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추진하는 택시요금 인상안은 여러 모로 불합리하다. 현행보다 최소 18.77%나 되는 인상 폭도 그렇거니와 서비스 개선이나 감차 대책이 빠져 있기 때문이다. 이래서야 시민의 주머니를 털어 택시업계의 구조적 불황을 일시적으로 은폐하는 꼴밖에 되지 않는다. 부산지역 택시업계의 채산성을 맞춘답시고 요금만 올릴 게 아니라 자생력을 갖추도록 유도하는 게 자치단체의 역할 아닌가.
부산시는 어제 교통개선위원회를 열어 18.77% 인상안과 22.87% 인상안 두 가지를 정했다. 시는 곧 민간이 참여하는 물가대책위원회와 시의회 등을 거쳐 택일할 것이라고 한다. 택시업계의 사정이 좋지 않아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게 시의 입장이다. 그러나 무얼 택하든 이 인상안은 지나치다. 최근 3~4년 주기의 평균 인상률에 비춰도 높다. 시민의 부담은 물론이려니와 다른 물가까지 들썩이게 만들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택시업계의 불황이 운행 차량 과잉 때문이란 점엔 눈감은 데 있다. 택시 감차 없이 요금을 올리기만 하면 시민들이 이용을 기피하게 되고 법인 택시근로자의 사납금 부담만 더할 것은 뻔하다. 결국 요금 인상분은 택시업자에게만 돌아가게 될 가능성이 크다. 사정이 이런데도 부산시는 2016년까지 757대 감차를 목표로 국토해양부에 감차 비용 지원을 요구하겠다는 것 말고는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는 게 부산시민연대 등 시민단체의 주장이다. 그렇다면 손쉬운 대로 요금만 올리는 게 부산시 택시 정책의 전부란 말인가.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 해도 지금의 인상안은 너무 높으므로 부산시는 그 폭을 줄이는 것이 옳다. 감차와 서비스 개선안이라도 내놓고 인상에 나서는 것 역시 시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다. 시의회도 시의 인상안을 추인만 할 게 아니라 적절성 여부를 적극적으로 심의해야 하겠다. 민간이 참여하는 물가대책위원회도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