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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칼럼] 신공항은 한나라당의 공깃돌인가 /송문석

스스로 백지화한 동남권 신공항카드…표 위해 다시 꺼낸 한나라당 속셈 뻔히 눈에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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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국민을 이끌고 제1차 세계대전의 불바다를 헤쳐 나간 '호랑이' 조르주 클레망소 수상에게 신문기자가 물었다. "지금까지 본 정치인 중에서 누가 최악입니까?" "이 나이가 되도록 아직 최악의 정치인을 찾지 못했습니다." 기자가 의외라는 듯 되물었다. "그게 정말입니까?" 그러자 클레망소가 분하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저 사람이 최악이다 싶은 순간 꼭 더 나쁜 사람이 나타나더군요."

정치인에 대한 이런 유머도 있다. 정형외과 의사와 건축가, 그리고 정치인이 어떤 직업이 가장 오래됐나를 두고 논쟁을 벌였다. 정형외과 의사가 말했다. "성경을 보면 아담의 갈비뼈로 이브를 만들었다는 대목이 나오는데, 그걸 보면 정형외과 의사가 가장 오래된 직업인 게 틀림없어." 그러자 건축가가 반박했다. "아니지. 하느님이 혼돈 속에서 우주 만물을 설계하고 만드신 걸 보면 건축가야말로 최초의 직업이지." 두 사람의 말을 잠자코 듣고 있던 정치인이 한마디 거들었다. "그런데 그 혼돈은 누가 만들었게?"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가 느닷없이 동남권 신공항 건설계획을 내년 총선과 대선 공약으로 재추진하겠다고 공언했다. 그의 좌충우돌 언행이야 익히 알려졌지만 이제는 정치인의 혼돈 바이러스가 악성 종양으로까지 발전한 듯하다. 표를 얻기 위해서라면 있지도 않은 강에 다리를 놔 주겠다고 흰소리를 하는 정치인의 병은 편작이나 화타가 오더라도 고칠 수 없나보다.

동남권 신공항 사업은 이명박 대통령이 후보시절 대선 공약으로 내놓았다. 그래놓고는 집권 후 3년 이상을 질질 끌었다. 그동안 영남은 부산 경남 대구 경북이 패를 나눠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 식으로 싸웠다. 대구백화점 앞과 부산역 광장은 누가 더 많은 군중을 모으나 내기하는 세 대결장이 됐고 수백 수천 개의 플래카드가 양 도시를 뒤덮었다. 열혈 시민들은 단식과 삭발, 혈서까지 뿌리는 극한행동도 표출했다. 정부의 역할이 국민의 통합과 결집, 역량의 강화일 터인데 이 정부는 어찌된 노릇인지 세종시 과학비즈니스벨트 광역상수도 신공항 등 벌여놓은 사업마다 지역 간에 싸움을 붙여놓고 구경하는 맛으로 정권을 잡은 게 아닌가 의심이 들 정도로 무책임하고 무능력했다.

그러다 지난 4월 1일 이명박 대통령은 동남권 신공항 추진을 "국익에 반한다"는 이유를 들어 백지화했다. 정부와 한나라당은 그 위에 "경제성이 없는 포퓰리즘 정책"이었다고 소금을 뿌렸다. 신공항 추진에 목을 맸던 부산시민들만 국익에 반하는 반국가적 행위를 한 셈이고 대중영합주의에 깨춤을 춘 꼭두각시가 되고 말았다.

이렇게 저들 스스로 백지화시킨 동남권 신공항 추진을 홍 대표가 재점화하려는 까닭은 뻔하다. 민심이반으로 총선과 대선 전망이 어둡자 득표에 도움되는 것이라면 지옥에서라도 불러내 보자는 속셈이 깔려 있는 것이다. 신공항 재추진이라는 고깃덩어리를 던져놓으면 이해가 걸린 지역에서 덥석 물 것이고 반 한나라당 여론도 언제 그랬냐는 듯 좋든 싫든 한곳으로 쏠릴 것이라는 계산인 것 같다. 예상대로 한나라당 대구·경북 시도 당과 지자체가 한나라당에 총선·대선공약 채택을 요구했다는 소리가 곧이어 들려왔다. 이 시점에서 "그럼 가덕도가 된다는 거냐, 밀양에 들어선다는 거냐"고 성마르게 묻는다면 너무 순진한 거다. 그들 머릿속에는 방법과 결과는 안중에도 없을 터이다. 일단 지역 현안으로 만들어 싸움을 붙여 놓고 이쪽에 떡을 줄듯 저쪽에 줄듯 저울질하면서 선거때 표만 긁어 모으면 그만인 것이다. 그러지 않고서야 저들 스스로 관에 넣어 쾅쾅 대못질을 한 뒤 땅 속 깊숙이 묻었던 동남권 신공항 카드를 다시 끄집어낼 리가 없다. 동남권 신공항 추진이 4개월 만에 갑자기 국익에 도움이 되는 사업으로 돌변했단 말인가. 아니면 경제성이 넘친 국책사업이라도 됐다는 말인가.

한나라당은 망국적인 지역갈등과 국민분열을 이렇게까지 조장해서라도 선거에서 표를 얻고 싶은 건가. 또다시 지역민들의 핏발 서린 대중집회, 단식과 삭발, 플래카드와 혈서를 보고 싶은 건가. 더 이상 지역민을 욕보이고 우롱하지 말기를 바란다. 부산과 신공항은 한나라당이 갖고 노는 공깃돌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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