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시론] 일본의 습관성 시비에 대처하는 법 /이영식

각자 맡은 분야에서 열정 다해 주력하고 차분하지만 조직적인 대응으로 일관해야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1-08-30 21:13:44
  •  |   본지 26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일본의 독도영유권 주장의 목소리가 전에 없이 요란하다. 지난 1일 일본 자민당 의원 3명이 독도문제를 운운하며 울릉도 방문을 시도했고, 역시 대처방안을 둘러싸고 온 나라가 들끓었다. 울릉도는커녕 공항에서 곧바로 쫓아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고, 울릉도 뿐 아니라 독도까지 안내해 일본 국회의원이 한국정부의 허락을 받고 방문했던 사례를 남기자는 의견도 있었다. 전자의 의사표현이 요란스럽고 집단적이었던데 반해, 후자의 주장이 조용하고 개별적이었던 때문인지, 우리 정부는 전자의 의견처럼 공항에서 축출하는 방법을 택했었다. 목청 높여 비분강개하고 단정적이고 감정적인 행동으로 의사를 표시하는 쪽이 쉽게 득세하는 우리 사회다운 결정이었다.

일본이 독도나 교과서 문제 등으로 시비하는 것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그런데도 하필이면 왜 지금 목소리를 높이는지에 대한 역사적 분석은 별로 없었던 것 같다. 역사적으로 독도문제 뿐 아니라 일본의 트집 잡기에는 일정한 배경이 있었다. 일본 내의 모순과 불안이 팽배할 때마다 그 분출구로서 한국에 대한 도발이 공식처럼 등장했었다.

고대 율령국가 성립기에 지방호족의 통합 수단으로 삼한정벌론이 창출된 이래, 근세에 전국시대의 종식을 위한 토요토미 히데요시의 조선정벌론이 있었고, 근대 메이지유신정부의 헤게모니 다툼에서 정한론이 제기되었다. 1923년 관동 대지진으로 절망하는 민중의 불만을 돌리기 위해 퍼뜨린 독극물 투여설은 재일 조선인의 무차별 학살로 이어졌고, 1992년경 일본경제가 버블붕괴를 맞이하면서 우익의 일본사 교과서와 과거사에 대한 극우적 망언들이 다시 고개를 쳐들었다. 이번 울릉도 방문에 대한 일본 언론의 호의적 보도나 입국금지에 대한 에다노 관방장관의 이의제기 등을 볼 때, 몇몇 우익의 해프닝만으로 치부할 수 없는 반한정서의 팽배가 배후에 있다. 아무래도 지난 3월 괴멸적 타격을 입었던 동일본 대지진의 영향이 크다. 지진피해 뿐 아니라, 해일로 인한 원자력발전소의 폭발은 일본의 기술과 안전의 신화를 여지없이 무너뜨렸고, 광역적 피폭의 공포는 여전히 일본인의 가슴을 짓누르고 있다. 구호성금을 모아 주었다지만 하루 종일 한국드라마를 봐야 하고, 아내들의 '욘사마' 사랑에 이어 K-POP에 열광하는 아들딸들에 대한 불만 모두가 한국으로 향했던 것은 아닐까?

물론 습관적인 시비와 도발이라고 방관할 수만은 없다. 명(明) 치러 가는 길을 빌려달라는 정명가도론은 임진왜란으로 이어졌고, 개항요구는 일제강점으로 이어졌다. 그렇기에 당면문제 극복에 국민 모두가 나서는 분위기는 국력의 낭비란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못하다. 국익에 맞지 않거나 우리의 질서를 해 할 수 있다는 판단이 서면 출입국관리국과 입국심사창구에서 처리하면 될 일이다. 장관이 소란을 떨고 대통령까지 나서는 것은 문제가 있다. 독도초병 서라고 장관시킨 게 아니고, 출입관리국 직원 하라고 대통령 뽑은 게 아니다. 장관과 대통령은 출입국관리국 직원들이 스스로 판단하고 처리할 수 있는 나라 만들기에 힘써야 하고, 자신이 맡은 직분에 걸맞은 일에 주력함으로써 국력 키우는 데 기여하는 게 중요하다. 우리의 번영이 지속되는 한 독도에 대한 실효적 지배는 더욱 강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한·일 간의 교류도 모든 계층과 연령에서 활발하게 지속되어야한다. 기왕 맺은 자유여행협약을 제한하기 보다는 방문목적을 분명히 기록하게 하고 관리에 충실하면 될 일이다. 우리가 일본의 장점으로 쉽게 동의하는 객관적이고 냉철한 태도를 취하면서 각자 맡은 분야에서 열정을 다하면 된다. 그렇게 우리 경제가 일본을 넘어서는 날 이런 문제들은 저절로 해결될 것이다. 그때까지 담대하고 의연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

광복 60주년이 훨씬 지난 오늘에도 광복절을 대한민국 최대의 경축일로 거행하는 것은 우리의 일본 콤플렉스를 말해 주는 것이고, 그걸 아는 일본이 우리의 아킬레스건을 자꾸 건드리는 것이다. 일본의 습관적 시비와 도발에 대해서는 눈길조차 줄 것 없고, 언론이 부산 떨 일은 더욱 아니다. 내 것을 남이 제 것이라 한다 해서 부정의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술수에 말려드는 일이다. 차분하지만 조직적으로, 그리고 치밀하게 대응해야 할 일이다.

