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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각] 작은 교회가 좋다 /장재건

일부 대형교회의 성장주의 문제점, 위기의 한국 교회 되살릴 계기 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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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경북 문경에서 일어난 '십자가 자살사건'은 사건의 엽기성을 떠나 과연 종교가 무엇인지를 다시금 생각하게 했다. 동서고금, 어느 종교를 막론하고 근본주의는 있어왔고 지금도 그 기세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서양을 볼 것도 없이 과거 우리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종말론은 여전히 곳곳에서 활개치고 있다. 그렇다고 해도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예수의 십자가 고행을 뒤따르겠다며 사지에 못을 박은 광신주의자를 보는 마음은 씁쓸하다. 마음 한편이 씁쓸하다고 했지만 사실 이런 사건을 접할 때마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사건의 엽기성에서 화제가 됐을 뿐 일부 광신주의자 그들만의 문제로 치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의 신앙과 활동들이 워낙 일반과 괴리돼 사회에 그다지 파급력이 없는 탓이다.

한국의 교회가 위기라고들 한다. '십자가 자살사건' 같은 광신주의의 기승에서 비롯된 문제는 아니다. 최근 일부 대형교회에서 불거진 각종 잡음들 때문이다. 교직을 둘러싼 부모 자식 간, 목회자 간의 다툼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화제가 될 정도다. 몸집 불리기에만 치중해온 일부 교회의 필연적인 결과다. 오래 전부터 끊임없이 제기돼오던 우려가 곳곳에서 곪아터지고 있는 것이다. 그 중엔 대통령이 장로인 교회도 있다.

문제는 외형적 성장에만 골몰해온 일부 교회의 문제가 십자가에 못박혀 죽은 광신도의 문제보다 더 심각하다는 점이다. 우리 사회의 내로라 하는 인사들이 다니는 교회에서 이런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취임한 유영숙 환경부 장관 또한 이명박 대통령이 다니는 교회에 고액헌금을 한 사실로 인사청문회에서 추궁을 받기도 했다. 단돈 1000원이든 1억이든 신자가 교회에 헌금을 한 사실을 나무랄 순 없지만 그 의도가 순수하지 않다는 것이다. 대통령 취임 이후 줄곧 '고소영' 논란으로 화제를 뿌린 교회이니 장삼이사라도 의혹을 가질 만하다.

유력인사들이 대형교회를 다니게 된 계기를 탓할 생각은 없다. 그 중엔 훌륭한 신앙을 가진 분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지금까지 드러난 일부 인사들의 과거에선 훌륭한 신앙인의 모습을 찾기 쉽지 않다. 권력과 돈을 위해 신앙을 산 흔적만 보일 뿐이다. 권력과 돈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게 그들만의 신앙이라면 할 말은 없다. 하지만 바로 그런 신앙관이 한국 교회를 위기로 내몰고 있는 요인임은 분명하다. 그래서 '십자가 자살사건'과 같은 극단적인 신앙보다 이들의 물신주의적 신앙이 한국 사회에서 오히려 더 위험해 보인다. 행여 제대로 된 믿음을 찾는 교인마저 그들의 뒤를 따를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중·고교 시절 주위의 권유에 떼밀려 교회에 다닌 적이 있다. 세월이 갈수록 목사님의 설교에선 헌금 이야기가 자주 나왔다. 신도가 늘다보니 교회를 새로 지어야 하는 현실적인 문제가 있었을 테다. 얼치기 신자여서 그랬겠지만 그다지 듣기가 좋지는 않았다. 지금은 아니라도 교회를 한번 다녀본 사람이라면 비슷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후 교회는 번듯한 건물을 지었고 성장을 거듭했다. 아마 요즘 문제가 되고 있는 일부 대형교회 또한 이런 과정을 거쳤을 것이다.

오로지 헌금 이야기 때문만은 아니지만 고교 졸업 이후 교회와는 담을 쌓았다. 비록 얼치기 신자였더라도 당시 교회생활의 자양분은 아직도 남아 있다. 한국 교회의 위기를 관심있게 지켜보는 것도 그 연장선상일 수도 있겠다. 주위에서 비슷한 경험과 생각을 가진 사람들도 의외로 많이 봤다. 하지만 일부 대형교회들은 이런 잠재적 신자들마저 오히려 안티세력으로 만들고 있다.

일찌기 함석헌 선생은 무교회주의를 주창했다. 한국 교회는 초창기 이후 엄청난 성장을 했고 현대사회에서 무교회주의는 적합하지 않은 측면도 있다. 하지만 건물보다는 성서가 중요하다는 무교회주의의 정신은 한국 교회가 다시금 되새겨야 할 부분이다. 오늘도 작은 '예배당'에서 진정한 예수님의 말씀을 전하는 수많은 목회자가 있을 것이다. 이들 만이라도 일부 대형교회의 전철을 밟지 않는 것이 위기에 빠진 한국 교회를 되살리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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