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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일본 동북부 대지진, 강 건너 불구경 아니다 /손문

활성단층 수십개, 도심 내진설계 부실

원전·정유공단 인접 규모 6.5 이상 지진땐 부산도 마찬가지다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1-03-15 20:38:18
  •  |   본지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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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6년 7월 28일 새벽 중국 당산시에 리히터 규모 7.8의 지진이 발생했다. 내진 설계가 되어있지 않았던 건물들이 대부분 완파되면서 24만여 명이 목숨을 잃었다. 21세기 들어서는 2004년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해안에서 발생한 규모 9.1의 지진으로 한국인을 포함 30만여 명이 인도양의 쓰나미에 의해 목숨을 잃었다. 작년에는 아이티, 칠레, 대만, 터키 등에서 잇달아 강진이 발생했고, 바로 5일 전에는 이웃 일본에서 리히터 규모 9.0의 대지진과 함께 쓰나미가 겹쳤으며 이로 인해 원자력 발전소가 폭발하는 사고까지 더해 우리를 공포에 빠뜨리고 있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판의 경계부와 떨어져 있어 대규모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지진의 안전지대일까? 우리나라의 지진 기록을 살펴보면 이러한 물음에 두렵고도 의미있는 답을 얻을 수 있다. 최근 지질학자들은 포항~양산~부산의 양산단층과 경주~울산의 울산단층대를 따라 대규모 지진을 유발할 수 있는 수십 개의 활성단층을 발견했다. 또한 삼국사기, 고려사, 조선왕조실록 등의 역사기록을 꼼꼼히 살펴보면 AD 2년 이후 우리나라에는 약 1800회의 유감지진이 기록돼 있다. 특히 779년 경주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100여 명이 목숨을 잃었으며, 1643년에는 지진으로 울산에서는 땅이 갈라지고 물이 솟구쳤으며 대구 등 곳곳에 성첩이 무너졌다는 기록이 있어 우리나라에도 규모 6.5 이상의 강진이 실제 발생했음을 알려준다. 우리나라의 지진관측은 1905년에 처음 시작됐으며 1978년 이후 과학적 지진관측시스템이 구축됐다. 지진관측 기록으로 보면 우리나라에는 규모 3 이상의 지진이 매년 10회 내외로 꾸준히 발생하고, 건물과 인명에 직접적 피해를 줄 수 있는 규모 5 이상의 지진도 약 10년에 1회꼴로 발생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과학적 사실들은 우리의 희망과는 무관하게 우리나라가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며 규모 6.5 이상의 지진이 충분이 발생할 수 있음을 알려준다.

최근 들어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지진들은 동해안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인다. 또한 일본의 경우에도 심상찮은 변화가 감지되는데 잘 알려져 있는 1983년 5월 아키다현 지진(규모 7.7), 1995년 1월 고베 지진(규모 7.1), 2005년 3월 후쿠오카 지진(규모 7.0)의 경우처럼 강진의 진앙지가 일본의 동쪽 태평양 방면에서 서쪽인 동해 방면으로 이동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국내외 지질학자들은 이러한 이상조짐을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시아가 유라시아 판으로부터 분리돼 새로운 작은 독립판이 되면서 매년 약 2㎝ 동쪽으로 이동하는 반면 태평양판은 매년 7~8㎝ 이동해 일본열도를 서쪽으로 밀어붙이는 등 한반도와 일본 사이에 동서방향의 압축력이 누적된 결과로 해석한다. 이는 동해 일원에 현재 상당한 탄성에너지가 누적돼 우리가 과거 겪지 못했던 대규모 지진이 발생할 수 있음을 알려준다.

현재 동해 일원에 누적되고 있는 에너지가 한계를 넘어서면 어디에선가 지각의 균열이 발생하고 저장된 에너지는 순식간에 지반을 진동시키며 방출될 것이다. 이러한 갑작스러운 요동은 특히 대비 없이 안심하고 있던 사람들에게는 가공할 재앙을 가져다 줄 것이다. 우리나라 동해안에는 양산단층과 울산단층과 같은 지진을 유발할 수 있는 지각의 약대가 존재한다. 이러한 단층대와 인접해 부산 울산과 같은 대도시와 산업단지는 물론 고리 월성과 같은 원자력발전소가 위치하고 있다.

우리나라 원자력 발전소의 내진 설계 기준은 최대 규모 6.5의 지진에 견디게 설계돼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는 6.5 이상의 지진도 충분히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문제이다. 최근 소방방재청에서 실시한 시뮬레이션 결과 부산에 6.5 규모의 지진이 발생하면 전체 건물의 60~70%가 완파 또는 반파되고 수천 명의 사망자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됐다. 어마어마한 위험물이 가득 찬 원자력발전소와 석유화학 등의 공단에 둘러싸이고 80% 이상의 학교와 주거 건물들이 최소한의 내진 설계도 전혀 되어있지 않은 대도시에서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심각하게 고민하고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이웃 일본이 겪고 있는 너무도 안타까운 고통이 결코 강 건너 불구경이 될 수 없음을 명심해야 한다.

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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