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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각] 정부·지자체, 기업형 불법조업 근절 의지 있나 /강춘진

단속선 앞에 있어도 불법 개조 어선 이용 어족자원 씨 말려, 두루뭉술 해결 안돼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1-08-31 20:58:57
  •  |   본지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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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우리나라 연근해에는 이른바 '고데구리'라는 소형기선저인망 어선의 불법어업 행위가 문제가 된 적이 있었다. 연안에서 작은 그물코를 가진 그물을 이용해 바닥층을 긁는 형태로 조업을 한 소형기선저인망 어선은 작은 고기까지 어획하고, 심지어 바닥에 사는 패류의 서식장까지 훼손했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중층에서도 조업할 수 있도록 어법을 변형해 수산자원을 남획했다.

2004년 12월 제정된 '소형기선저인망 어선 정리에 관한 특별법'을 통해 해결의 실마리를 찾은 '고데구리 사태'는 지금도 수산업계에 회자되고 있다. 엄청난 진통이 따랐다고 한다. 그 이면에는 전국에 흩어져 조업한 '고데구리' 종사자들은 가족 단위로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고데구리' 어업을 했다는 동정 어린 시선도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어업이 있는 한 수산자원 보호를 위해 시행하는 각종 정책의 실효성이 상실될 수밖에 없었다.

정부가 단속을 강화하자 불법어업자들이 집단적으로 반발하는 등 사회문제가 되기도 했다. 결국 정부는 단속 일변도로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점을 인식하고, 전업 자금 지원 형태 등을 동원해 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그 덕분에 우리나라 연근해 수산자원이 어느 정도 회복됐을까. 아직은 가늠할 수 없다. 변화무쌍한 바다라는 자연의 위대함을 알기 때문이다. 단지 '고데구리 사태' 해결이 다함께 공유해야 할 수산자원을 보호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에 대해 이론이 없다는 점에 주목한다. 정부가 펼친 역대 수산정책 가운데 가장 잘한 일의 반열에 올리는 것에도 다른 의견이 없는 것으로 안다.

최근 멸치잡이 기선권현망의 일부 어선이 배 끝 부분에 경사로를 설치해 바닥을 긁는 어업을 하면서 수산자원을 남획하면서 또다시 연근해를 소란스럽게 했다. 이번에 터진 '제2의 고데구리 사태'는 생계형 어업과 달리 기업형으로 불법어업이 자행돼 뒷맛이 개운치 않다.

한국과 일본에만 있는 이 어선은 연안 가까이에 군집한 멸치를 인망식(중층이나 표층을 끄는 어업)으로 어획한다. 하지만 지난 2006년 규제 완화 차원에서 야간 조업 금지가 해제된 이후 일부 기선권현망 어업인이 어구와 어선을 변형해 저인망식 조업으로 멸치 이외 고가의 어종을 잡으면서 자원 훼손 문제가 불거졌다. 해당 어선 선주들은 연간 수백억 원대의 수익을 올렸다는 이야기가 수산업계에 심심찮게 흘러나왔다.

다행히 국내 어업인 대다수가 정부에 자원 황폐화와 어업질서를 어지럽히는 행위에 대한 강력한 규제를 요구해 기선권현망 어선의 배 끝 부분 경사로 설치와 야간 조업을 금지한 '수산자원관리법 시행령 개정안'이 지난 8월 초 정식 발효됐다. 그렇게 '제2의 고데구리 사태'가 일단락됐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법령 발효 이후에도 기선권현망 어선의 저인망식 불법조업은 계속됐다. 특히 동해어업관리단의 어업지도선이 눈앞에 있는데도 버젓이 불법조업을 단행했다고 하니 어안이 벙벙하다. 이들 어선은 조타실 문을 잠그고 어업지도선의 지시에도 따르지 않았다고 한다.

동해어업관리단의 조사에 따르면 어선 선장들은 비공식적으로 불법조업을 인정하면서도 선주와 맺은 계약 때문에 조업을 강행한 것으로 밝혀져 또 한 번 놀랐다. 선장이 계약 기간 중 하선하면 수천만 원대의 선수금을 반납해야 해 자신은 물론 선원들의 생활고를 책임져야 하는 부담이 따랐다고 하니 '악덕 기업' 이미지가 풍긴다. 여기에다 수협 위판장에서 정식 상장이 어려운 불법 어획물은 선주가 아는 일반 위판장에서 고가로 팔렸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생계형 어업인이 주축인 첫 번째 '고데구리 사태'와 달리 기업형 어업인이 벌이는 이번 사태에는 동정 대신 싸늘한 시선이 팽배하다. 수산인들은 정부와 해당 자치단체에서 '제2의 고데구리 사태'를 어떻게 매듭지을지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다. 바다에서도 "돈 있고 백 있으면 통한다"는 식으로 사태가 두루뭉술하게 해결되는 것을 바라지는 않는다. 그러면 문제는 심각해진다.

해양수산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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