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국제칼럼] 부정선거론 vs 대선불복론 /강동수

정권의 돌직구에 서서히 결집되는 저항의 에너지

틀어막지만 말고 김 빠질 구멍 내주라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마침내 '대통령 사퇴' 요구까지 나왔다.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의 시국미사에서 나온 소리다. 대통령더러 사퇴하란 소리에 국민 다수가 쉽게 동의하진 않을 거다. 사제단이 정치 발언만 일삼는다고 혀를 차는 사람도 적지 않을 게다. 그래도 이런 발언까지 나왔다는 사실 자체는 예사로 넘길 게 아니다. 다르게 말하면 정권에 대한 저항의 에너지가 쌓여가고 있는 것을 집권세력이 주시해야 한다는 거다.

집권세력이 야권과 진보진영에 '돌직구'를 날리기 시작한 건 지난 6월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으로 원세훈 전 국정원장 등이 기소됐을 무렵이다. 채동욱 검찰총장과 윤석열 수사팀장이 공작성 흠집내기로 찍혀나갔다. 'RO사건'을 고리삼은 진보당에 대한 전면 공세는 헌정 초유의 정당해산 청구로까지 이어졌다. 전교조와 전공노에 대한 선제 공격도 빠트리지 않았다. 법대로 하겠다는 명분이야 내세웠지만 치밀하게 기획된 반대세력 제압책이란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다. 정권의 주요 포스트도 우파 인사 일색이다.

새 정부가 들어설 때만 해도 박근혜 대통령이 포용책을 펼 것이라고 예상한 이들이 많았다. 선거 때는 지지세력 규합에 골몰하지만 이기고 나면 시늉이나마 '화합의 정치'를 표방하는 게 역대 정권의 정치적 제스처였지 않았던가. 그런데 지금까지의 상황은 딴판이다. 박 대통령은 그 흔한 화합이니, 대통합이니 하는 레토릭도 거의 입에 담지 않았다. 정치적 반대세력을 압박하는 데만 열중해 왔을 뿐이다.

정국이 이렇게까지 꼬인 데는 '국가기관의 대선 개입'이 큰 원인이었을 터다. 조직적 불법 개입을 시인하는 순간 박 정권의 정통성은 흔들리게 돼 있다. 박근혜·문재인 후보의 표차는 108만 표였다. 적잖은 표차이지만 산술적으로 따져 만약 박 후보에게 갔던 55만 표가 문 후보에게 갔다면 어땠을까. 122만 건의 댓글과 리트윗이라면 엄청난 숫자다. 더 큰 문제는 선거 사흘 전 경찰이 "국정원 대선 개입은 없었다"는 취지로 야당 공세를 흑색선전으로 몰아갔고 그게 신문과 방송을 시커멓게 장식했던 것. 표의 흐름을 계량할 수야 없지만 표심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은 건 아닐 거다.

국정원과 군의 대선 개입을 시인하면 '부정선거'란 소리가 튀어나올 테고, 아니라고 하면 끝없는 정치 공세에 휘말릴 테니 박 정권의 처지가 딱하긴 하다. 그러니 대통령도 "난 국정원의 도움을 받은 게 없다"는 입장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못 하잖은가. 대신 선택한 게 '겁주기 정치'다. 까불면 야당이건, 검찰이건, 노조건 날려버리겠다는 위협 신호를 발신하는 거다. 불법 댓글 의혹을 제기하기만 하면 '대선 불복'이라고 으름짱 놓는 것도 잊지 않는다. 그런데 문제는 그게 별로 성공적인 것 같지 않다는 데 있다.

"대선 불복이 아니냐"고 꾸짖으려면 제 밑이 깨끗해야 한다. 122만 건의 불법 댓글이란 냄새나는 사추리를 드러내 놓고 눈을 부라린들 냉소만 받기 십상이다. 전교조나 전공노를 거리로 쫓아낸다면 그 사람들은 어디 가만 있겠나. 더 격렬한 저항에 나설 게다. '대통령 사퇴'란 소리에 혀를 찰 국민이 물론 많을 것이다. 중요한 건 그런 소리가 나올 만큼 서서히 저항의 에너지가 결집되고 있다는 조짐 아닌가.

