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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칼럼] 총선 후보군 제위께 /고기화

인성·자질 미달에 사익·권력 탐하려 출사표 던진 이들…修己治人이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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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4·11 총선이 8개월도 채 남지 않았다. 이미 수많은 인물이 국회의원 후보로 나서기 위해 암중모색하거나 공공연히 물밑운동을 벌이는 등 선거 전선을 향해 돌진하는 중이다. 정치 신인들은 입성을 위해, 초·재선 의원들은 수성을 위해 안간힘을 쏟고, 다선 중진의원들은 선거 때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물갈이론'에 대응하기 위해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모두 부질없어 보인다. 김칫국부터 먼저 마시는 꼴이다. 정치인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은 냉담 그 자체다. 정치권에 대한 신뢰가 이미 땅바닥으로 추락한 마당에 그들끼리 '공천 칼' 운운하는 꼬락서니는 더 싫증 날 뿐이다. 한 번 잃은 민심은 쉽게 돌아오지 않는다.

대한민국에서 국회의원이 된다는 게 요즘도 '가문의 영광'인지는 모르겠지만, 막강한 권력임은 부인할 수 없다. 인구 대비 지역 국회의원 수를 따지면 평균 잡아도 20만 명 이상을 대표한다. 그런 만큼 막중한 책임이 따르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현실은 그러한가. 국가와 지역발전에 헌신하기는커녕 사익을 좇거나 권력만 탐하는 함량 미달의 정치인을 수없이 보아왔다. 학연, 지연 등 연줄을 좋아하고, 파벌 등 패거리 정치를 일삼는다. 부패와 부정, 철새, 파렴치 정치인도 있다.

이런 정치인들은 1년 고생하고, 3년을 논다고 한다. 선거를 앞둔 1년은 시장통과 목욕탕, 양로원 등 골목 곳곳을 들락날락하면서 손이 부르틀 정도로 악수한다. 일명 '악수론'. 나머지 3년은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다. 평소엔 지역에 얼굴도 보이지 않은 채 유권자 위에 군림하려 든다. 이른바 '코빼기론'. 우스갯소리 하나. 국회의원들이 목욕탕에 제일 오래 있는 이유는? 때가 많기 때문이라고.

물론 신의와 양심을 지키고, 선거구를 발로 뛰면서 주민들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열심히 들으려는 '아름다운 귀'를 가진, 지역과 국가를 위한 최선의 길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하는 의원들이 영 없는 것은 아니다. 그들로서는 도매금으로 욕을 먹는 게 억울할 터이다. 하지만 능력도 모자라면서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고집부리는 이, 요행을 바라고 금배지 한 번 달아보겠다고 날뛰는 이, 주체성·정체성도 없이 오로지 자리 욕심에만 혈안인 이 등은 국민을 피곤케 할 뿐이다. 이런 걸 보면 국회의원 자격시험을 도입하자는 말이 전혀 엉뚱하지만은 않다. 국회의원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

말이 나온 김에 국회의원이 되기 위한 최소한의 자질에 대해서도 얘기해 보자. 금력, 학력, 인맥, 언변, 외모(?) 등은 대부분 줄서기나 유권자를 현혹시키는 데 이용되기 쉽다. 그렇다면? 독일 사회과학자인 막스 베버는 좋은 정치인의 자질을 세 가지로 요약했다. 열정, 책임의식, 균형감각이다. 별로 어려울 것 같지 않지만, 실제 이런 정치인을 찾기란 쉽지 않다. 우리나라 헌법에서 요구하는 국회의원 자질도 있다. 헌법 제46조의 청렴 의무, 양심에 따라 성실히 직무를 수행할 의무, 지위를 이용한 이익행위 금지 의무가 그것이다. 그렇지만 이를 잘 지키고 있다고 자부할 이는 드물 것이다. 진정한 국민의 공복인지, 아닌지를 보려면 열정과 성실, 겸손을 따져보면 될 듯하다.

정치인은 무릇 희망을 담는 그릇이 되어야 한다는 건 상식에 속한다. 정치가 힘 있는 자의 전유물이던 시대는 지났다. 국민에게 눈물과 고통 대신 꿈과 희망과 용기를 안겨줄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그릇이 못 되는 소인배는 스스로 물러날 줄 알아야 한다. '하늘이 두 쪽 나도' 국회의원이 되겠다며 부나방처럼 권력만 좇다간 세간의 조롱거리가 되기 십상이다. '수기치인(修己治人)'이라 하지 않던가. 자기 자신을 닦는 게 먼저다.

국민도 모욕 당하지 않으려면 제대로 선택해야 한다. 마키아벨리가 말하는 '참새'처럼 행동해서는 안 된다. '눈 앞의 먹이에만 정신이 팔려 머리 위에서 매나 독수리가 덮치려 하는 걸 깨닫지 못한다면' 어찌 세상이 달라지겠는가. 선거가 끝난 후 다시 뒤통수를 맞지 않으려면 지금부터 총선에 나설 후보들의 자질과 인간 됨됨이 등 면면을 두 눈 부릅뜨고 살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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