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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칼럼] 지자체와 기업유치 /강병중

싼 땅값·인센티브… 지자체 너도나도 솔깃한 제안

부산시도 기업유치 적극 나서야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1-01-18 20:46:17
  •  |   본지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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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유치에 대한 인식이 정말 많이 달라졌구나!' 하고 절감했던 게 2년여 전이다. 지금 경남 창녕에 건설 중인 넥센타이어 제2공장 부지를 구하려고 전국의 이곳저곳을 다니는 과정에서 지방자치단체의 마인드가 크게 바뀌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특히 전라북도가 인상 깊었다. 전북은 우리 회사와 여러차례 전화 접촉을 하다가 제대로 진척되지 않자 아예 서울에 있는 전북투자유치사무소팀이 직접 양산공장까지 찾아와 설명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삼성 출신으로 전북 정무부지사를 지낸 분이 팀을 이끌고 있었는데 당시에 벌써 LS전선, 두산인프라코어, 현대중공업 등을 유치하는 큰 성과를 거둬놓고 있었다. 모두 종업원 1500~2000명 규모의 대기업들이다.

전북유치단은 "땅값도 싸게 해주고 인센티브도 많이 주겠다. 2000억 원 이상만 투자 해주면 200억 원 정도 무상 지원을 해주고, 투자가 더 많으면 훨씬 더 해주겠다"고 우리에게 제안했다. 귀가 솔깃했다. 우리가 1조20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전북도로부터 몇 백억 원은 지원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늘 동남권이 하나가 돼야한다는 말을 해왔던 터여서 공장을 가능하면 부울경 지역에 지으려고 했고 다행히 동남권인 창녕에 건설하게 돼 조금이나마 지역발전에 도움이 되고 있는 것 같다.

충북도 기업 유치에 아주 적극적이다. 특히 고용인원 200명, 투자비 1000억 원 이상 기업에는 법인세 재산세 등 세제 혜택과 수수료 감면, 인프라 등 특별지원은 물론 별도로 근로자 정착비로 1인당 월 10만 원 한도에서 최대 3년간 지원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왜 지자체들이 이렇게까지 기업을 유치하려고 혈안이 돼 있을까? 공장이 새로 들어서면 일자리 창출, 인구 증가, 지자체 재원 확충 등등 연관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특히 대기업의 연관산업 효과는 정말 크다. 전북 군산에 현대중공업과 윙쉽중공업이 들어서니까 군산대 군장대에 조선공학과가 생기고, 군산기계공고가 마이스터고가 됐다. 부품공장도 수십 개 생겼다. 그래서 모두 대기업을 원하고 있는 것이다. 경제원리로 보면 지자체 입장에서는 이전기업에 200억, 300억 원을 지원해준다 해도 연관산업 효과를 감안하면 5년 내에 본전을 뽑을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지자체들이 기업 유치에 목을 매다시피 하는 것은 세계적 현상이다. 수년 전 기아자동차가 12억 달러를 들여 현지 생산공장을 건설하기로 미국 조지아주와 합의했을 때 조지아주는 공장부지를 무상 제공하는 등 모두 4억1000만 달러의 인센티브를 제공했다.

공장부지의 실수요자 개발 방식으로는 제1호였고, 또 그렇게 해서 성공한 대표적 사례로 꼽혔던 부산 장안산업단지가 지자체와 입주대상 기업체들의 불화로 송사까지 벌이고 있다. 지자체는 공장부지 조성비가 높을 것으로 보고 지원했으나 예상보다 조성비가 낮아졌다며 지원금 100억 원을 환수했고, 기업인들은 조성비가 예상보다 낮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자신들이 그만큼 노력했기 때문이라며 반박하고 있다. 어느 쪽의 잘잘못을 떠나 정말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부산은 1980년대 이후 만성적인 공장용지 부족에 시달려 왔고 그것이 부산경제 쇠락 요인의 하나가 됐다. 많은 기업이 공장 지을 땅이 없어 부산을 떠났다. 지금도 부산은 공장용지가 턱없이 부족해 공장부지를 조성하면서 동시에 기업을 유치해야 하는 형편이다. 이런 절박한 시기에 장안산단에서 발생한 지자체와 입주대상 기업들의 불화는 시간이 흐르면서 자존심 싸움에 감정적 대립까지 겹쳐지는 양상이다.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입주를 미루거나, 본사는 남겨놓고 공장만 옮기겠다는 기업도 있다고 한다.

이런 일이 '기업하기 좋은 도시'를 외치는 부산에서 일어나서야 되겠는가. 부산에 오고 싶어하는 기업에게 어떤 인상을 주겠는가를 우리 모두 심각하게 생각해 보아야 한다. 일이 더 이상 커지기 전에 하루빨리 해결책이 나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입주 기업, 해당 지자체, 부산시 모두의 이미지가 실추되고 유형무형의 손실을 입게 된다. 작은 것에 집착하다가 큰 것을 놓치는 우(愚)는 범하지 말았으면 한다.

넥센타이어(주)·KNN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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