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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각] 박근혜 대통령 취임사에 담아야 할 시대정신 /정상도

새 당선인의 약속, 민생·약속·대통합…황소걸음으로 실천의지 보여야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3-01-23 20:07:50
  •  |   본지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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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하나된 미국'을 기치로 내걸고 집권 2기를 시작했다. 그는 취임사에서 "아내와 어머니, 딸들이 노력에 맞는 평등한 소득을 얻을 때까지, 동성애 형제·자매들이 법적으로 다른 사람들과 같은 대접을 받을 때까지, 아이들이 보호받고 소중하게 여겨지고 안전할 때까지 우리의 여정은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미국의 가능성은 무궁하다"며 인종과 당파, 견해차를 떠나 위대한 미국을 건설하기 위해 대통합의 길을 걷겠다고 다짐했다.

워싱턴DC 의회 의사당에서 열린 공식 취임식 주제는 '우리 국민, 우리 미래(Our People, Our Future)'였다. 뉴욕타임스는 이 연설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이 경쟁세력에 대통령의 권위를 분명히 하는 한편 동성애자 언급 등 1기 취임식보다 진보적 색채를 강조했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대통령 취임사는 임기 동안의 국정운영 철학과 비전을 담으므로 관심이 쏠린다. 취임사가 중요한 또 다른 이유는 국정 청사진을 실현하는 리더십이다. 오바마 집권 2기가 전 세계적인 주목 속에 시작됐지만, 앞으로 4년이 힘든 여정일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중산층 증세 억제와 부자 증세 관철, 이민 개혁, 총기 규제 강화 등 국내 과제와 함께 당장 유엔 대북 제재에 따른 북한의 비핵화 포기 선언 등 글로벌 현안이 산더미처럼 쌓여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제18대 대통령 취임식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박근혜 당선인이 취임사에 담을 새 정부의 시대정신과 이를 실현하는 방식은 어떤 것일까.

5년 전 이명박 대통령의 취임사 주제는 '선진화의 길, 다 함께 열어갑시다'였다. 섬기는 정부, 경제 발전과 사회 통합, 문화 창달과 과학 발전, 튼튼한 안보와 평화통일 기반 조성, 인류공영 이바지를 5대 국정 방향으로 삼았다. 앞서 노무현 대통령은 '평화와 번영, 도약의 시대로'를 기치로 국민과 함께하는 민주주의, 더불어 사는 균형발전사회, 평화와 번영의 동북아시대를 3대 국정과제로 제시했다. 외환위기 와중에 임기를 시작한 김대중 대통령은 '국난극복과 재도약의 새 시대를 엽시다'라며 경제난 해결과 남북 관계 개선 등을 역설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는 불통 논란으로, 노무현 정부는 편 가르기 시비로, 김대중 정부는 대북 문제와 관련한 이견으로 바람 잘 날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평소 박 당선인과 가깝다고 여기는 정치인들은 박 당선인이 예측 가능한 언행을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를 감안할 때 대통령 선거일인 지난달 19일 늦은 밤, 박 당선인이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내놓은 대국민 메시지에서 박근혜 정부 청사진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그는 "이번 선거는 국민 여러분의 승리다. 위기를 극복하고 경제를 살리려는 열망이 가져온 국민 마음의 승리"라며 "선거 중 약속한 민생·약속·대통합 대통령 등 세 가지를 반드시 지키겠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다음 달 25일 취임식까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이를 어떻게 잘 가다듬어 국정운영의 틀을 다지느냐, 어떤 사람으로 이를 실현하느냐는 과제가 남는다. 박 당선인은 선거운동 기간 방송연설에서 "다양한 성향을 가진 분들이 참여해 서로 소통해 우리 사회가 100년간 지향해야 할 공통가치를 찾고 실천하도록 노력하겠다"며 대탕평 인사와 지역균형발전을 통한 지역갈등 해소, 경제 민주화 등을 통한 계층 간 갈등 해소,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를 통한 세대 간 갈등 해소 등 대통합의 세 가지 방향을 제시했다. 그러나 아직 대선 득표율 48%를 기록한 야당 세력을 껴안으려는 가시적인 행보를 보이지 않고 있다. 또 복지 공약의 재원 조달 문제와 관련한 반발과 맞물려 손톱 밑 가시가 속시원하게 빠질 수 있겠다는 국민적 믿음에 화답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박 당선인이 자주 인용한다는 '무신불립(無信不立·신뢰가 국가의 존립 기본)'을 실천하려면 운명 같은 과제인 아버지 세대의 유산 극복과 함께 적재적소에 필요한 인사를 배치해 황소걸음하는 투지를 보여야 할 것이다.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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