 왔다. 이번 광역의원들의 상생협력 다짐이 구호에 그치지 않고 실현되기를 바라며, 그 결과로 동남권이 수도권에 버금갈 뿐 아니라 동아시아를 대표하는 경쟁력 있는 광역권역으로 발전하기를 기대한다. 덧붙여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의 이웃이 너무 많다. 올해 부산은행이 상생경영을 선언한 것도 지역경제의 어두운 부분에 빛이 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는데 미력하나마 기여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혼자 하는 것보다 함께 하면 더 잘할 수 있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야 한다"는 격언이 있다. 상생의 지혜를 모아 지역의 일자리 창출과 서민경제 활성화에 조금씩 힘을 모은다면 지역사회와 기업이 동반성장하는 상생의 도시 건설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다.

어느덧 새로운 10년을 준비하던 2010년이 저물고 있다. 지난 한해를 돌아보고 새로운 희망과 기대로 우리의 목표를 다시 설계할 때다. 제프 자비스는 소통과 협력의 네트워크를 창출하는 구글노믹스가 미래를 지배할 것으로 전망했다. 새로운 시대를 앞서가기 위해서는 상생의 문화를 정착시키고 상생의 가치를 확산시켜야 한다. 분명한 것은 상생의 시작은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이 수용되고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는 것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소통과 협력의 상생노믹스 실현에 우리 모두 동참하기를 바란다.

부산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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