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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각] 표심 자극하는 '경제민주화' 실현 근거를 제시하라 /강춘진

'무상 시리즈'의 실현 가능성, 꼼꼼한 점검이 우리 세대의 책무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2-02-08 20:12:26
  •  |   본지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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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가 됐다. 4년 만에 '달콤한 천국의 문'이 다시 열릴 태세다. 때가 되면 그 문은 또 닫힌다. 문이 닫히면 국민은 아우성이다. 약속을 헌신짝처럼 버린 꾼들에 대한 비난이 쏟아진다. 그리고 망각의 세월은 흐른다.

유권자가 신이 나는 선거 시즌이다. 그것도 국회의원과 대통령을 한꺼번에 뽑는 멀티 시즌이 되다 보니 더욱 신이 난다. 각 당 후보진영은 국민을 천국의 문으로 안내하기에 분주하다. 낙선을 경험한 후보들은 관심을 한몸에 받다가 일순간 외톨이로 전락하는 그 쓰디쓴 아픈 추억을 떠올리기도 싫어 악을 쓰고 천국의 문을 열겠다고 다짐한다. 표가 있다면 지옥의 문이라도 서슴없이 열 참이다. 그들의 외침은 천상의 목소리나 되는 양 달콤하기 짝이 없다.

실현 가능성은 나중의 문제다. 당선 뒤에 생각하면 된다. 안 되면 "때가 무르익지 않았다"고 떼를 쓰면 그만이다. 욕설이 잔뜩 묻은 비난의 화살을 맞는다고 죽지는 않는다. "그때는 몰랐다"는 말도 준비돼 있는 그들이 아닌가.

이번 시즌에는 '경제민주화'가 천국의 문 앞을 맴돌고 있다. 이 화두는 정치권에서 여야 구분 없이 터져나온다. 연일 쏟아지는 공약은 '무상 시리즈' 천지다. 유권자 귀에 익은 반값 공약도 난무한다.

무상급식, 무상보육, 무상의료 등은 이미 식상한 아이템이 돼 버렸다. 부를 공평히 나누겠다는 경제민주화 공약은 정말 달콤하다. 그 바람은 군대는 물론 청년실업자, 무주택자 집단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우선 좋기는 하다. 늦은 나이에 셋째 아이를 본 입장에서 올해부터 만 0~2세 자녀의 보육료를 무상 지원한다는 소식에 사실 귀가 번쩍 뜨였다. 단순 계산만으로도 이번 1년간 400만 원 안팎을 절약할 수 있다. 내년 이후의 보육비를 걱정할 겨를도 없이 만 3세 이후 자녀, 심지어 유치원비까지 무상 지원한다는 정책이 나왔다.

이 천국의 문이 활짝 열렸으면 좋겠다. 그런데 벌써 걱정이다. 이 문은 찔끔 열렸다가 다시 닫히는 것이 관례로 굳었기 때문이다. 매번 선거철이면 되풀이되는 현상이다.

이번에는 따지고 싶다. 경제민주화에 담긴 내용 하나하나가 팍팍한 살림살이에 고단한 모든 사람에게 큰 힘을 주는 메시지다. 강렬하다. 그러니 실현 가능성을 요소요소 점검해 정확한 표심을 드러내는 것은 우리 세대의 책무다. 먹기 좋은 떡이라고 덥석 물었다가 뒷감당을 못하면 큰일이 아닌가.

지금 당장은 모두가 잘 살아야 한다지만, 노후가 걱정이다. 자칫 미래 세대의 몫까지 홀랑 사라지게 하는 우를 범할 수 있다.

경제민주화. 좋기는 한데 구체적인 재원 마련 방안부터 제시하는 게 제대로 된 공약 발표 순서가 아닐까. 실현 가능성도 없는 공약을 남발했다가 국민이 쏘아댄다고 맞아 죽을 리 없는 비난의 화살만 감당하면 될 일이 아니다.

정치권은 이번에도 부자로부터 세금을 더 많이 거두는 방안을 내세웠다. 소득세 과세 범위와 부동산 보유세 강화 등 증세를 통한 복지 향상이 주류를 이룬다. 이 역시 식상한 아이템이다.

한 번 따져보자. 소득 계층에 따라 보육료 등을 무상 지원받을 수 있는 대책은 이미 시행 중이다. 그런데 4억, 5억 원을 호가하는 아파트에 살면서 매달 천만 원대의 수익을 올리는 사람도 소득 노출을 피해 이 지원혜택을 누린다. 의료복지에 쓰일 비용이 편법을 동원한 일부 병의원을 배불리는 데 투입된다. 근로 능력이 있어도 정부 지원금을 받기 위해 빈둥거리는 사람이 주변에는 많다. 지능적으로 조세를 회피하는 탈세자들이 부지기수다. 이들에게도 표가 있어 후보들은 진정한 개혁의 칼을 들이대지 못한다.

바람은 거세다. 그러나 꾼들이 해대는 천상의 목소리만 듣고 있자니 걱정이 앞선다. 달콤한 유혹 뒤에 돌아올 리스크가 너무 크다.

그나저나 '천상의 목소리'라는 닉네임을 달고 세계무대를 누비는 유명 소프라노 선생님에게 죄송한 마음 금할 수 없다.

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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