지금 박 대통령이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두 가지다. 하나는 힘들고 거추장스럽더라도 화합의 통로를 찾는 것이고, 또 하나는 지금 해온 대로 전통적 보수층에 기대 강공책을 계속하는 것. 후자가 훨씬 손쉬워서 그 길에 대한 유혹이 클 거다. 하지만 나중에 혹독한 대가를 치를 수도 있음을 잊어선 안 된다. 압력솥도 꼭꼭 틀어막기만 하고 김 빠질 구멍을 내주지 않으면 폭발하게 돼 있다.

태풍도 적도의 열기가 바닷물을 달궈 조금씩 수증기로 바꾸어 세력을 확장하지 않나. 저항의 에너지가 태풍이 되기 전에 열을 식혀야 한다. 대통령은 우선 국가기관의 불법 대선 개입에 사과를 표명하는 게 옳다. 극우로 향한 정권의 나침반을 중도로 돌려놓을 필요도 있다. 인사를 포함해 포괄적인 국정 쇄신책도 찾아야 한다. 5년 임기 중 가장 힘이 있다는 1년 동안 대선 뒷처리로 이렇게 시끄러운데 남은 4년은 무얼 할 작정인가. 야당도 대통령의 사과 표명이 있으면 더는 대선 문제를 물고 늘어지지 말고 도울 건 도와야 한다. 도무지 이래서야 나라가 앞으로 나아갈 수가 있겠나.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진주, 3대 가을축제로 물든다
  2. 2안세영, 세계 5위 가볍게 압도하며 4강행…사상 첫 2연패 도전
  3. 3[속보] 박홍근 “호남 반도체, 기업 팔 비틀기 아냐…성과 내야 해”
  4. 4[속보]강준이, AG 스케이트보드 ‘금빛 트릭’…한국 사상 첫 金
  5. 5올해 초과세수 '최소 50조원'…내년 미래대응기금 200조원대
  6. 6제주 천지연폭포서 사진 촬영 중 추락…50대 관광객 숨져
  7. 7부산·울산·경남 흐리고 일부 지역은 비
  8. 8추석연휴 마지막날도 상어 ‘부캉이’ 인기
  9. 9만남 거부했다고 차에 감금 후 고속도로서 여자친구 때린 60대
  10. 10충남 부여 남서쪽서 규모 2.6 지진 발생
  1. 1[2026 국감 브리핑] 김희정 "'대입 원서 접수번호로 경쟁률 유추 가능' 사실로 확인…정부 대책마련해야"
  2. 2연휴 강타한 우크라 포로 송환· DMZ 지뢰사고 늑장조사 논란
  3. 3李대통령, 미국·멕시코 순방 후 귀국…한미회담 등 성과 점검
  4. 4울산 북구·구의회, 노동자 권익 보호 위해 맞손 잡았다
  5. 5장동혁 “국민 분노 폭발 직전…재산 약탈중지하라”
  6. 6민주 “국힘, 장병 부상 앞에서 정쟁 멈추라”
  7. 7오세훈 “李대통령 실거주 이어 실경작 집착…국민 싸울 대상 아냐”
  8. 8[2026 국감 브리핑]미래기금 사업 95% 원안 그대로 수용·증액…박수영 “방만 편성” 지적
  9. 9李 대통령, 미국·멕시코 순방 마치고 귀국…국내 현안 산적
  10. 10[속보] 軍·유엔사, DMZ 폭발현장 조사…“추가 조사 예정”
  1. 1[속보] 박홍근 “호남 반도체, 기업 팔 비틀기 아냐…성과 내야 해”
  2. 2올해 초과세수 '최소 50조원'…내년 미래대응기금 200조원대
  3. 3한화에어로, ‘경력직 채용 지침’ 사과…재발방지책 마련키로
  4. 4제주항공 부산~중국 구이린 주 4회 신규 취항
  5. 5제주항공 부산~중국 구이린 주 4회 신규 취항
  6. 6“문제 없을까?”… 공정위 퇴직자들, 대형 로펌에 대거 취업
  7. 7미국의 몽니?… 공식 발표 계속 미뤄지는 ‘대미(對美) 투자 1호’
  8. 8숙박업 세금체납 4년간 3.4배↑…주요 업종 중 최대폭 증가
  9. 9‘말로만 자율주행 기술 육성’… 관련 부처 예산 오히려 삭감돼
  10. 10"미래기금 사업 131건 중 95%는 부처 요구대로…감액 6건 불과"
  1. 1진주, 3대 가을축제로 물든다
  2. 2제주 천지연폭포서 사진 촬영 중 추락…50대 관광객 숨져
  3. 3부산·울산·경남 흐리고 일부 지역은 비
