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국제칼럼] 박근혜식 비빔밥 레시피 /강동수

거칠고 독단적인 대통령 신년회견

자신의 장기인 화합의 비빔밥 요리 국정에도 적용해야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노자(老子)'에 '치대국자약팽소선(治大國者若烹小鮮)'이란 말이 있다. 생선을 자주 뒤집으면 살점이 떨어져 나가니 나라를 다스리는 일도 작은 생선 굽듯 조심하라는 거다.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을 보고 '혹시나' 했다가 '역시나' 한 건 기자만은 아니었을 게다. 좀 부드럽게, 의논성 있게 말할 줄 알았더니 너무 거칠지 않은가. 대통령의 발언은 프라이 팬에서 부서지는 생선 살점 같았다.

국가기관 대선개입 사건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의 답이 이랬다. "지난 1년간 이 문제로 인해 국론이 분열되고 국력이 소모된 것을 정말 안타깝게 생각한다. 이제는 소모적인 논쟁을 접고 우리가 함께 미래로 나갔으면 한다." 무슨 말인지 헷갈린다. 국정원의 대선 개입이 국론 분열과 국력 소모의 씨앗이 됐다는 소린가, 아니면 불법 개입을 문제삼는 게 소모적 논쟁이란 소린가. 후자라면 민주주의의 기본원칙을 훼손한 사태에 입을 닫아야 미래 지향적이란 건가. 유체이탈 화법도 이 정도면 프로급이다.

자신의 불통을 묻자 대통령은 적극적으로 반박에 나섰다. "국민의 이익에 반하는 주장이라도 적당히 수용하거나 타협하는 것이 소통은 아니며 막 떼를 쓰면 적당히 받아들이곤 했는데 이런 비정상적인 관행에 대해 원칙적으로 대응하는 것을 소통이 안돼서 그렇다고 말하는 것은 잘못이라 생각한다"는 게 대통령의 지론이다. 그는 "진정한 소통을 위한 전제조건은 법이 공정하게 적용·집행되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라고 대국민 훈계까지 나섰다.

비정상적인 관행에 원칙적으로 대응하자는 거야 나쁠 건 없겠다. 그런데 자신의 불통을 묻는데 뜬금없이 웬 법 타령일까. 대통령이 말하는 비정상적인 관행은 또 뭘까. 국가기관의 선거개입에 대한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는 것? 밀양에 송전탑을 세우지 말라는 것? '민영화'에 반대하며 철도 파업한 것? 그럼 정부가 결정만 하면 국민이 무조건 복종하는 게 정상적인 관행이라는 걸까. 동남쪽 바닷가에 원전을 늘여세워 놓곤 수도권에 전기를 공급하려고 고압 송전탑을 세우는 게 국민 모두의 이익인가? 원전 불안을 걱정하면 "안전하다는 데 웬 시비냐"고 정부는 눈을 부라리곤 했다. 정말 그렇게 안전하다면 어디 수도권에도 원전을 세워보라. "내가 민영화 안 한댔으면 믿어야지 왜 못 믿고 파업을 벌이느냐"는 게 대통령의 꾸지람이다. 수서발 KTX를 자회사로 만드는 것 자체가 민영화의 전단계 아닌가.

지금 대통령이 "왜 내 말을 못 믿느냐"고 호령할 처지인가? 반드시 지키겠다고 거듭 다짐했던 그 숱한 대선 공약들은 다 어디 갔나? 노령기초연금, 4대중증질병 국가보장, 반값 등록금…. '경제민주화'는 도대체 어디에 숨었나? 이런 말씀도 하셨다. 현장 다니면서 각계 각층과 소통해 왔다는 거다. 15년 전 교통사고로 숨진 딸의 사인을 밝혀달라는 민원을 넣은 한 아버지의 한을 풀어줬다는 자화자찬도 빠트리지 않았다. "트레일러의 통행을 막는 대불공단 전봇대를 내가 뽑아냈다"던 이명박 전 대통령과 판박이 아닌가.

