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소말리아 피랍 21명이 전원 구출됐다. 해적 8명이 사살되고 5명이 생포됐다. 이번 청해부대의 군사행동은 유엔해양법 제105조에 근거하고 있다. '공해상에서 모든 국가는 해적선 및 해적을 체포하고 재산을 압류할 수 있다'. 개인의 생명과 정권의 운명까지 담보로 감행한 이번 작전이었다. 생명 구출이라는 면에서 성공적이었지만 대한민국 정국을 다시 한 번 소용돌이 속에 빠뜨리게 했을 대사건이었다.
남은 과제의 하나가 생포된 해적 5명에 대한 신병처리다. 국내 재판을 원하는 주장이 있다. 이들의 논리는 '근본'에 뿌리를 두고 있다. "대한민국은 인류공동의 법익을 침해하는 해적 행위를 더 이상 용납해서는 안 된다. 정부가 군사작전을 개시했다면 재판도 반드시 국내에서 해야 한다. 설령 재판 이후 이들을 국내에서 추방하더라도 사법정의를 보여주어야 한다. 인도적 사법정책과 사법비용은 그 다음의 문제다. 해군 UDT의 희생을 감수하며 감행한 초유의 군사작전이다. 범죄자를 인접국에 위탁하거나 훈방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 이것이 형법의 세계주의다."
반면 제3국 재판을 옹호하는 주장도 있다. 이들의 논리는 '현실론'이다. "무력진압을 통한 인질 구출의 문제와 생포 해적에 대한 재판권 행사의 문제는 별개다. 반인륜적 범죄행위에 대한 재판권 행사의 문제는 국제형법에 대한 대한민국의 새로운 인식을 전 세계에 천명하는 것이다. 이것은 여건의 성숙 없이는 불가능하다. 국내 여건을 돌아보라. 증거 수집, 재판에서의 통역, 삼엄한 경계태세에 관한 여러 가지 곤란함을 극복하고 확정판결을 할 수 있겠는가. 중요한 선례가 될 수 있다.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청해부대의 군사력 강화, 역할 및 권한 확대 등은 우리 입법부에 남긴 장기과제다. 그러나 해적 5명에 대한 재판권 행사는 선박 납치에 대한 구체적 책임문제이다. 정부는 전체적으로 이를 조망하면서 사법처리 방안을 판단해야 한다. 국내 압송과정, 수사 및 재판, 이러한 희생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을 철저하게 검토해야 한다.
만약 정부가 국내 이송을 결정한다면 먼저 법률검토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피해자의 국적국은 자국 재판을 희망한다. 우리나라 법률에 따르면 생포된 해적 5명 처벌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 형법 제6조 장소적 적용범위와 보호주의, 제340조 제2항 해상강도상해, 선박 및 해상구조물에 대한 위해행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6조(선박납치죄), 제12조(선박납치등살인·치사죄, 상해·치상죄)를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재판관할도 문제가 없다. 검사 동일체 원칙에 따라 어느 검찰청에서든 수사할 수 있다. 문제는 공소를 어느 법원에 할 수 있는가이다. 생각건대 형사소송법 제4조 제2항(토지관할)과 제14조(관할지정)에 따라 부산지방검찰청에서 수사하고 부산지방법원에서 재판을 하면 된다.
왜 부산인가?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형사소송법 제4조의 경우 '국외에 있는 대한민국 선박 내에서 범한 죄에 관하여는 범죄지, 피고인의 주소, 거소 또는 현재지에 규정한 곳 외에 선적지 또는 범죄 후의 선착지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삼호주얼리호'는 몰타 국적이다. 선적지는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이며, 선착지는 스리랑카다. 형사소송법 제4조를 적용할 수가 없지만 제14조를 적용하면 된다. 선박의 기항지가 부산이고, 피해자인 선장의 주소지와 선사 소재지가 부산이며, 청해부대 본부도 부산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산지방검찰청에서 수사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
재판관할도 부산지방법원이 될 것이다. 선례가 있다. 1997년 선고된 페스카마 15호 선상살인사건이다. 이 사건은 외부에 의한 해적 공격은 아니지만, 선박 납치라는 점에서 비슷하다. 피고인들은 한국인 선원 7명을 살해한 혐의로 부산지법, 부산고법, 대법원까지 1~3심에서 사형이 선고됐다. 부산지방검찰청과 부산지방법원은 해상범죄를 다룬 경험이 있다.
'삼호주얼리호'사건은 형사소송절차가 쉽지는 않을 것이다. 증인신문, 재판에서 통역, 변호인 선임절차, 집중심리가 돼도 상당 기간이 소요될 것이다. 그러나 새로 쓰는 국제형사재판이 될 것이다. '해양도시 부산'은 해적 재판을 지켜 볼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동아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