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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MB정권은 인사로 끝을 보려나? /신율

인사 낙마율 11.6%, 이전정권 대비 4배

능력보단 보은 중시, 국정 곳곳 구멍숭숭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1-03-16 20:51:32
  •  |   본지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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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는 집권 초기부터 이른바 고소영 강부자 등의 신조어를 만들어내더니, 이제는 개그와 막장 드라마까지 손수 연출하려 하는 모양이다. 이명박 정권의 과거를 굳이 들먹이지 않더라도, 인사에 관한 한 정말 세계 수준급이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이는 통계를 보아도 금방 알 수 있다. 노무현 정권 때는 인사 청문 요청안 총 58건 중에 두 경우만 낙마해서, 낙마율 3.4%를 보였던 반면, 이명박 정권 들어서는, 현재까지만 계산해도 총 60건 중 7건이 낙마, 낙마율 11.6%를 보이고 있다. 얼핏 보기만 해도 노무현 정권과 비교했을 때 무려 4배 가까운 낙마율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혹자는 이런 낙마율을 보면서, 국민 여론이 노무현 정권 때보다 지금이 훨씬 엄격해져서 그렇다고 주장할 수도 있겠지만, 그런 생각을 한다면, 자신의 무지를 고스란히 드러내는 것이다. 여론의 잣대를 기준으로 보자면 오히려 노무현 정권 때가 훨씬 엄격했다. 지금은 교육을 빙자한 위장전입 쯤은 애교로 보이고, 학자 출신들의 논문 자기 표절 문제는 더 이상 문제로 보이지도 않을 정도인데, 노무현 정권 때는 이런 이유들로 어김없이 낙마했다. 이런 느슨해진 잣대도 통과 못해서, 낙마율이 전 정권 대비 4배나 되는걸 보면, 현 정권의 인사가 어느 정도 엉망인지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럼 이런 인사는 어떻게 가능할까? 답은 간단하다. 내가 신세진 사람, 나에게 충성을 다한 사람은 그 사람의 능력이나 경력에 상관없이, 그냥 자리에 임명하기 때문이다. 이번에 터진 이른바 상하이 스캔들, 그리고 지난번 국정원의 인도네시아 특사단 침입 사건도 그 연장선상이라고 보면 된다. 이번 상하이 스캔들의 주인공 중의 하나인 김정기 전 총영사는 한나라당 공천으로 서울 노원구에 출마하려 했던 인물이다. 물론 홍정욱 의원에게 밀리기는 했지만, MB대선 캠프에서 서울선대위 조직본부장을 지냈기 때문에, 출마 대신 상하이 총영사로 갈 수 있었다. 여기서 그의 경력 때문에 갈 수 있었다고 말할 수 있는 이유는, 그의 경력에서 외교와 관련된 사항이란, 미국에서 정치학을 잠깐 공부했다는 것 외에는 발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이 터지고 나서 그의 행적과 발언을 보면 그가 정말 외교에는 철저한 아마추어였음을 금방 알 수 있다. 먼저 사건이 터졌을 당시, 국정원 소속인 부영사는 이 사건을 조사하려 했지만, 이를 막은 것이 바로 김정기 당시 총영사였다고 보도되고 있다. 그리고 사건 당사자들이 본국 소환을 당한 이후에도, 김 전 총영사는 덩모 여인과 계속 친분을 유지하고 있음을 사진을 통해 알 수 있다. 이 부분은 김 전 총영사가 이 문제의 심각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음을 의미한다.

이 사건을 제대로 인식했더라면, 문제가 불거진 이후에도, 룰루랄라 덩 여인을 만나고 다녔을 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그가 조사를 받을 때에도, "나는 잘못 없는데, 음모에 걸려든 것이다", "덩 여인은 탈북자와 국군포로 송환에 결정적인 기여를 한 인물이다"라는 식의 말을 언론에 대놓고 주장했다. 이런 자신의 말이 한중관계는 물론, 남북관계, 북중관계에 막중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조차 인식하지 못함을 증명하는 것이다.

지난번 국정원 직원의 인도네시아 특사단 숙소 침입사건 때도, 국정원의 수장이 정보와 전혀 관련 없는 분야 출신이었기 때문에 발생한 일이라는 것이 정치권과 정부 대다수의 의견인걸 보면, 이번 상하이 스캔들과 국정원 사건의 원인은 하나로 모아진다. 그것은 바로 보은 인사 때문이라는 것이다.

정권 초기부터 측근들에 대한 무차별 중용시도로 그렇게 고생을 했으면서도, 최근까지 보은인사를 계속한 걸 보면, 학습효과라는 것이 별로 없다는 느낌이다. 이왕 이런 문제가 터졌으니, 앞으로 더욱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을 해야 하는데, 지금까지로 보아서는 "글쎄~"라는 소리 밖에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나에게 레임덕은 없다"라는 소리는 그만하고, "나에겐 국민밖에 없다"라는 소리를 듣게 행동해야 한다. 그 출발점은 바로 공정하고 올바른 인사다. "인사(人事)는 만사(萬事)"라는 평범한 격언을 백번 되새겨야 할 것이다.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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