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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프리즘] 초과이익공유제는 반시장적인가? /유일선

정부 감세정책으로 대기업들 홀로 이득…적하효과 전혀 없고 양극화만 심화돼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1-06-12 21:21:38
  •  |   본지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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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은 갈수록 살찌는데 중소기업은 여위어만 간다."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의 말이다. 그런 격차를 해소해 보자고 제안한 것이 초과이익공유제이다. 재계와 보수언론이 바로 반발하고 나섰다. '반시장주의'라는 것이다. 홍준표 한나라당 최고위원 역시 "세계에 유래가 없는 급진 좌파적 주장"이라며 가세했다. 동반성장위원회의 역할이란 것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을 지원하는 것이다. 응당 제안할 수 있는, 제안해야 하는 정책이다. 그것을 엉뚱하게 색깔론으로 몰아가고 있다.

내용을 들여다보면 그다지 파격적인 것도 아니다. 대기업이, 연초 계획한 영업 이익의 목표치를 초과 달성했을 때 그 이익의 일정부분을 협력업체에 배분해주자는 이야기다. 방식도 현금 지급이 아니고, 대기업이 별도로 기금을 조성해 협력업체의 생산성 향상, 기술 개발을 돕는 데 사용한다. 한국 대기업이 세계시장에서 여전히 높은 가격경쟁력을 유지하는 데는 중소기업의 낮은 납품 단가의 공이 크다. 그들의 기여도를 일정 부분 인정하자는 취지이다.

MB정부 들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양극화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MB정부의 경제정책은 비즈니스 프렌들리가 아니고 재벌 프렌들리"라고 주장한다. 틀린 말이 아니다. 10대 재벌은 이명박 정부 들어 평균 50%가 넘는 성장세를 보였다. 재계 순위 1위 삼성은 2008년 59개였던 계열사를 2010년 78개로 19개나 늘렸다. 자산 규모는 144조 원에서 230조 원으로 껑충 늘어났다. 불과 3년 만이다.

정부는 대기업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다 했다. 크게 고환율정책, 저금리정책, 법인세 감세, 세무조사 축소 등이 그것이다. 시사주간지 '시사 인' 기사에 의하면 감세의 혜택은 전체 기업의 10%에 돌아간다. 그 가운데 0.1%의 대기업이 혜택의 60%를 가져간다. 정부는 내년에도 법인세율을 2% 추가 인하할 방침이다. 그러면 다시 10대 기업에 1조 원이 넘는 감세 선물이 돌아갈 것이다. 감세로 세수가 줄면 부채를 끌어다 메울 수밖에 없다. 이 정부 들어 100조 원 가까이 나라 빚이 늘었다. 그 부담은 고스란히 국민들 몫이다.

고환율, 저금리정책도 정부가 대기업에 준 선물이다. 그러나 원자재를 수입해야 하는 중소기업에게는 악몽이다. 국민들도 마찬가지다. 마치 대기업에게는 보조금을 주고 중소기업과 국민에게는 세금을 물리는 꼴이다. 아니나 다를까. 며칠 전 2011년 1분기 실질국민소득이 감소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적자 가구 비율도 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대통령은 이른바 적하효과(trickle-down)를 노렸을 것이다. 정부가 대기업이나 부자를 우대하면 투자가 확대되고 고용이 늘어나 중산층과 서민에게까지 부가 분배된다는 개념이다. "부자를 더 부자로 만든다고 우리 모두 부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장하준 교수가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에서 적하효과를 부정하며 한 말이다. 자료를 보면 이 대통령보다 장 교수가 더 옳았다. 중소기업중앙회 자료에 따르면 1999~2008년 10년 동안 대기업(300인 이상) 종사자는 220만 명에서 160만 명으로 27.2%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중소기업 종사자는 767만 명에서 1146만 명으로 49.4% 증가한다. 대기업들은 지난해 사상 최대의 이익을 누렸으나 중소기업의 영업이익률은 하락 추세다. 문제는 대기업, 중소기업 간의 양극화가 기업 사이의 문제만이 아니라 사회적 양극화로 직결된다는 점이다. 중소기업이 전체 고용의 88%를 책임지고 있어 중소기업의 빈곤은 국민 대다수의 빈곤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초과이익공유제에 대해 이건희 회장은 "사회주의 용어인지 공산주의 용어인지 들어본 적이 없고 경제학교과서에도 없는 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대기업이 받아 온 특혜의 일부를 중소기업과 나누는 것이 왜 문제인지, 이익 창출에 기여한 협력업체에게 그 몫을 배분하는 것이 왜 사회주의인지. 양극화가 심화되면 시장경제 체제가 흔들리게 된다는 것을 정말 모르는 것인지 묻고 싶다. 한국해양대 국제무역경제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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