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시사프리즘] 논술교육은 시대적 요구 /유일선

사교육 근절 위해 논술축소하자는 건 교육철학 결여된 근시안적 발상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0-12-19 20:52:44
  •  |   본지 30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우리 교육의 문제는 무엇일까. 백 사람이면 백 가지 이야기를 할 것이다. 아마도 암기식 교육, 주입식 수업, 선다형 평가 등이 공통적으로 포함될 것이다. 그러나 주입과 암기식 교육이 항상 비효율적이고 시대에 뒤떨어진 교육 방법이었던 것은 아니다. 우리가 아직 개발도상국 위치에 있던 시절, 막 공업화가 진행되던 60, 70년대. 그땐 이미 검증된 선진의 기술을 재빠르게 '습득'하여 그걸 생산과정에 '배운 대로' 적용시킬 '산업역군'이 필요했다. 그게 그 시대의 '인재'였다. 의심이나 창의, 독자적인 판단 따위는 거추장스러운 것이다. 주어진 답을 빠르게 저장하고 정확히 모방하여 유사한 결과물을 많이 생산해내는 것, 그것이 선진국을 뒤쫓는 우리의 방식이었으니까.

모두들 이젠 세상이 바뀌었다고 말한다. 컴퓨터 칩 하나에 들어갈 지식을 외고 또 외게 하는 것은 미래에 대한 준비가 아니라고 한다. 더구나 이미 선진국 대열에 들어선 한국의 3차 산업구조는 그런 억눌린 인내력이 아니라 해방된 정신, 유희정신, 순종을 거부하는 반항적 기질의 새로운 인재를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이런 시대의 변화, 그에 따른 인재상의 변화는 응당 교육방식에 근본적인 전환을 요구한다. 학력고사를 대체한 수학능력시험이 도입되고, 열린 교실이 시도되고, 논술고사가 도입된 것도 다 이런 맥락에서다. 여전히 교실에선 일방적인 강의가, 정답형 평가가 주를 이룰지라도 새로운 방향전환은 계속 시도되고 있는 것이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이르면 내년부터 대학입시에서 입학사정관제를 제대로 실시하는 대학과, 논술시험을 보지 않거나 논술비중을 줄이는 대학에 재정적 인센티브를 주기로 방침을 세웠다고 한다. 논술시험이 갈수록 '본고사화'되면서 대표적인 사교육 유발 전형이 되었다는 판단과, 논술의 비중을 줄여 현 정부의 주요 교육정책인 입학사정관제를 정착시키려는 의도가 합쳐진 것이라 할 수 있다. 논술시험이 사교육을 부추기고 있다는 교과부의 판단이 틀리지는 않을 것이다. 최근 몇 년 사이 수시 비중이 늘어나고 학생부가 무력화되면서 논술이 수시 당락을 가르는 중요한 변별요소가 되었다. 그러나 사교육을 근절하겠다는 의지와 논술전형을 아예 없애겠다는 대응은 각기 다른 영역의 사안이다. 이번 수능에 유난히 수리가 어렵게 출제되었다. 분명 수학 사교육이 더욱 성행할 것이다. 사교육 근절을 위해서 수리과목을 수능에서 아예 빼면 어떨까. 수학이야말로 가장 큰 규모로 사교육 시장을 움직이고 있으니 논술축소 정책보다 훨씬 파급효과가 크지 않겠는가. 분명 웃기는 이야기다. 논술축소라는 교과부의 방침은 바로 이런 넌센스이다.

교육에 관해서 여러 시도가 있었다. 과거 평준화정책, 본고사폐지, 내신강화, 앞서 밝힌 수능과 논술고사 실시, 그리고 현재 첨예한 논란 가운데 있는 무상급식과 체벌철폐까지. 그 중엔 국민적 호응을 받았던 정책도 있고 저항에 부딪힌 정책도 있다. 그러나 그런 정책 모두 실시 시기의 완급조절상의 논란, 시행과정에서의 부작용 논란, 현실적용의 곤란함에서 오는 논란의 문제이지 적어도 방향설정만은 옳다는 것에 다수가 동의한다고 생각한다.

