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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칼럼] 다시금 초심으로 /고기화

비우려는 마음이 초심의 길

지혜로운 삶 원하면 매일매일 초심으로 돌아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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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수레바퀴는 어김없어 신묘년 새해도 째깍째깍 흘러간다. 해맞이를 하며 다졌던 새해 첫 마음이 어느새 눈 녹듯 사라지려 한다. 가슴속을 가득 채웠던 열정과 순수가 알게 모르게 익숙함과 욕심에 자리를 내어주고 있다. 하수상한 세상 탓을 하는 건 시틋하다. 본능적 욕심을 걷어내지 못하는 이기심 때문이리라. 욕심은 오만함과 자만심에서 비롯된다. 욕심의 덫에 걸리는 순간, 인생은 수렁으로 빠져들 수밖에 없다.

새삼 초심(初心)을 생각한다. 흔히들 말하는 '처음 마음으로'와 같다. 말은 쉽지만, 실천하기란 쉽지 않다. 아니, 살아가면서 가장 어려운 일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흔들림 없이 초심을 지키는 사람을 보면 참으로 멋지고 아름답다. 초심불망(初心不忘), 물망초발심(勿忘初發心)이라고 했던가. 말 그대로 처음 마음먹은 것을 잊지 말고, 그 마음가짐을 유지하라는 뜻이다. 늘 변함없이 초심을 잃지 않는다면, 그 처음 가졌던 소금 같은 각오를 잊지 않는다면 한결 새로운 삶, 행복한 사회가 열릴 터이다.

새해 아침에 세수하면서 먹은 첫 마음으로 매일매일 산다면, 첫 직장에 출근할 때 신발끈을 고쳐 매면서 다짐했던 마음으로 직장일을 한다면, 개업한 날의 첫 마음으로 손님을 늘 기쁨으로 맞는다면, 공직 생활을 처음 시작할 때 가졌던 한결같은 마음으로 민원인을 대한다면, 정치에 발을 들였을 때 품었던 마음을 끝까지 놓치지 않는다면 물질만능주의와 몰상식이 판치는 탐욕의 시대, 야만의 시대는 사라질 수 있을 거다.

초심은 비우려는 마음이고, 욕심은 채우려는 마음이다. 초심이 겸손한 마음이라면 욕심은 교만한 마음이다. 우리의 가슴을 뜨겁게 달구었던 초심도 시간이 지날수록 퇴색하기 쉽다. 마음 한구석에 서서히 욕심이 생기고, 점점 겸손을 잃게 된다. 교만함이 쌓이고, 곧은 소리를 외면하기 시작한다. 욕망은 탐욕으로 변하고, 결국은 자신을 망가뜨리는 결과를 낳는다.

특히 권력을 가졌거나 가지려는 자는 자기 성찰이 반드시 필요하다. 권력과 명예에 대한 집착이 초심을 무너뜨리는 첩경이기 때문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올해 화두로 '일을 한번에 매끄럽게 처리한다'는 '일기가성'(一氣呵成)을 제시했다. "선진국의 문턱을 단숨에 넘어가자"라는 뜻으로 이해되나, 전진뿐인 '속도전'이 오버랩되는 건 왜일까. 창맹(蒼氓)을 위한다지만, 소통의 단절은 희망과 행복을 주지 못한다. 권력이 겸허해야 하는 이유이다.

내년 대선과 총선을 앞두고 벌써 '당동벌이'(黨同伐異)에 나선 정치권, 취임 초 낮은 자세로 주민을 섬기겠다고 철석같이 약속한 단체장들도 다시 뒤를 되돌아보자. 사심과 욕심에 젖어 한눈을 팔지는 않았는지, 교만함으로 올곧은 시각을 버리지는 않았는지 살펴볼 일이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일본의 '성공신화' 도요타의 몰락은 초심을 지키지 못한 탓이다. 일등을 향한 욕심과 일등을 차지한 후의 오만이 실패를 부른 것이다.

인생길이 어디 평지만 있겠는가. 살다 보면 물도 만나고, 산도 만나고, 낭떠러지와 마주할 수도 있다. 때론 사람 관계가 꼬이기도 하고, 선택의 기로에서 막막해질 수도 있다. 그럴 때면 늘 초심을 생각하라. 거기에 답이 있다. 삶의 고갱이 같은 기본과 원칙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성찰의 시간을 갖는다는 건 마음에 먼지가 쌓이지 않도록 하는 일이다. 새 마음과 초심은 동의어다. 새 출발이며, 새로운 해결의 시작이 될 수도 있다.

맑고 순수하며, 희망을 품을 수 있는 새벽 같은 마음이 초심이다. 매일 아침 일어나 거울을 들여다보라. 그리고 반대편의 내가 나에게 무엇이라고 말하는지 귀 기울여 들어보라. 마음을 닦는 거울로 다가올 것이다. 화초를 가꾸면 즐거움이 있듯이 초심을 지키려고 노력하면 행복함이 있다. 이기적 욕심의 행복과는 확연히 다른 기쁨을 느끼게 된다. 사람마다 행복의 그릇이 제각각이듯 그 그릇에 뭘 담을 것인지도 각자의 몫이다. 다만, 추해지거나 헛된 미망에 사로잡히지 않고 지혜로운 삶을 살고자 한다면 매일 초심으로 돌아가는 연습이 필요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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