"짐이 곧 국가다"란 루이 14세의 말과 "내가 곧 원칙"이란 대통령 화법의 차이는 뭔가? 옛날 임금들은 가뭄이나 홍수가 지면 "모두 과인의 부덕"이라며 사직과 종묘에 제사 지내고 반찬을 줄였다. 명색 국민 앞에 선 자리이다. 하다 못해 "정보기관 댓글 사건은 민주주의 원칙을 훼손한 일로 잘못이라고 생각한다", "일부 국민들이 나더러 불통이라고 하는데 그렇게 생각하시도록 해서 송구하다"는 말쯤은 하는 게 '정상적 관행' 아닌가.

지난 대선 때 박 후보는 TV에 나와 가장 자신 있는 요리로 비빔밥을 꼽았다. "비빔밥을 만들려면 정성이 많이 들어간다. 각기 다른 재료가 고추장이나 참기름과 섞이면서 완전히 다른 음식이 된다"고 했다. "개성이 다르고 지역마다 다르지만 융합해서 하나가 될때 시너지가 나는 것 아니겠느냐"고도 덧붙였다. 옳은 말이다. 새해엔 비빔밥 만들듯 소통과 화합의 정치도 좀 해 보라. 자신과 생각이 다른 절반의 국민을 설득하고 융합시켜 시너지를 내 보라. 지금은 대한민국이란 그릇 속의 시금치, 콩나물, 버섯볶음이 따로 놀고 있다. 작은 생선 굽듯 '정성 들여' 국민의 마음을 어루만져 보라. '국민소득 4만 달러'가 어디 구호로만 이뤄지는가.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 울산 경남 오후부터 흐려져…가끔 비 내리는 곳도
  2. 2[속보]트럼프 노벨평화상 불발에 격앙 “8개 받았어야”
  3. 3중동 바퀴벌레 부산에 터 잡았다…감만항에 바글바글
  4. 4‘갑자기 와르르’ 대구 마트 천장 붕괴에 36명 다쳐
  5. 55t건설기계로 용접 작업자 들이받아 숨지게 한 무면허 운전자 징역 1년
  6. 6푸틴과 손잡은 트럼프, 러시아 경유 공급키로…대러 제재 완화
  7. 7“여기가 이란이냐” 美 총기난사범 사형 온라인 생중계 앞두고 비판 속출
  8. 8[속보]법원 선처 받아 출소한 날 택시기사 얼굴에 주먹 휘두른 50대
  9. 9부산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 ℓ당 1839.5원… 전주보다 1.3원 ↓
  10. 10與 “한동훈 딸 수사 덮었나”…법무장관 당시 수사개입 의혹 공세
  1. 1與 “한동훈 딸 수사 덮었나”…법무장관 당시 수사개입 의혹 공세
  2. 2국힘 “李 대통령, 北 저자세 정동영 즉각 경질하라”
  3. 3조경태, 9일 봉하마을서 盧 참배…與 사하을 기초의원들 “복당 반대”
  4. 4김희정 의원 ‘대주주 회생동의 촉구’ 국제신문 농성장 찾아 응원
  5. 5부산 기관장 후보 김태호·김명수, 시의회 인사청문서 부적격 판정(종합)
  6. 6李대통령 “능력 안되면서 큰자리 요구하다 안 되니 내부 공격”
  7. 7‘정청래 비자 보류’에 민주당은 유감…국힘 “한미동맹 균열”
  8. 8이 대통령 지지율 직전과 같은 37%…민주당 35%, 국민의힘 26%
  9. 9“여야 협치로 市 조직개편·추경 성과…다음은 민생·PK 초광역”
  10. 10李대통령 “우리 말과 글의 힘이 곧 대한민국의 경쟁력”
  1. 1부산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 ℓ당 1839.5원… 전주보다 1.3원 ↓
  2. 2부산 복덩이 ‘부캉이’ 대선소주 모델됐다(종합)
  3. 3전재수 “가덕 공사비 증액 법 개정 조속 통과…소급적용도 추진”
  4. 4산은 회장 “통합 LCC 본사 부산행 결정 땐 적극 지원”
  5. 5부산 찾은 외국인 올 1~8월 343만 명 돌파…프랑스 관광객 작년보다 111%↑
  6. 6[뉴스 분석] 수도권, 가덕신공항 또 트집…국책사업 발목 자성 촉구 목소리(종합)
  7. 7태웅, 1년 갈등 ‘봉합’…노사정 상생협약 체결
