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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에세이] 도로시 프로젝트 /이명현

외계인과의 만남, 인류의 보편적 욕구

해프닝에 허탈보단 연구 매진하는 과학자에 애정을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1-01-10 20:24:45
  •  |   본지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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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연말에 있었던 미국 나사의 '우주생물학'에 관한 중대 발표가 '비소 박테리아'로 밝혀지면서 새벽잠을 설쳤던 수많은 우리나라의 '외계생명체' 마니아들을 실망시켰다. 한편 연말을 지나 연초까지 이어지고 있는 '명왕성 근처'에서 발견된 '외계우주선 3척' 해프닝은 여전히 진행형인 것 같다. 외계우주선 3척이 지구를 향해서 돌진하고 있는데 2012년에 지구에 도착할 것이란다. 이것이 마야력이 예견하는 지구 멸망과 관련이 있다는 허무맹랑한 이야기로 진화하기도 했다. 이들 우주선을 찍었다는 사진도 돌아다니고 이들을 관측하는 방법을 설명하는 동영상도 떠돌고 있다. 물론 따져 볼 것도 없이 모두 거짓이다.

어린 시절 잡지에서 외계인을 만났다고 주장하는 아담스키가 그린 UFO 그림을 오려두고 오랫동안 보물처럼 간직했었다. 지금도 스타트랙에 나오는 외계인들을 만나는 상상을 하면서 혼자서 미소 짓곤 하는데 그럴 때마다 필자의 가슴은 콩닥콩닥 뛰곤 한다. 이따금씩 찾아오는 이런 해프닝은 어쩌면 이미 우리들의 인식 속에 외계인이라는 개념이 실제적으로 안착했다는 것을 알려주는 신호로 받아들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일간지와 대형포털사이트에 '오늘의 운세'와 '별자리 운세'가 버젓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이 사실이고, 2003년 기준이지만 '창조과학'을 정규교과목으로 가르치는 대학교가 15개에 이른다는 우리 사회의 어처구니없는 현실에 이르면 이런 해프닝이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과학자들도 오래전부터 지적인 능력이 있는 외계생명체(즉 외계인)에 대해서 나름대로 개연성 있는 상상을 해왔고 특히 어떻게 그들의 존재를 과학적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 궁리해왔다. 이렇듯 과학적인 방법을 통해서 외계지적생명체를 찾는 작업을 통칭해서 외계지적생명체 탐색 (SETI) 프로젝트라고 한다. 지구 밖 어느 곳에 지적생명체들이 존재한다면, 그들도 우리처럼 과학기술문명을 건설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들도 우리 지구인들이 사용하고 있는 TV, 라디오, 핸드폰 같은 전파송신 장치들을 사용할 것으로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자신들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서 의도적으로 인공적인 전파신호를 만들어서 송신했을지도 모른다. 참고로 전파는 파장이 긴 빛으로 우주에서 가장 빠른 정보 전달 수단이다.

1960년 미국의 전파천문학자 프랭크 드레이크 박사는 이런 추론을 바탕으로 미국 국립전파천문대의 그린뱅크 전파망원경을 사용해서 SETI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태양과 비슷한 고래자리 타우별과 에리다누스자리 입실론별을 선택해서 외계지적생명체가 의도적이든 아니든 쏘아 올렸을 전파신호를 포착하기 위한 관측을 시도했다. 이 프로젝트가 과학적 SETI 프로젝트의 효시가 된 오즈마 프로젝트였다.

지난 2010년은 오즈마 프로젝트가 수행된 지 50년이 되는 해였다. 이를 기념해서 전 세계 15개국 25개 기관이 참여해서 당시 드레이크 박사가 관측했던 두 별을 다시 관측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오즈마 프로젝트가 '오즈의 마법사'에서 그 이름을 따왔다는데 착안해서 이번 50주년 기념 관측 캠페인의 이름을 그 소설의 주인공 이름을 따서 '도로시' 프로젝트로 정했다. 첫 관측은 2010년 11월 5일부터 7일까지, 두 번째 관측은 12월 23일에서 26일에 걸쳐서 진행되었다. 현재 세 번째 관측을 준비하고 있다. 국립과천과학관의 7.2m 전파망원경 관측팀도 이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지난 50년 동안 100여 차례 이상의 크고 작은 SETI 프로젝트가 진행되었다. 하지만 본격적인 프로젝트는 늘 미국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온 것이 사실이다.

이번 도로시 프로젝트의 미덕은 전 세계에 흩어져 있던 SETI 연구자들의 역량을 한데 모아서 네트워크화 했다는데 있다. 2010년대를 여는 문턱에서 외계의 지적생명체와의 소통에 앞서서 먼저 지구인들끼리의 의미 있는 네트워킹이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도로시 프로젝트는 더 넓은 소통을 위한 또 다른 첫걸음이었다고 자부한다. 우리 사회에서도 '외계우주선' 보다 이런 과학자들의 노력에 관심을 갖고 함께 참여하는 문화가 정착되었으면 좋겠다. 국내 SETI 과학자들이 짊어져야 할 몫이다.

한국천문연구원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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