논술 폐지는 어떤가. 과연 10년 20년 후 복잡한 정보화, IT, 로봇공학이 발달할 미래까지도 여전히 컴퓨터 칩 하나에 다 들어갈 단답형 암기에 전국의 모든 학생을 가두어 둘 것인가. 어떤 교육철학을 가졌더라도 교육이 창의적인 사고력, 문제 해결 능력, 주체적인 비판능력을 기르는데 일조해야 한다는 데에 동의하는 사람이라면 논술 교육, 쓰기 교육에 반대할 어떤 명분도 발견할 수 없을 것이다.

쓰기 교육을 공교육의 교실에 끌어들여 사교육이 필요 없는 환경을 만들어야지 논술 폐지로 밀어붙이는 것은 교육철학도 미래에 대한 비전도 없는 근시안적인 정책이다. 과연 차기 정권에서도 이런 정책이 유지될 수 있을까. 현 정부의 3대 교육정책 중 자율고 확대, 수능 EBS 연계가 다 실패로 귀착되자 입학사정관제롤 무리하게 밀기위한 이런 졸속 정책은 재고되어야 한다.

한국해양대 국제대학장

※사외 필자의 견해는 본지의 제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캉이’ 그물도 무용지물…하루만에 수로 안으로
  2. 2김민석 “차기 총선 주 싸움터는 한강 아니라 낙동강”
  3. 3[속보]만취상태로 예인선 오르던 선원 추락사…법원 “직무상 재해”
  4. 4부산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 ℓ당 1840.8원… 전주보다 0.9원 ↓
  5. 5[속보] 투자사기 치고 돈세탁은 카지노 칩으로…40대 징역 1년8개월
  6. 6LH 미매각 토지 22조 육박…19년간 못 판 상업용지도
  7. 7"삼전닉스 ETF 출시 때 투자자 보호 대신 시장 확대만 급급"
  8. 8트럼프 “韓 알래스카 안 해도 괜찮다…더 청구하면 돼”
  9. 9軍 “北, 동해상으로 미상 발사체 발사”
  10. 10추미애 “김지용, 언제든 국민과 정의에 등 돌릴 수 있는 자”
  1. 1김민석 “차기 총선 주 싸움터는 한강 아니라 낙동강”
  2. 2軍 “北, 동해상으로 미상 발사체 발사”
  3. 3추미애 “김지용, 언제든 국민과 정의에 등 돌릴 수 있는 자”
  4. 4靑, 北 탄도미사일 발사에 긴급회의…“안보리 위반, 즉각 중단 촉구”
  5. 5李대통령, ‘정청래 그만 괴롭히라’는 글에 “괴롭힌 거 아냐”
  6. 6‘교정시설 조성 지원 특별법’ 발의…부산구치소·교도소 통합 뒷받침
  7. 7[속보] “전두환 내란 아냐” 김태규 ‘제명 촉구 결의안’의결
  8. 8김민석 부산 찾아 “전재수 시정 성공시키겠다”
  9. 9李대통령 “우크라, 상대국 원수 거짓말쟁이 만들어…사과 거부시 추가 조치”
  10. 10부산 국힘 “보좌진 유죄 선고…전재수 시장, 시민에 사과해야”
  1. 1부산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 ℓ당 1840.8원… 전주보다 0.9원 ↓
  2. 2"삼전닉스 ETF 출시 때 투자자 보호 대신 시장 확대만 급급"
  3. 3[속보] 영화 ‘암살자(들)’ 투자 외부 개입 논란에…국책은행 “사실무근”
  4. 4현대캐피탈도 해킹 피해…주택대출 모집인 146명 개인정보 유출
  5. 5예가람저축은행 해킹 피해로 고객 4만명 정보 유출
  6. 6“가덕 공사비 증액 법 개정 앞서 정부 약속부터”(종합)
  7. 7삼성중공업, 올해 LNG운반선 20척 수주. 글로벌 경쟁력 입증
  8. 8"건보료 재정누수 심각…1000만원 초과 고액체납 2배 급증"
  9. 9동래 플래그십 문 연 ‘르노’…미래차 R&D센터 내년 오픈
  10. 10최태원, 9440억 규모 SK 지분 매각 결정…노소영 재산분할액과 같은 규모
