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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화합과 동질성 회복은 정보복지로부터 /조현

정보 사각지대에 놓인 취약계층, 이들을 깨우는 적극적 활동 필요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1-03-02 20:55:34
  •  |   본지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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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구에 이런 말이 있다. "법은 법 위에 잠자는 자를 보호하지 않는다." 오래 전 이 말을 처음 들었을 때 언뜻 떠올랐던 생각은 '법이란 참 야박하고 몰인정한 것이구나' 하는 것이었으며 그 후 법과 관련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을 볼 때마다 이 법구를 떠올리는 습관이 생겼다.

물론 이 말은 곧 자신에게 유리한 법률 조항이 있음에도 그 존재를 몰라 주장하지 않는다면 몰랐다는 이유로 구제받을 수 없다는 뜻이리라. 그렇다면 결국 법에 관한 지식과 해석, 그리고 법으로의 접근은 전문가들만이 가능하며 일반인들은 법적 행동이 필요할 때 이들을 통하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즉 일반인들에게는 법과 관련된 정보의 직접적 취득, 그리고 그와 관련된 행동 등은 원천적으로 차단되어 있는 상태이며 또한 이것이 현실이다.

이제 이러한 현상을 조금 확대하여 보자. 우리 사회에는 각종 제도와 관련된 무수한 법률과 규정과 조례와 규칙 등이 있다. 게다가 이것들은 걸핏하면 변하기 때문에 모든 내용을 다 꿰찬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은 자기의 생활과 관련이 있거나 또는 발생빈도수가 많은 경우 자기에게 필요한 정보만을 입수하여 상황에 맞게끔 대처하게 된다. 즉, 우리 대부분은 필요한 정보를 적시에 입수함으로써 우리 사회의 각종 제도에 부응하며 또한 자신을 보호하게 된다.

사람을 비롯한 모든 생물체는 무릇 자신의 생존유지를 위해 외부로부터 그를 둘러싼 정황에 관한 소식을 끊임없이 얻고 이를 평가하여 외부 환경에 대응하는 행동을 취한다. 즉, 생존활동을 위한 첫 단계는 바로 정보활동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우리 사회에서는 이 정보활동이 다른 것들과 마찬가지로 양극화 되어 있으며 그 간극은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

양극의 한쪽은 역시 선택된 사람들의 정보활동이다. 그들은 모든 고급정보를 남보다 한 발 앞서 입수한다. 이도 모자라 때로는 정보를 도둑질하기도 한다. 그 예는 청문회에 볼 수 있다. 청문회에서 자주 보는 사례 중의 하나는 후보자들의 부동산 재테크이다. 공무원이 무슨 돈이 있겠는가? 그래서 노후대책을 위해 특정 지역에 부동산을 샀는데 그 지역이 재개발 지역으로 지정되어 가격이 수배로 뛴 경우이다. 물론 본인들은 그러한 일이 우연한 일이라고 주장한다. 믿기로 하자. 단, 통계에 조금이라도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아니 로또 복권을 한 번이라도 사본 사람이라면 그들이 주장하는 우연과 확률과의 관계에 대하여 조금은 궁금해 할 것이다.

정보 양극화의 다른 대칭점은 역시 우리 사회의 취약 계층이다. 이들은 정보문맹이며 정보 소외층이라 할 수 있다. 그들은 매일 매일 강물처럼 그들을 휩쓸고 가는 정보를 거의 인식하지 못한다. 그들이 의지하는 것들은 주위 사람들이 '…라고 하더라' 하면서 말해주는 단편적이고 비체계적이며 신뢰성 없는 정보들이 대부분이다. 이들은 삶의 언저리에서 하루하루를 값어치 없는 정보를 접하며 지내고 있다. 또한 이들은 스스로가 적극적으로 정보를 수집하는 능력이 부족하며 이 때문에 부족하나마 현재 제공되고 있는 여러 가지 복지혜택도 찾아 갖지 못하고 있으며 무의식적으로 자기 권리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에게 "정보는 정보 위에서 잠자는 자에게는 아무런 혜택도 주지 않는다" 라고 말할 수 있을까? 작년 말부터 복지라는 말이 유행어가 되어 회자되고 있다. 대통령은 우리나라는 이미 복지국가라 자신 있게 말하였으며 야당에서는 3대 무상 시리즈를 들고 나와 예산확보 문제로 질타를 당했고 여당의 아무개는 복지정책은 돈보다는 따뜻한 가슴이 중요하다는 다소 아리송한 말을 했다. 여하튼 이러한 복지들도 훌륭하지만 정작 출발점은 정보의 평등화가 되어야 할 것이며 필자는 이를 정보복지라 부르고 싶다. 다른 말로 하자면 정보복지는 정보 위에서 잠자는 그들을 흔들어 깨워주는 것이다. 그래도 그들이 정보 위에서 계속 잠 잔다면 우리들 스스로가 그들에게 다가가 그들의 생존과 생활에 필요한 정보를 적극적으로 챙겨주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정보복지야 말로 우리 사회 정의의 하나인 기회균등 규범에 부응하는 것이며 한발 더 나아가 우리 사회의 동질성과 화합을 이룰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인제대 보건행정학과 교수·보건과학정보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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