  4. 4추석연휴 마지막날도 상어 ‘부캉이’ 인기
  5. 5만남 거부했다고 차에 감금 후 고속도로서 여자친구 때린 60대
  6. 6충남 부여 남서쪽서 규모 2.6 지진 발생
  7. 7부산항 앞바다서 60대 여성 심정지 상태로 구조
  8. 8“죽여버리겠다” 음주운전 출소 나흘만에 신고자 협박한 60대
  9. 9소주 탄 분유 먹이고 딸 강제추행…자녀 3명 학대한 40대 징역 7년
  10. 10DMZ 사고 관련 대통령·軍지휘부 대상 고발 잇따라
  1. 1안세영, 세계 5위 가볍게 압도하며 4강행…사상 첫 2연패 도전
  2. 2[속보]강준이, AG 스케이트보드 ‘금빛 트릭’…한국 사상 첫 金
  3. 3우승 타이틀 박탈 위기…맨시티 ‘유죄 판단’보도에도 회장 “결백 입증하겠다”
  4. 4높이뛰기 우상혁, 2m22로 동메달
  5. 5남동헌, 아시안게임 승마 마장마술 금메달
  6. 6AG 펜싱 남자 에페, 일본 38-37 꺾고 단체전 결승…銀 확보
  7. 7한국 양궁…단체전 6종목 모두 4강행
  8. 8AG 한국 여자핸드볼 일본에 설욕하고 금…8년 만에 정상 탈환
  9. 9[속보]'약속의 8회’ 한국 야구, 일본 3-1로 꺾고 AG 5연패
  10. 10한국 야구, 일본 꺾고 금메달…아시안게임 5연패 달성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자동화의 세상에서 지능화의 세계로
인간만의 영역 ‘관광과 과학’의 결합
국제칼럼 [전체보기]
나림 이병주, 더 일찍 법(法)으로 통(通)했다
추석 밥상에 오를 이재명 정부의 성적표
기고 [전체보기]
존엄 보장하는 부산형 청년보장제 되기를
복합재난에 강한 도시의 조건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영산회상, 불교음악에서 풍류음악으로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솔직할 수 있는 용기, 당신에게도 닿기를
히말라야의 경고
도청도설 [전체보기]
부캉이가 띄운 북항
작자 미상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공동선(Common Good)’으로서 간병 복지
직업병에 대한 자세, 무지와 고의 사이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지독한 집념이 세운 로컬 자산, 대한도기
사설 [전체보기]
DMZ 지뢰 추정 폭발 사고, 엄정·신속한 진상 규명을
미중 한반도 논의…북미 대화 국면서 한국 역할 중요
세상읽기 [전체보기]
북항 찾은 상어 ‘부캉이’와 잊힌 갈매기 ‘부기’
‘지방시대위’ 부산 이전, 다시 뛰는 대한민국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아트부산, 숫자 이후의 질문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행위별수가제와 인두제, 오해와 진실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한국이 가진 자산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6·3 부산시장 선거, 부동산 정책의 길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금가락지가 땅에 떨어진 형국, 곡전재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의료 전문성이 병원 밖 나가는 길 열어야
청년·노인 예산은 경쟁 관계가 아니다
  • 2026 국제환경에너지산업전
  • 국제골프아카데미
  • 부산국제마라톤
  • 어린이청소년경제아카데미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