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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2차·3차 타격 단순한 협박일까? /신율

유화 제스처 속 위협발언 여전

한다면 하는 北… 망각하지 말고 이성적 대응을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0-12-22 20:42:10
  •  |   본지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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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우리 군은 연평도에서 사격훈련을 강행했다. 누구나 마음을 졸였을 것이다. 오전 11시 훈련이 오후 1시로 연기되더니 결국 2시30분에 시작됐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까지 소집될 정도로 위기가 고조됐지만 우리 입장에서는 훈련을 안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는 점은 확실하다. 훈련을 하지 않았더라면 북한의 NLL 불인정을 시인하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다행히 그날 저녁 북한은 "일일이 대응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북한인민군총사령부 성명을 발표했다.

북한의 성명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이유는 몇 가지로 간추릴 수 있을 것이다. 먼저 북한은 한번 한다면 어김없이 도발과 공격을 감행했다. 이런 모습을 수 차례 목격해야 했던 우리로서는 북한의 2차·3차에 걸친 무자비한 타격 발언에 더 비중을 둘 수밖에 없다. 두 번째 이유로는 김정은의 발언 때문이다. 김정은은 북한 주민들에게 3년 내에 쌀밥에 고깃국을 먹게 해준다고 했다는데 이 발언을 주목해야 한다. 북한이 동북아 평화에 위협세력으로 존재하는 한 이 발언이 현실화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즉, 북한 경제가 나아지기 위해서는 주변국의 지원이 필수적인데 지금과 같이 공격과 협박을 일삼아서는 지원은커녕 오히려 더욱 고립될 수밖에 없어 경제가 더욱 파탄날 것이다.

그렇다면 북한은 협박과 '쌀밥에 고깃국'이라는 상반된 주장을 도대체 왜 하는 것일까? 첫 번째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은 북한 내부의 균열이다. 권력 이양기에 있는 북한에서 줄대기와 충성 경쟁이 벌어져 이른바 오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상반된 말들이 나올 수 있다. 하지만 북한의 권력구조로 볼 때 아무리 충성 경쟁을 한다 하더라도 최고 권력자가 존재하는 한 권력자의 의지와 상반된 행동을 하기는 어렵다. 김정일이 뇌졸중의 후유증으로 말이 왔다 갔다 하지 않는 이상은 이런 상반된 행동을 보이기 어렵다는 말이다. 두 번째로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은 두 종류의 주장, 그러니까 협박과 북한 경제의 회생이 서로 상반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남한을 공격하거나 '전면전적 국지전'을 벌여 이를 인질로 협상을 요구하고 나설 수 있다는 말인데 여기서 북한은 경제적 대가를 요구할 것이고 경우에 따라서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두 가지 주장은 상반되지 않고 오히려 연속선상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오히려 공격의 강도를 높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결론에 다다를 수 있다.

만일 이런 의도를 북한이 가지고 있다면 우리는 쉽게 지금의 위기상황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 이번에 우리가 사격훈련을 했음에도 북한이 자신의 협박대로 반격을 가하지 않았던 이유가 분명히 따로 있을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 북한이 오히려 "대응하지 않겠다"라고 성명을 발표하며 방북 중인 리처드슨 미국 뉴멕시코 주지사에게 핵사찰 요원들의 복귀를 허용하겠다고 말한 이유는 자신들의 평화적 이미지를 제고하는 한편으로 국제사회의 우려 속에 사격훈련을 강행한 우리의 이미지를 나쁘게 만들려는 술책임을 알아야 한다. 즉, 일단 평화적 이미지를 만들고 명분을 축적한 다음 우리에 대한 공격을 감행할 수 있다.

물론 여기에는 우리의 반성도 필요하다. 훈련을 하겠다고 발표하기 이전에 충분히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가정하고 이에 대한 대비책을 만들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부분, 그리고 유엔 안보리에서 우리의 평화에 대한 의지를 보다 확고히 할 수 있도록 외교적 역량을 집중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는 점 등은 반성의 여지가 있다. 만일 우리가 북한의 무대응 전략까지 고려에 넣어 이런 상황에 대비를 잘했더라면 북한의 의도를 더욱 무력화시킬 수 있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어쨌든 지금 이 순간에도 상황은 끝나지 않았음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이번에는 복수라는 감정에 매달리지 말고 보다 냉정하게 상황을 파악하고 앞으로의 다양한 가능성에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 또한 내년 설까지는 북한의 공격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보아야 하는데 여기에서 우리가 가장 경계해야 할 부분은 바로 '망각'이다. 지금 이런 상태의 '망각'은 우리의 미래를 망칠지도 모른다. '망각' 대신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이성적 대응이다.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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