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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프리즘] 부울경 통합의 각론을 얘기하자 /강재호

정치·행정자원 낭비, 총론엔 대부분 공감…광역시 지위문제 등 구체적 협의부터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1-03-20 20:17:20
  •  |   본지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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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8일 김두관 경상남도지사가 동남권특별자치도의 설치를 제안했다. 오랫동안 경남의 구역 속에 있다가 1963년 정부의 직할이 되면서 떨어져 나간 부산과 1997년 광역시가 되어 떠난 울산의 경계를 경남과 접해 있는 쪽에서는 허물고 이들 세 시·도를 대체하는 동남권특별자치도를 설치하자는 내용이다.

미군정이 1946년 서울을 경기도에서 떼어낸 이후 우리는 지금까지 부산을 비롯하여 6개 대도시를 도에서 분리해 왔다. 같은 미군정의 영향을 받고 있던 일본에서도 처음에는 대도시 중 광역자치단체의 관할에서 벗어나는 특별시를 정부가 지정할 수 있었다. 그런데 대도시는 특별시의 지정을 줄기차게 요구했지만 이를 포괄하던 광역자치단체는 그 지정을 한사코 반대하였다. 이런 가운데 1956년 정치적 타협이 이루어져 일본 정부는 특별시제도를 폐지하고 대신에 광역자치단체의 구역에 속하는 기초자치단체이면서 광역자치단체의 사무권한 대부분도 아울러 가지는 지정도시를 신설했다. 오사카시 교토시 요코하마시 나고야시 고베시 등이 전통적인 지정도시다.

우리나라처럼 특별시나 광역시가 없는 일본에서 최근 대도시와 이를 포괄하는 광역자치단체의 지방행정체제에 관해 여러 개편안이 나오고 있다. 특별자치시 대도시주 오사카도 구상이 그것이다. 첫째는 현재 19명의 시장으로 구성하는 지정도시시장회의가 종전의 특별시와 같은 특별자치시의 창설을 정부에 요구한 데서 비롯되었다. 1988년 자치구가 설치되기 전의 서울특별시나 부산직할시와 닮은 것이다. 둘째는 지정도시 중에서도 인구가 비교적 많은 요코하마시 오사카시 나고야시 등에서 주장하는 것인데 지금의 47개 광역자치단체를 도(道)나 주(州)로 크게 묶으면서 대도시와 그 위성도시들은 따로 분리하자는 안이다. 독일의 베를린 등에서 볼 수 있는 도시주와 유사하다.

오사카도(都)는 구역 속에 오사카시와 사카이시의 두 지정도시가 있는 광역자치단체인 오사카부가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 지정도시 지역에는 자치경찰 등 일부 행정을 제외하고는 오사카부의 권한이 미치지 않는다. 그래서 1943년 도쿄부와 도쿄시를 폐지하고 도쿄도를 설치한 것처럼 오사카부와 오사카시 사카이시를 폐지하고 오사카도를 설치하며, 오사카시와 사카이시의 31개 행정구를 11개 자치구로 폐합하여 두 지정도시가 가지고 있는 권한의 일부를 자치구에 남기고 나머지는 오사카도로 넘긴다. 그리고 구와 연담해 있는 여러 시를 9개 자치구로 전환하여 그 권한의 일부도 오사카도로 넘기며 도심에서 좀 벗어난 나머지 기초자치단체들은 그대로 둔다는 안이다.

오사카도 구상과 닮은 동남권특별자치도의 제안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부산 울산 경남의 통합이라는 총론에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해 왔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각론이며 김두관 지사가 내놓은 명칭도 당사자들이 협의해야 할 각론의 하나인데 경상이나 경남을 쓰지 않는 점은 반기고 싶다. 경주와 상주의 머리글자를 딴 경상도는 고려 말에 설치되어 매우 오랫동안 유지되어 오다가 갑오개혁 때인 1895년 진주부 동래부 대구부 안동부의 네 부로 해체되고 이듬해에는 경상남도와 경상북도로 이분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따라서 여기는 오래 전부터 경상도라는 명칭의 역사성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곳이다. 그렇다고 동남권이라는 방위를 새 이름으로 하자는 데는 선뜻 동의하기 어렵다.

각론의 가장 어려운 부분은 부산광역시와 울산광역시의 지위를 어떻게 할 것이냐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들의 양보 없이 통합은 불가능하다. 그리고 광역시의 구·군은 어떻게 할 것인가? 지방자치단체의 체제를 2층에서 3층으로 늘이지 않는다면 광역시와 그 구·군 가운데 한 층은 없애야 한다. 오사카도 구상은 전자를 걷어내는 것인데 그 거꾸로도 할 수 있다. 듣기에 좀 불편하더라도 이와 같은 각론 하나하나에 관해 서로 구체적으로 협의하지 않고는 단언하건대 부울경의 통합은 없다.

부산대 행정학과 교수

※사외 필자의 견해는 본지의 제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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