인제대 역사고고학과 교수·박물관장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정부, 공연장 겸 돔구장 추진…북항 돔 아레나 ‘기회’
  2. 2폭발음 뒤 불길…인근 7000명 대피(종합)
  3. 3프로야구 역대급 흥행에도 쪼그라든 ‘거인 팬심’
  4. 4부산시, 퐁피두 분관·라 스칼라 공연 백지화(종합)
  5. 5[단독] “어? EBS서 봤던 문젠데” 부산 고교 118명 중간고사 재시험
  6. 6‘신천지 與 입당 정황’ 친청계 반발…“김 대표, 조사 과정 제대로 밝혀라”(종합)
  7. 7[속보]홈플러스 희망퇴직 신청자 몰리는 바람에 접수 조기마감
  8. 8호텔 셔틀 타고 황령산 야경 보러가요
  9. 9구·군은 맘대로 불법 현수막…민간엔 과태료 폭탄
  10. 10이기대 예술공원 사업도 차질
  1. 1‘신천지 與 입당 정황’ 친청계 반발…“김 대표, 조사 과정 제대로 밝혀라”(종합)
  2. 2北 "전날 동해서 2종 잠수함발사 전략순항미사일 시험발사"
  3. 3신임 靑 비서실장에 임광현 국세청장(종합)
  4. 4김민석 격주 부산행 PK 민심잡기…부마항쟁 기념식 찾는다
  5. 5이 대통령 "부마항쟁 헌법 조문화, 이제는 실천할 때"
  6. 6김민석, 강훈식 서울시장 후보론에 “가능성 열려있다”
  7. 7김지용 “정치검사 1호는 尹”…과거 행적 놓고 與 집안싸움(종합)
  8. 8李 대통령 지지율, 2주 전보다 소폭 오른 44%…부정 평가 49%
  9. 9박형준 “새로 할 일 없는 사람들, 전임 시정 뒤집기 집착”
  10. 10강훈식 다음 수순은 서울시장 출마?(종합)
  1. 1[속보]홈플러스 희망퇴직 신청자 몰리는 바람에 접수 조기마감
  2. 2호텔 셔틀 타고 황령산 야경 보러가요
  3. 3올해 자사주 62조 태웠다…‘삼전닉스’ 과반
  4. 4부산 호텔업계 “바가지요금 논란 되풀이 막자”
  5. 5금융사 AI해킹 16곳으로 늘어나…130곳은 ‘보안 미흡’
  6. 6삼전닉스 급락에 코스피 5600선까지 추락…매도사이드카 발동
  7. 7부산 온 금융공공기관 '지역인재 채용률 30%' 눈 가리고 아웅(종합)
  8. 8“밀양·부산 내륙 기행” 인기 폭발… 1~9월 6000여 명이 열차 이용
  9. 9‘8% 넘게 폭락’ 두 달만에 코스피·코스닥 1단계 서킷브레이커 발동
  10. 10[속보]“편의점 김밥 잘 골라야”… 속 재료·영양·가격 등 제품마다 제각각
  1. 1폭발음 뒤 불길…인근 7000명 대피(종합)
  2. 2부산시, 퐁피두 분관·라 스칼라 공연 백지화(종합)
  3. 3[단독] “어? EBS서 봤던 문젠데” 부산 고교 118명 중간고사 재시험
  4. 4구·군은 맘대로 불법 현수막…민간엔 과태료 폭탄
  5. 5부산도시철 교대인력 공백 떠안은 직원들…현장 아우성
  6. 6변성완·박상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송치
  7. 7고성 출신 세계적 산악인 엄홍길 대장, 자랑스런 경남인상 수상
  8. 8해인사, 팔만대장경 한 본 더 제작한다…29일 판각 시작 알리는 고불식
  9. 9市 ‘시간 쪼개기 계약’ 채용 관행 전면 손질
  10. 10근무 중 헬스장 222차례 간 경감…법원 “강등 정당”
  1. 1프로야구 역대급 흥행에도 쪼그라든 ‘거인 팬심’
  2. 2[뭐라노] 롯데, 이젠 성찰할 때
  3. 3인종차별 당한 엄지성…英 경찰 수사
  4. 4거인 3년 연속 7위…레이예스·한동희는 날았다
  5. 5황성빈은 첫 도루왕…끝까지 뜨거웠던 타이틀 경쟁
  6. 6한화, 새 사령탑에 류지현…3년 20억원
  7. 73년 無가을로 계약 만료…김태형 감독 운명은?
  8. 8프로야구 한화, 신임 사령탑으로 류지현 국가대표 감독과 계약
  9. 9최동원 어린이 야구교실, 출범 11년 만에 프로선수 배출
  10. 10HJ重·동부건설, 소외층·골프 꿈나무에 3000만원 기부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AI 시대, 부산 R&D의 대전환
원자력 청출어람, 스승을 가르치다
국제칼럼 [전체보기]
사라지는 것, 귀 기울일 것
열린 사회와 그 적들
기고 [전체보기]
배의 피부를 지키는 기술은 도장이다
거장은 떠나도, 오케스트라는 남아야 한다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북극항로, 첫 배보다 중요한 것은 다음 배다
솔직할 수 있는 용기, 당신에게도 닿기를
도청도설 [전체보기]
은정이라는 이름
다시 영화의 시간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요추부 척추관협착증, ‘메포츠’로 극복하기
B형 간염 ‘바이러스 수치’에 ‘급여’ 맞춰야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초대 중수청장, 내편 네편 아닌 국민편에 서라
지자체, 현수막 법 준수하고 실태부터 파악해야
세상읽기 [전체보기]
다민족 사회
부캉이가 북항에 던진 질문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의 ‘필요 원칙’과 포퓰리즘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한국이 가진 자산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금가락지가 땅에 떨어진 형국, 곡전재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거울 속의 외계인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