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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각] 부산항 오페라하우스, '세워지면 채워진다' /강춘진

부산 초대형 공연장 사업 추진 지연 우려, 문화 촉매제 되도록 모두가 독려해줘야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3-02-06 19:35:13
  •  |   본지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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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이 많다고 한다. 누구는 "걱정도 팔자다"라고 일갈한다. 지난해 가시권에 들어온 부산의 '오페라하우스'(지금은 명칭을 그렇게 부르기로 하자) 건립 문제에 관한 지역 문화예술계의 두 시선이다.

우선 걱정의 시선이 던지는 목소리가 더 커 보인다. 일단은 선명성이 두드러진다는 점에서 부정적인 시각에 다소 힘이 실리는 형국이다. 전체면적 4만8182㎡에다 객석 1800석(메인 공연장)의 위용을 자랑하는 그 큰 공연장을 채울 "콘텐츠는 부산에 없다"는 논리를 당당하게 반박하려면 용기가 필요하다. 풀뿌리 예술공연의 중요성을 역설하면서 "일부 계층을 위해 수천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가"라는 말까지 터져 나오면 긍정의 목소리는 뒤편으로 쑥 밀린다.

적어도 3000억 원 이상이 투입될 오페라하우스의 효율성을 따지는 시선에 타당성이 있다는 점을 모르는 바 아니다. 사실 작금의 지역 공연예술 풍토에서 대형 무대에 올릴 만한 콘텐츠가 탄생하기도 난망하다. 골목을 누비는 풀뿌리 문화의 중요성을 무시할 이유도 없다. 이들 문화가 싹이 트면 세계로 향한 문화콘텐츠로 비상의 날개를 활짝 펼 수도 있다. 그러니 오페라하우스 건립을 주도하는 부산시도 잠시 주춤했던 모양이다.

건립 입지나 예산 확보 문제도 논란의 대상으로 떠오르는 등 부산의 오페라하우스는 첫 삽을 뜨기도 전에 이런저런 구설에 휘말렸다. 이제는 차분해질 필요가 있다. '걱정도 팔자'라는 시선을 두둔할 필요는 없지만, 지금은 그동안 무성했던 걱정의 시선을 거둬들일 때가 됐다고 본다. 밀도 높은 걱정의 시선이 부산에서 오랜만에 탄생하는 초대형 문화 인프라를 짓는 데 적지 않은 보탬을 줬다. 그러나 걱정만 하는 정도가 지나치면 곳곳에서 "뭘 하자는 거냐"는 등의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기 마련이다.

오페라하우스는 지난해 실시설계가 마무리된 뒤 올해 중으로 착공될 예정이었다. 부산시는 그렇게 추진 일정을 잡았다. 그런데 지난해 10월에야 겨우 국제설계 공모작이 확정되는 등 사업 추진은 더디기만 하다. 앞으로 또 무슨 뒷말이 불거져 사업 추진이 지연될지 모를 일이다. 당연히 2018년 완공 계획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여기서 따져볼 게 있다. 지금부터 오페라하우스 건립이 정상적으로 추진된다 하더라도 6, 7년은 지나야 공연장이 정상 가동할 수 있다. 어쩌면 10년 가까운 세월이 필요할 수도 있다. 이 짧지 않은 세월 부산 문화는 많은 변화를 겪을 터. 공연예술 무대가 풍성해져 공연장 부족 현상이 생길 수도 있다. 부산 문화를 우리 스스로 깎아내리지 말자는 뜻이다. '세워지면 채워진다'. 그 과정에서 부산시 등이 지역 문화의 진화 속도에 촉매제 역할을 하도록 독려하는 일을 게을리하지 말자.

부산시는 대한민국 항구 역사를 연 부산항 남항을 배경으로 수산엑스포를 개최할 계획이다. 이는 세계박람회기구(BIE)가 부산항의 수산엑스포를 공인해야 가능한 일이다. 결국, 짧지 않은 시간이 걸린다. 그러나 부산항 남항에서 수산엑스포가 꼭 열릴 것으로 확신한다. 그때를 생각해 보자. 남항과 북항을 가르는 영도대교를 건너뛰며 세계 각국의 관광객이 부산항을 누빌 것이다. 현재 매립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북항의 재개발이 완료되고, 국제여객터미널과 크루즈터미널 인근에 오페라하우스가 위용 당당하게 떡 버티고 있다면 금상첨화다. 물론 공연장을 채울 콘텐츠가 부산을 중심으로 국내외에서 쏟아지겠지.

부산항 연안부두(지금의 북항 1부두)를 떠난 여객선이 부산의 상징 등대 '아시아의 등불' 앞을 스쳐 내항을 휘돌아 자성대와 신선대부두를 거쳐 오륙도가 눈앞에 드는 순간 시선 먼 곳에 오페라하우스의 외관 건물이 우뚝 서 있는 미래를 상상한다. 부산의 상징 건물이자 아시아를 대표하는 공연장이다. 호주 시드니 오페라하우스를 부러워할 일이 아니다.

설 명절이 코앞이다. 차례상에 "감 놔라 배 놔라"는 형태의 간섭이 난무하는 등 오페라하우스 건립 과정에 발목만 잡는 목소리를 경계해야 할 판이다.

문화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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