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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홍준표 대표와 친박의 딜레마 /신율

좌클릭 행보, 총선 전략으론 알맞지만 대선엔 부적절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1-07-12 20:38:33
  •  |   본지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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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당초 이번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의 승자는 당내 역학관계에 의해 결정지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결과는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이번 전당대회의 승자는 원내대표 경선이후 명실상부한 신주류로 부상한 친박계의 선택조건에 의해 결정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친박계의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선택조건은 친박의 수적 열세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 그리고 당내 친이계의 도전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방어하는가 하는 문제와 맞물려 있었다. 다시 말해서 친박은 신주류로 부상하는 데까지는 성공했지만 아직까지 당내 분포로 봐서는 30%정도 밖에 차지하지 못하고 있어 다음 번 공천에서는 그 숫자를 늘리려고 할 것은 분명하다는 것이다. 수적 열세는 혹시 있을지 모를 당내 도전에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비교적 자파에 유리한 공천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하는데 여기에 맞는 인물, 그리고 투쟁력 있는 인물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이를 위해서는 일단 계파로부터 자유로운 사람, 투쟁력 있는 인물이 적합하다고 판단했을 수 있는데 그런 조건을 갖춘 후보가 홍준표 후보였다. 

여기서 친박이 한 가지 간과한 문제가 있다. 어떤 이가 대표가 돼도 공천권을 갖게 되면 자기의 계파를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모든 정당은 그 수가 적어서 그렇지 거의 모든 전·현직 대표가 자신의 계파를 가지고 있다. 강재섭 계라든지, 정몽준 계라든지 하는 것이 다 그런 연유에서 비롯된 것들이다. 홍준표 대표 역시 예외는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다. 홍 대표의 특성을 볼 때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자신의 계파를 만들려고 할 수도 있다. 왜냐하면 홍 대표는 과거 곧잘 독자 행보를 하며 자신만의 이미지를 구축했을 뿐 아니라 계파라는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워 역설적으로 계파 타도를 외치며 오히려 계파를 만들 수 있기에 용이한 입장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친박이 가지는 첫 번째 딜레마가 있다. 

하지만 친박의 입장에서 볼 때 홍 신임 대표는 강점도 가지고 있다. 바로 홍 대표 자신이 이명박 대통령에게 신세진 것이 별로 없다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신세진 것이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이명박 대통령에게 서운한 감정도 가지고 있을 수 있다. 

지난 2006년 지방선거 때 홍 대표는 서울시장 경선에 출마했었다. 당시 이명박 대선후보와의 인연을 생각하며 홍 대표는 내심 지원을 바랐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당시 이명박 후보는 오세훈 후보를 지원했다. 그 이후에도 홍 대표는 이명박 대통령과의 인연을 강조했지만 친이계는 홍 대표를 계파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바로 이런 점이 이번 전대에서 오히려 강점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 결론적으로 홍 대표 체제는 청와대와는 분명한 대립각을 세우며 당의 정체성을 강조할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혹시 있을지 모르는 친이계의 박 전 대표에 대한 공세를 막을 수 있다는 점에서 친박의 선택을 받았을 수 있지만 공천 문제에 있어서는 친박과 긴장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런 차원에서 홍 대표가 이끄는 한나라당은 일정 정도 시끄러울 가능성이 있다. 

친박의 딜레마는 이런 차원 말고 또 있다. 바로 홍 대표의 친 서민 이미지가 너무 강하다는 점이다. 본래 대선 전략이란 당은 집토끼를, 후보는 산토끼를 잡아야 한다. 그런 역할 분담이 가장 효율적이고, 실제 역대 대통령 선거는 모두 이런 전략을 구사한 쪽이 승리했다. 가깝게는 2007년 대선 때 후보는 실용을 주장해서 자신의 지지기반을 민주당 지지층으로까지 넓혔고, 한나라당은 본래 지지층을 지켰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을 보면 과거처럼 될 것 같지 않다. 즉, 홍 대표는 대표에 취임하자마자 이른바 우파 포퓰리즘에 대한 찬성의 입장을 표했고, 뿐만 아니라 재벌에 대해서 날선 비판을 서슴지 않았다. 물론 당대표 차원의 이른바 '좌클릭'이 총선 전략으로 먹힐 수 있음은 분명하지만, 대선 전략으로는 부적합하다는 점이 바로 친박계의 딜레마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친박의 입장에선 이런 딜레마를 어떻게 돌파할 것인가가 앞으로의 숙제라고 할 수 있다. 주류이긴 하지만 아직 수적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 친박의 입장에서 이 문제는 결코 쉬운 문제는 아닐 것이다.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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