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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칼럼] 우리 사회의 파시즘을 경계한다 /강동수

종편의 무책임한 5·18 북한군 개입설, 그러고도 언론인가

'일베'의 젊은이에겐 옳은 역사 가르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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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18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을 전후 해서 갑자기 우경화에 대한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그  하나가 종편들이 퍼트린 '5·18 북한군 개입설'이고, 또 하나가 '일간베스트저장소(약칭 일베)'라는 인터넷 커뮤니티의 일탈이다. 좌경이건, 우경이건 사회가 어느 한쪽으로 쏠리는 현상이 바람직하지 않음은 물론이다. 정치적 견해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무차별적인 인신공격을 쏟아내거나 폭력적인 위협을 가하는 게 이성적인 사회랄 수는 없지 않은가. 

이명박 정권이 보수언론 자본에 무더기로 허가를 내줘 만들어진 이른바 종합편성 TV채널의 해악은 지금쯤 깊이 짚어볼 때가 됐다. 종편이란 건 원래 뉴스, 드라마, 예능, 교양 등 종합 프로그램을 내놓도록 만들어진 채널이다. 그런데 '황금알을 낳는 거위'나 되는 줄 알고 다투어 허가권을 따낸 보수언론들이 출범 몇 달 만에 심각한 딜레마에 빠진 거다. 드라마니, 예능이니 돈을 쏟아부어도 시청률은 소수점 이하를 맴돌아 모기업까지 흔들릴 지경이 됐던 것. 그래서 내놓은 게 '시사대담 프로'다. 사람 서넛 불러서 미주알 고주알 정치 뒷담화로 시간을 때우면 돈도 들지 않고 노인 보수층 시청자를 끌어올 수 있다는 계산이다.

사실 대선 국면에서 재미를 좀 보기는 했다. 노골적으로 여당 후보를 추어올리고 야당은 까댔으니 귀 여린 시청자 중에선 세뇌(?)된 사람도 있음 직하다. 역술가를 불러 특정 후보의 관상은 좋고, 다른 사람은 나쁘다는 소리를 늘어놓지 않나, 대선 후보를 사퇴한 안철수의 복귀를 주장하는  한 남성의 투신자살 소동을 현장 생중계하질 않나. 명색 언론이라 자처한다면 최소한의 품격은 지켜야 하지 않는가. 

시청자를 붙들기 위해 그들은 온갖 자극적인 주장을 여과 없이 쏟아낸다. 그 결과로 터진 사건이 일부 채널의 '광주 5·18의 북한군 개입설'이다. 북한군 출신 탈북자란 사나이의 증언이란 걸 유일한 근거로 삼아 그런 용감한(?) 주장을 쏟아냈으니 이건 보도가 아니라 숫제 배설(排泄)이다. 그러잖아도 광주를 삐딱한(?) 시선으로 보고 있던 일부 극우주의자들이 환호했음은 말할 나위도 없다. 방송이 보도한 건데 근거가 없을 리 있느냐는 거다. 비난여론이 심각해지자 종편들은 서둘러 자기네 보도가 사실무근이라며 사과방송을 냈다. 그러면 그게 다인가. 광주 시민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고선 어물쩍 사과 한마디로 넘어가서야 언론이랄 수 없다. 엄격히 책임을 물을 일 아닌가.

요즘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일베'는 또 어떤가. 그들은 종편의 '5·18 북한군 개입설'을 확대재생산하는 데 여념이 없었다. 광주 희생자들의 시신이 담긴 관 사진을 두고 '홍어 택배'라고 썼다니 이건 인륜에 어긋난다. 자신과 정치적 견해를 달리하는 이들을 '좌좀(좌익좀비)'이라고 부르며 여성을 '김치×'으로 조롱하고 다문화 국민들에 대한 인종차별적 발언도 서슴지 않는다. 문제는 여기에 글을 올리는 이른바 '일베충'들이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우리네 젊은이들이란 거다. 나치에서 보듯 파시즘의 특징은 반합리주의, 인간 평등의 부인, 통치 수단으로서 폭력과 기만의 사용 등이다. '일베' 젊은이들의 행태가 파시즘의 특성과 유사하다면 지나친 말일까. 

종편은 명색 제도언론을 자처하므로 그 일탈에는 명확한 제재를 가해야 하지만, '일베' 현상은 사이트를 폐쇄한다고 해결될 문제도 아니다. 안타까운 건 취업난과 불확실한 미래에 좌절한 젊은 세대의 분노가 타깃을 잘못 잡은 대목이다. '민주화' 때문에 취업이 안 되고, 김대중·노무현 때문에 아직도 살기가 팍팍하다고 책임을 전가한다면 자기네 문제에 대한 정확한 해법이 나올 리 없다. 인터넷의 익명성에 숨어 반사회적 사이코패스로 전락할 수밖에 없는 거다. 젊은이들이 이 꼴이면 우리 사회의 미래도 없다. 정치권, 언론, 학계 등 기성 사회가 팔 걷고 나서야 할 까닭이다.

다시 말하겠다. 우리는 일본의 우경화를 걱정한다. 침략전쟁의 부인, 종군위안부에 대한 비하 발언이 나올 때마다 분노한다. 일본의 우경화에 분노한다면 우리 자신의, 우리 내면의 우경화에도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일본의 아시아 침략엔 분노하면서 '5·18 광주'의 역사를 부인한대서야 앞뒤가 맞지 않지 않나. 요컨대 이성을 좀 찾자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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