  1. 1‘부캉이’ 그물도 무용지물…하루만에 수로 안으로
  2. 2[속보]만취상태로 예인선 오르던 선원 추락사…법원 “직무상 재해”
  3. 3[속보] 투자사기 치고 돈세탁은 카지노 칩으로…40대 징역 1년8개월
  4. 4LH 미매각 토지 22조 육박…19년간 못 판 상업용지도
  5. 5부산에 하나 뿐인데…‘부산예대’ 내년 2월 문 닫는다
  6. 6“택시부제 풀었더니 매출이 쑥”…밀양시, 시범운영 거쳐 전면 해제
  7. 7“능인선원 매각 협상 나서라” 국제신문 사활 건 총력투쟁
  8. 8준비 덜 된 경찰시대…‘대국민 수사 실험’ 우려
  9. 9김해시민 민생회복지원금, 2주 만에 지급률 80% 돌파
  10. 10‘반쪽’ 자갈치 축제…내홍에 창립멤버 어패류조합 빠졌다
  1. 1이우석, 양궁 리커브 남자 개인전 金…단체전까지 2관왕
  2. 2[속보] '짜릿한 역전극' 14세 최지운, AG 요트 소년부 금메달
  3. 3태권도 송다빈, 여자 67㎏초과급 금메달…겨루기 첫 金 수확
  4. 4송교창·최준용 빠진 KCC…‘루이스 킹’ 희망될까
  5. 5KLPGA 대회 처음 부산서 여는 HJ重… “지역과 상생할 것”
  6. 6메치고 쏘고…한국 유도·양궁 ‘금빛 데이’
  7. 7한국 여자 양궁 단체전 인도에 져 은메달…8연패 무산
  8. 8성적 부진·단장 공백·감독 결별·구단주 경고…김해FC ‘사중고’
  9. 9자존심 지켰다…남자 양궁 리커브 단체전서 금메달
  10. 10LoL 대표팀, 대만 꺾고 아시안게임 금메달…무실 세트 제패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인공지능 정렬’ 골든타임 놓치지 말라
자동화의 세상에서 지능화의 세계로
국제칼럼 [전체보기]
개헌 말하려면 헌법 준수부터
나림 이병주, 더 일찍 법(法)으로 통(通)했다
기고 [전체보기]
전문대학을 소개합니다
상어가 떠난 뒤, 북항에 남겨야 할 것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영산회상, 불교음악에서 풍류음악으로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솔직할 수 있는 용기, 당신에게도 닿기를
히말라야의 경고
도청도설 [전체보기]
민원인(들)
AI 패권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공동선(Common Good)’으로서 간병 복지
직업병에 대한 자세, 무지와 고의 사이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지독한 집념이 세운 로컬 자산, 대한도기
사설 [전체보기]
생곡소각장 정치적 셈법보다 원칙대로 추진해야
알래스카 LNG, 협력하되 국익이 최우선이다
세상읽기 [전체보기]
청년기본법, 청년친화도시
인공지능(AI)과 인류 멸종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아트부산, 숫자 이후의 질문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행위별수가제와 인두제, 오해와 진실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한국이 가진 자산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금가락지가 땅에 떨어진 형국, 곡전재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무(武)
의료 전문성이 병원 밖 나가는 길 열어야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