  8. 8‘극지해양 독후감’ 공모전 대상 고등부 김세형, 대학·일반부 하웅 씨
  9. 9부산항 오는 배 위치 실시간 확인
  10. 10최태원 회장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가장 빠른 속도로 최대한 짓겠다"
  1. 1부산 울산 경남 오후부터 흐려져…가끔 비 내리는 곳도
  2. 2중동 바퀴벌레 부산에 터 잡았다…감만항에 바글바글
  3. 3‘갑자기 와르르’ 대구 마트 천장 붕괴에 36명 다쳐
  4. 45t건설기계로 용접 작업자 들이받아 숨지게 한 무면허 운전자 징역 1년
  5. 5[속보]법원 선처 받아 출소한 날 택시기사 얼굴에 주먹 휘두른 50대
  6. 6천장 마감재 와르르…주방용품 판매 중 날벼락에 38명 부상(종합)
  7. 7양산선 개통 코앞인데…인력 충원 없다
  8. 8전재수 “2028년 G20 정상회의 유치 도전”(종합)
  9. 9동백전 캐시백 상향해 상권 온기…부산형 청년사다리 박차
  10. 10김영광, 보복 운전 사과 “운전 습관 돌아보겠다”
  1. 1가을야구 못간 롯데 자이언츠, 정규시즌 3위 승부처돼 난감
  2. 2니가 치면 나도 친다…프로야구 막판에 안타왕 쟁탈전
  3. 3AG 4개의 金 호령한 바다의 왕자…“다음은 올림픽 포디움”
  4. 4김영광, 보복 운전 사과 “운전 습관 돌아보겠다”
  5. 5막 오른 ‘HJ중공업·동부건설 챔피언십’…최예본·한아름 공동 선두
  6. 6“핸드볼 8년 만의 아시안게임 金…맏언니로서 기뻐”
  7. 7SON A매치 최다골 대기록에도…뒤숭숭한 韓축구
  8. 8하현승, 계약금 16억에 키움 입단
  9. 9김도영 굳히기냐, 힐리어드·오스틴 뒤집기냐
  10. 10롯데, KIA에 4-12 패…8회 7실점 ‘와르르’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원자력 청출어람, 스승을 가르치다
‘인공지능 정렬’ 골든타임 놓치지 말라
국제칼럼 [전체보기]
누구도 법 앞에 국민보다 ‘더 평등’할 수 없다
배지의 실력행사
기고 [전체보기]
거장은 떠나도, 오케스트라는 남아야 한다
전문대학을 소개합니다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솔직할 수 있는 용기, 당신에게도 닿기를
히말라야의 경고
도청도설 [전체보기]
배우 한선화
유튜브 쇼츠 정치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B형 간염 ‘바이러스 수치’에 ‘급여’ 맞춰야
‘공동선(Common Good)’으로서 간병 복지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삼전 영업익 107조 시대…미래기금 지방우대 필요하다
‘부캉이 열풍’이 던진 부산관광 활성화의 과제
세상읽기 [전체보기]
빚을 물려받는 사회
부자(富者)가 되고 싶다면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아트부산, 숫자 이후의 질문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행위별수가제와 인두제, 오해와 진실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한국이 가진 자산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금가락지가 땅에 떨어진 형국, 곡전재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
무(武)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